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빛나교회 진주은 교사가 실종 학생들에게 쓴 편지]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안산빛나교회 고등부에서 실종자 중 3명을 가르쳤던 진주은 교사가, 20일 안산 지역 부활절연합예배 도중 아이들에게 쓴 편지를 울먹이며 낭독하고 있다. ⓒ류재광 기자
▲안산빛나교회 고등부에서 실종자 중 3명을 가르쳤던 진주은 교사가, 20일 안산 지역 부활절연합예배 도중 아이들에게 쓴 편지를 울먹이며 낭독하고 있다. ⓒ류재광 기자

사랑하는 시찬아, 다빈아, 다윤아!!!
너희들 어디 있니!
얘들아 선생님은 너희들 너무 많이 보고 싶어!
대답 좀 해봐!
아무리 목 놓아 불러봐도 대답 없는 너희들에 선생님은 가슴이 타들어가고
전화를 여러 번 시도해도 받지 않는 너희들이, 카카오톡에 지워지지 않는 숫자가
그 어느 때보다 이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없구나.
불안감과 긴장감이 감도는 절박한 시간에 여기저기에서 전화벨이 울리고
초를 다투는 방송은 절박한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고 눈을 돌릴 수 없어
TV에 시선을 고정하며 혹 우리 아이들의 이름이 불릴까, 
생존자 명단에 우리 아이들의 이름이 있었는데 보지 못한 건 아닌지
다시 듣고 또 다시 들으며 절박하게 기도한다.
하나님 우리 아이들을 도와주세요. 아니 살려주세요.
잘 다녀오겠다고 웃으면서 나갔을 아이들이 어찌하여 바다 속 깊은 곳에서 살려달라고,
공포 속에 떨고 있는 우리 아이들
바깥 세상과 차단된 어둡고 차가운 곳에서 울부짖는 우리 아이들의 절규가 들립니다.
유독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아서 쉽게 친구들과 사귐에 있어 많이 힘들어했던 다빈아, 다윤아.
너희들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너희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교회 안에서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를 기도하고 고민하며 
조심스럽게 다가가 ‘얘들아, 우리 밥 먹을까? 선생님이 너희들한테 잘 보이고 싶은데, 그래서 같이 밥 먹고 싶은데.’

왜 자꾸 가기 전 주일날 예배 후 조금 혼을 낸 기억만 맴도는지….
잘 다녀오란 말도 하지 못한 게 자꾸 맘에 걸리는지….
너희들하고 약속한 것, 그 어느 하나도 시작하지 못했는데….
영화도 보고, 선생님 집에서 맛있는 것도 만들어 먹자고 했건만
너희들은 없고 선생님만 남았네!
주님 도와주세요.
주님 밖에 도울 이가 없습니다.
이 아이들, 그 어둠 속에서 두려움과 떨고 있는 이 아이들에게 빛 되신 주님께서 기적을 베풀어 주시옵소서.
어른들의 잘못으로 천하보다 귀하다 하신 하나님의 자녀들이 희생당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그곳에 주님께서 아이들과 함께 계셔 주시고 사고 대책반에 있는 자들에게 지혜를 주시고 잠수부들의 시야를 밝혀 주시어, 그 안에서 엄마 아빠만을 부르며 애타게 구조의 손길만을 간절히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주님의 도우심이 임하게 하옵소서.
주님! 지금 세계의 모든 시선이 한국 땅 진도 앞바다에 있습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당신의 자녀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도 주님의 일하심을 보게 하시고 주님의 지경이 넓혀지며 주님의 고난이 헛되지 않도록 역사하옵소서.
사랑하는 시찬아, 다빈아, 다윤아, 조금만 기다려줘. 아니 조금만 버텨 줘! 제발 부탁이다. 
아직은 선생님이 너희들을 이렇게 보낼 수가 없구나. 널 너무도 사랑하는 너희 부모님, 가족, 목사님, 선생님, 친구들이 너희들이 나오기만을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 두려워하지 말고 힘들어도 조금만 버텨주려무나.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아. 너희들을 위해 기도와 걱정 말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나약한 존재라는 게 너무나도 원망스럽구나. 너희들에게 많은 걸 바라지 않을게. 제발 살아만 있어 다오.
사랑한다. 다빈아, 시찬아, 다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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