생명윤리법 제정시기가 되었다.

프랑스의 리베라시옹지의 보도에 의하면 연내에 복제인간이 태어날지도 모른다고 한다.

물론 당사자인 이탈리아의 세베리노 안티노리 박사는 강하게 부정하고 있으나 실험 예수까지 구체적으로 제시되는 것으로 미루어 그 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보여진다.

또 며칠전 일본에서 개최된 바이오 박람회에서는 미국의 클로네이드사라는 인간복제를 표방하고 있는 생명공학 벤처회사의 자회사가 한국에 설립되어 사업을 수행중이라고 발표했다.

생명공학도의 한 사람으로서 이와 같은 뉴스가 오보이기를 바라지만, 우리나라에서 인간복제 실험이 결코 이루어지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 자기 아이"에 대한 집착이 유난히 강하고 생명복제 기술이 선진국 수준이며, 종교적 신념까지 가미될 경우 외골수로 빠지기 쉬운 특성 때문이다.

세계 최초의 복제 인간이 한국에서 태어난다? 생각만 해도 얼마나 불행한 일이며, 국가적 수치인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고, 시도 조차 허용해서도 안 될 사안이다. 대비책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인간 개체 복제를 금하는 법안을 제정해야 되겠다.

필자가 알고 있기에는 정부에서는 연구용역을 거쳐 공청회까지 마쳤으며, 나름대로 부처별 의견이 정해진 것 같다.
아직까지 논란의 대상으로 남아있는 치료목적용 배아복제도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리되어야 한다.

나머지는 학문과 과학기술의 국제적 추세나 진행과정, 전문가와 사회 각계의 의견을 조율하면 될 것이다. 종교와 과학은 대립과 갈등의 요소가 아니다. 상호 이해와 격려 속에 상생의 파트너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히 경계해야 할 것은 인간복제 시도라는 극단적 사안의 표출을 기화로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기술까지 도매금으로 금지시키려는 일각의 기도는 배격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21세기 꿈의 의학이라 일컫는 줄기세포 연구나 동물 관련 복제기술의 개발마저 금하거나 제한하게 된다면 국가의 미래가 암담해질 것이다.

국민의 건강권은 해당기술 허용국가에게 구걸해야 되며, 국가는 마땅히 지켜야 될 기본책무를 방기했다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생명공학계는 그리 넉넉치 못한 여건속에서도 나름대로의 기술을 개발하였고 세계속에 떳떳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들은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고, 능력도 있으며, 해 낼 것이다.

자원 빈국에서 태어난 우리 과학도가 해야 할 의무는 무엇일까? 생명윤리 의식으로 무장된 바탕에서 투명한 과학기술, "삶의 질 향상"이라는 순기능에만 목표를 둔 채 창의성, 성실성, 애국심을 다하면 될 것이다.

건강한 과학기술은 자기를 세우고, 사회를 일으키며 국가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동력이다. 생명윤리법 이제 제정시기가 된 것이다.

황우석(서울대 수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