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 것은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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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근무제가 시행되면서 한국교회는 큰 위기에 휩싸인 듯 하다. 리서치 조사결과에 의하면 평신도들은 주일예배는 빼놓지 않고 참석할 것이라며 주5일근무제에 대해 담담한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목회자들은 좌불안석이다. 토요일날 가족과 야외로 나갈 경우, 주일예배를 드리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최근 주말여행과 해외여행 등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괜스러운 호들갑은 아니다.

이로 인해 토요일 등을 이용 야외로 여행을 떠나는 성도들이 마음 편히 다녀올 수 있도록 주일예배를 금요예배, 수시예배 등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한국교회 안에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주일예배를 금요예배나 수시예배로 대치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 판단된다. 주일의 하루를 말씀과 성도들과의 교제 안에 안식하는 것은 일상의 과중한 업무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심각한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영적 충전과 쉼을 위해 더없이 필요한 것이다.

구약의 율법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 성취되었기에 안식을 지키라 등의 율법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주장은 왜곡될 수 있다. 예수님은 율법을 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율법을 완성하러 왔노라 말씀하셨으며, 바리새인보다 더욱 철저하게 신앙의 율례를 지킬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리고 율법주의가 나쁜 것이지, 율법은 하나님께서 인간을 지키기 위해 만드신 선한 법이다.

신약시대에 사도행전의 사도들은 '모이기에 힘썼다'고 명확히 기록되어 있으며, 무시로 기도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하루에 시간을 정해놓고 기도의 정성을 쌓는 등 당시 유대교인들 못지 않은 종교적 열성을 보였다.

옛 것을 폐하라는 것은 전통을 무시하라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관습을 옳게 고치라는 것이다. 기독교는 모임을 중요시한다. 특히 공적인 예배는 기독교계의 생명이다. 특히 주일예배는 신앙인과 자연인을 나누고, 하나님 앞에서 거룩을 체험케 하고, 성도들의 교제를 통해 기독교의 신앙이 살아있게 한 핵심이었다. 초대교회 성도들에게 있어 주일예배는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부활을 기념하기 위해 성도들이 하나되어 예배를 드렸던 자리이다.

시대가 바뀌었으므로 예배도 변해야 한다는 주장은 신앙의 상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바람직한 초대 교회와 사도들의 전통은 폐하려하기 보다는 잇고 계승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주일예배가 없었다면, 교회가 지금처럼 지탱되어 올 수 있었을까? 일본은 우찌무라 간조 등의 무교회 주의로 인해 현재 기독교인이 전 국민의 1%도 되지 않는 안타까운 열매를 맛보고 있기도 하다.

주일예배를 정성껏 드리는 것 이외에 평일예배를 상설화해 성도들의 신앙을 돕는 것은 기꺼이 환영할 일이나, 주일예배의 절대성을 무너뜨리고 이를 다른 것으로 대치하려는 노력은 옳지 않다. 하나님은 거룩하게 예비된 신령과 진정의 예배를 받기 원하시지, 인간의 편의에 따른 예배를 받고 싶지는 않으실 것이다.

주일예배의 절대성을 무너뜨리는 것은 '신앙의 거룩함'을 무너뜨릴 수 있으며, 이는 하나님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물론, 평일의 예배를 항상 주일예배처럼 드릴 수 있을 만큼 성도들의 신앙이 성장하게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교회의 권위가 점점 떨어져가고 있는 시점에서 주일예배조차 성도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상대화된다면, 한국교회의 쇠퇴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성도들의 눈높이에 맞는 변화의 노력도 필요하나,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 거룩을 상실한 신앙은 신앙이 아니다.

노승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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