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세속화의 물결에 휩쓸려가는 연약한 신자들을 되도록 세속화의 탁류에서 건져보려는 목회자의 안타까운 심정에서 나온 발상이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교회가 너무 성급하게 세속화의 흐름에 편승하고 예배생활을 현대인의 세속적 삶의 리듬과 스타일에 맞추려는 편리 위주적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주일 예배를 매일 예배로 대치할 수 있다는 발상은 성경이나 교회 역사에서는 찾아볼 수도 없고 받아드릴 수도 없는 "괴물 같은" 발상이다.
아마 구약시대에 토요일 안식일을 금요일이나 목요일로 대치하자고 주장했다면 돌로 쳐서 죽임을 당했을 것이고 초대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계속해서 토요일 예배로 드리자고 주장했다면 십자가도 부활도 은혜도 모르는 무지한 자의 주장이라고 비판을 받았을 것이다(디다케14:1). 정한 날 즉 주일날 예배 드리는 것은 사도 바울과 사도 요한이 이미 실천한 것이었고 2세기 초대교회가 엄격히 실시한 것이었다. 주일 성수적 예배의 삶은 초대교회이후 2천년 기독교가 소중히 간직해 온 귀한 전통인데 그것을 자기 마음대로 매일 예배로 대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너무 무식하고 너무 건방진 발상이다. 그것은 제도적 기독교는 물론 역사적 기독교를 무시하는 무교회주의적 내지 노스틱주의적 발상이다.
주말교회란 이름이나 개념도 성경이나 교회 역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기상천외한 괴물 같은 발상이다. 우리가 잘 아는 대로 교회는 건물이 아니고 신자들의 예배와 봉사와 교제의 공동체이다. 신자들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주일 예배를 이따금씩 찾아가는 (그것도 주로 대형교회의 신자들에게 있어서) 주말교회에서 드리고 온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교회를 무슨 별장처럼 생각해도 된다는 말인가? 대형교회마다 멋지고 편안한 별장교회를 만들라고 하라. 개교회주의는 더욱 강화되고 교회간의 위화감은 더욱 더 조성될 것이다.
너무 지나치게 부정적인 말을 한 것 같이 죄송하다. 그러나 필자는 평생 교회역사를 연구하고 가르쳐 온 사람으로 그리고 믿음의 선배들의 신앙전통을 따라서 부족하나마 주일성수적 삶을 살려고 애써 온 사람으로 한국교회를 염려하는 마음에서 한 말이다.
교회와 신자들의 중요한 사명은 하나님께 예배 드리는 일과 자기 소명(직업)의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면서 거룩하고 선하게 사는 일이다. 안식일 즉 주일을 지키며 예배를 거룩하게 드리는 일과 세상에서 자기 직업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일이다. 세속화되어 가는 현 시점에서 한국교회가 정신차리고 힘써야 할 것은 주일을 성수 하는 것이다. 명성교회가 주일성수를 교인의 6대 의무 중 첫째 의무로 삼고있는 것은 참으로 본 받을 일이다. 주일성수를 포기하면 기독교는 모든 것을 잃는다. 기독교의 중심은 예배이고 주일성수이기 때문이다. 초대교회와 청교도들은 생명을 바쳐서 주일을 성수했다. 기독교는 부활의 역사적인 날을 기념하여 주일을 지키는 역사적인 종교이며 앞으로 이 전통은 역사적으로 종말론적으로 완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강변교회 담임,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