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 광고로 가득한 중앙 일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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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는 우리들이 매일같이 접하는 가장 친숙한 매체이다. TV나 영화, 음악, 간행물 등은 수용자의 적극적인 의지가 있어야 선택되어지고 소비되는 매체이지만 광고는 깊은 산 속에 틀어박혀 살지 않는 이상 길거리를 지나가다가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인 것이다.

더욱이 인터넷이 일상생활화 된 현시점에서 광고는 유무형 제품 생산자들에게 과거보다 적극적인 광고 마케팅을 통해 자본을 획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어느 사이트를 방문하든지, 그들에게 광고할 수 있는 공간은 생산자들에게 항상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네티즌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웹사이트를 방문할 때마다 보기 싫은 광고도 볼 수 밖에 없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이메일을 써가면서도 광고를 보아야 하고 이메일을 보내고 난 뒤에도 팝엎 파일형식으로 등장하는 광고를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광고는 자본과 함께 움직인다. 돈이 되는 상품에는 언제나 광고가 붙고, 광고가 있는 곳에는 언제나 돈이 따라다닌다. 그래서 일까? 국민의 여론을 반영하고, 건전한 여론을 형성해야할 사명이 있는 언론사 홈페이지에도 엄연히 광고는 등장한다. 그도 그럴것이 언론사들도 광고수입으로 자사를 경영해야 하기에 이해 못할 법도 없다. 그러나, 사회 공익성도 감안해야 할 언론사 홈페이지에 성인사이트 광고가 플래쉬 배너형태로 도배되고 있다면, 과연 언론사라고 이름할 수 있겠는가?

우리나라 대부분의 중앙 유력 일간지들이 성인플래쉬 배너광고를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소위 중앙에서도 중앙이라고 자부하는 몇 개의 신문사들이 초기화면은 아니더라도 성인정보 콘텐츠를 제공하는 메뉴에 들어가 보면, '성인정보 완전무료' 등의 문구들이 낯뜨거운 사진과 함께 번쩍거리고 있다.

또한 신문사 홈페이지 가운데는 자사가 발행하고있는 스포츠신문과도 링크가 되어 있는데, 스포츠신문 메뉴를 클릭해서 들어가 연재물을 클릭 하면, '성인음란사이트'에 쉽게 접속할 수 있는 성인 플래쉬 광고가 유흥가 네온사인 간판처럼 깜박이고 있다.

물론 성인광고를 게재하는 대부분의 신문사 홈페이지는 성인 인증을 할 수 있는 로그인 기능을 만들어 놓고는 있지만, 주민등록번호만 기재하면 접속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아 신문사 사이트를 방문하는 초·중·고생들도 어렵지 않게 접속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나마 이런 기능조차도 만들어 놓지 않은 스포츠신문사들도 있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고 말할 수 없는 실정이다.

요컨대, 성인인증을 하는 신문사에 올라와 있는 성인사이트 광고가 인증을 하지 않고도 쉽게 접속할 수 있는 신문사 사이트에도 똑같은 플래쉬 배너광고로 올라와 있고, 성인사이트에는 또다른 성인사이트가 플래쉬 배너로 올라와 있기 때문에 사실상 성인사이트 광고가 신문사 홈페이지를 접속하는 모든 네티즌에게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문사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모든 성인광고가 현행법상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홈페이지를 도배하다시피 한 성인광고를 제공하는 언론사 온라인 신문이 청소년보호법에 저촉되어 유해매체로 지정되기까지는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심의기관이 거대 자본과 권력을 가지고 있는 언론사들이 운영하는 홈페이지를 청소년유해매체로 지정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따라서, 각 신문사가 자사의 이익보다는 언론사로서의 공익성과 언론사로서의 이미지를 제고를 위해 성인광고를 스스로 내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언론사이기 이전에 엄연한 기업이다' 고 주장하는 언론사들이 스스로 자정의 노력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는 모래더미 속에서 바늘을 찾는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한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신문사들이 '우리도 언론사이기 이전에 기업'임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논리를 가지고 대처해 나가면 해결점이 보일 것이다.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성인광고를 게재하는 신문사 홈페이지 게시판에 항의 글을 올려놓고, 신문사주들에게 항의메일을 보내어 독자들을 우롱하는 성인광고 게재중단과 함께 언론사로서의 사명을 제고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또한 기독시민이 연대하여 홈페이지에 성인배너 광고를 올리는 신문사들의 오프라인 신문 절독운동을 전개할 뿐만 아니라, 구독불매운동을 병행하면 해당 신문사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면 이미지가 실추된 해당신문의 광고주들이 광고를 주지 않을 것이고, 광고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신문사들은 '홈페이지 성인물 게재 중단'을 요청하는 기독시민연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운동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 선결되어야 할 문제가 있다. 그것은 세상의 빛과 소금인 그리스도인들과 그들이 모인 교회가 이와 같은 사회적인 문제 앞에 침묵하지 않는 것이며, 신앙인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하나님의 울부짖음에 귀를 열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문제 있다고 진단하는 여러 가지 잘못된 사회구조 개혁에는 교회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 반드시 있기 때문이다.

주성진(기윤실 문화소비자운동본부 정책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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