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위로와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 연합기도회’ 드려
크고 작은 갈등과 반목으로 분열하고 있던 한국교회가,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비극 앞에 통회하며 손을 맞잡았다. 기독교계 주요 교단과 단체들이 결성한 ‘세월호 참사 위로와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연합’이 9일 저녁 9시 안산제일교회(담임 고훈 목사)에서 연합기도회를 개최한 것.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잇따라 회개의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안명환 목사(예장 합동 총회장)는 ‘이제 눈물을 닦고 여호와께 돌아가자’(에 3:40~42, 히 12:11~13)는 제목의 설교에서 “어른들의 탐심 때문에 아이들이 고통을 당하게 됐다”며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지 못하고 우상만 좇아다녔던 것과, 한국교회가 분열됐던 것을 회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손가락들이 손바닥에 붙어 있는 것처럼, 우리가 교단은 다를지라도 어려운 이들을 도울 때는 한 마음이 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오늘 참석한 교단장들은 모두 앞으로 나와 달라”고 제안한 뒤, 등단한 교단장들과 손을 맞잡고 기도하기도 했다.
손인웅 목사(한국기독교사회복지협의회 이사장)는 ‘한국교회의 죄책고백’을 통해 “모태에서부터의 죄까지 회개하는 운동이 한국교회와 한국사회 전체에 일어나서, 대한민국이 새로운 나라가 되길 바란다”며 “모든 교회 지도자와 성도들이 ‘내 죄 때문에 저 어린 생명들이 죽었다’고 회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용재 감독회장(기독교대한감리회)은 위로메시지에서 “이 사회에 만연한 금권주의, 무관심, 이기주의, 탐욕, 무사안일주의, 탁상공론을 보면서 우리는 너무 부끄럽고 분노한다”며 “우리는 위로의 주 성령이 오셔서 안산과 이 민족을 위로하시길 기도할 뿐 아니라, 철저한 자기반성과 노력으로 행동하며 건강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 증언’을 한 고훈 목사(안산제일교회 담임)는 자신이 목회하던 아이들도 이번 세월호 참사 희생자에 포함돼 있었다며 비통한 심경을 전한 뒤, “잃어버린 웃음을 다시 찾고 / 슬픔을 참고 / 우리 모두를 일어나게 하여 주소서”라는 내용의 자작시를 낭독했다.
호소문은 김동엽 목사(예장 통합 총회장)가 낭독했다. 이 호소문은 ▲간절함으로 함께 기도할 것 ▲빠르게 구조해줄 것 ▲진상을 바르게 규명할 것 ▲교회가 공동책임을 자각하며 회개할 것 ▲우리 사회가 생명의 존엄성을 존중하도록 노력할 것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밖에 예배에서는 소강석 목사(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 상임회장)가 사회, 김삼환 목사(한국교회희망봉사단 대표회장)가 인사, 조일래 목사(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가 대표기도, 임성이 장로(한국교회여성연합회 회장)와 정철옥 목사(안산시기독교연합회 증경회장)가 성경봉독, 안산제일교회 찬양대가 찬양, 박주옥·임경애 교수(백석예술대)가 봉헌송, 김명규 장로(국가조찬기도회 회장)가 봉헌기도, 림인식 목사(예장 통합 증경총회장)가 축도를 맡았다.
중보기도 시간에는 유재명 목사(안산시기독교연합회 회장)가 인도했고, 김대현(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고명진(미래목회포럼 대표회장)·유만석(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권태진(예장 합신 증경총회장)·정성진(미래목회포럼 전 이사장) 목사가 각각 “실종자·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하여” “생존자와 가족들, 안산 시민들의 회복을 위하여” “구조자들의 안전과 자원봉사자들을 위하여”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하여” “국민들과 대한민국의 회복을 위하여”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