션·정혜영 부부 “나눌 수 있는 건 가정의 행복 덕분”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오늘 더 행복해」 펴내… “우선순위 불확실했다면 고갈됐을 것”

▲션·정혜영 부부가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이대웅 기자
▲션·정혜영 부부가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이대웅 기자

‘연예계 대표 선행 스타’로 차인표·신애라 부부와 더불어 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션·정혜영 부부가, 4일 오후 서울 합정동 홀트아동복지회에서 결혼 10주년을 맞아 출간된 가족 에세이 <오늘 더 행복해>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 2004년 결혼 후 ‘미니홈피’에 올렸던 내용들을 토대로 2008년 첫 포토 에세이 <오늘 더 사랑해>로 큰 사랑을 받았으며, 6년 만에 2남 2녀의 자녀들과 오손도손 살아가는 일상과 가장(家長) 션의 여러 사회활동 등을 담아 <오늘 더 행복해>를 펴냈다.

션 씨는 “첫 책 이후 두 명의 아이들이 늘어난 내용 뿐 아니라, 우리의 깊은 이야기들도 담아내고 싶어 며칠 밤을 새고 고민하기도 했다”며 “가수로서 작업을 할 때도 첫 앨범보다 두 번째 앨범이 더 힘든 것처럼 책도 첫 번째보다 조금 더 힘들었는데, 막상 나오니 표지부터 매우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첫 책 <오늘 더 사랑해>는 태어난 지 100일도 되지 않은 둘째 하랑이와 정혜영 씨의 100일 ‘셀카’였고, 이번에도 두 사람이 ‘표지모델’로 낙점됐다.

‘선행 부부’, ‘기부 천사’로 늘 공개된 삶을 사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이에 대해 그는 “누구의 롤 모델이 되고자 살진 않았다”며 “저는 가장으로, 아내는 아내로서 엄마로서 정혜영으로서 열심히 행복하게 살고자 했을 뿐인데, 그 모습들이 행복해 보여서 그렇게 생각해 주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후원 어린이들과 함께한 션. ⓒYG 제공
▲후원 어린이들과 함께한 션. ⓒYG 제공

책에서도 그는 “아직도 무대에서 노래 부르는 게 즐거운 힙합가수이고 또한 ‘소셜테이너’이지만, 요새 주변 분들이 제게 운동선수나 사회복지사 아니냐고 한다”며 “가끔 ‘어떻게 그 많은 일을 다 감당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저는 ‘우선순위가 확실하기 때문에 할 수 있다’고 답한다”고 했다. 그에게 가장 먼저는 ‘가족’이다. 가족은 뒤로하고 이웃 돕기에만 바빴다면, 아마 벌써 고갈되고 지쳐 넘어졌을지 모른다는 것.

션 씨는 “제 나눔은 우리 가정의 행복에서 시작되고, 우리 가정에서 차고 넘치는 행복으로 나누기에 제게 나눔은 행복의 연장선”이라며 “우리 가족의 행복이 우선이고, 제가 하는 일은 그 행복의 힘으로 다른 사람도 행복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한다. 하면 할수록 더 많은 할 일이 보이고 도와 달라는 요청도 많아지는데, 다 도울 수는 없지만 ‘한 명이라도 내가 도와야지’ 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밥퍼’부터 컴패션, 홀트아동복지회, 루게릭 전문요양병원, 어린이 재활병원 등이다. 그리고 행복한 결혼식 다음 날, 감사함을 작게라도 나누며 살자는 결단과 행함이 ‘하루 1만원’의 시작이었다.

하루 1만원의 나눔이 커지고 커져, 현재 가족은 800명의 아이들을 양육하는 ‘부모’가 됐다. 정혜영 씨는 “처음부터 이렇게 많은 아이들을 후원하기로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며 “결혼 1주년을 맞아 밥퍼 노숙자들을 위해 봉사하면서 작은 것을 드렸는데, 받은 행복이 넘치게 느껴져 그때부터 조금씩 후원을 시작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녀는 “우리 네 아이들 뿐 아니라 다른 세계의 아이들과 우리나라까지 800명을 품게 된 것은 제가 필리핀에 비전트립을 가서 아이들이 사는 모습을 본 후였다”며 “당장은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겠지만, 이 아이들에게 베푸는 약간의 도움으로 이들의 가정이 바뀌고 세계가 바뀔 수 있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부부는 ‘내 집 마련의 꿈’ 대신 100명을 품었고, 남편이 아이티를 다녀오면서 숫자가 늘었다. 정 씨는 “이렇게 함으로써 더 큰 행복을 가지는 것 같다”고도 했다.

▲션&middot;정혜영 부부의 네 자녀들 하음이 하랑이 하율이 하엘이. ⓒYG 제공
▲션·정혜영 부부의 네 자녀들 하음이 하랑이 하율이 하엘이. ⓒYG 제공

네 명의 자녀를 낳은 것에 대해서는 “자녀가 네 명인 어느 가족(이재철 목사 부부)을 보고 ‘저 분들처럼 예쁜 가정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그 가정은 남자 아이만 네 명이지만, 우리는 두 명의 남자와 두 명의 여자가 있어, 업그레이드 된 예쁜 가정이 되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션 씨는 “원래 아내는 한 명만 낳아 예쁘게 키우고 싶었는데, 첫째 하음이를 키우면서 자연스럽게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네 명의 아이를 키우는 일이 늘 행복할 순 없을 터. 아내이자 엄마인 정혜영 씨는 이에 대해 “한 명이 아닌 네 명이었기에 정말 힘든 일이었다”며 “남편이 많이 도와주지만, 엄마로서 해야 할 일들이 있기 때문에 이를 채워가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래서 ‘정혜영이기만을 고집하면 더 힘들 것’이라 생각했단다.

“아이를 낳고, 아이의 엄마로서 많이 울기도 하고 혼자서 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 버거웠지만, 아이가 방긋 웃어줄 때 행복했어요. ‘육아의 달인’인 남편이 없었다면 힘들고 지쳤을 거에요. 아이를 키우면서, 두 사람 다 눈이 아이에게만 매달려 있지 않았어요. 서로를 바라보는 눈이 있었고, 그 후 아이를 바라보았기에 숨통이 트인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부부가 자신의 책을 바라보고 있다. ⓒ이대웅 기자
▲부부가 자신의 책을 바라보고 있다. ⓒ이대웅 기자

이들은 네 명의 자녀를 어떻게 신앙으로 양육하고 있을까. 정혜영 씨는 “저희가 하나님을 믿기 때문에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믿음 생활을 하고 있다”며 “저희는 아이들과 눈을 마주칠 때마다 ‘축복해’, ‘사랑해’라는 말을 많이 해 줬다”고 설명했다. 첫째 하음이부터 자고 일어났을 때 가장 먼저 ‘축복해’라고 이야기해 줬더니, 둘째가 태어나자 가르친 적도 없는데 자신이 받은 사랑을 그대로 전하더라는 것. 셋째가 태어나자 언니와 오빠가 된 두 자녀도 축복을 전하면서, 이는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다. 정 씨는 “요즘엔 가끔 아이들이 먼저 ‘사랑해, 축복해, 일어나’ 하면서 저를 깨우기도 한다”고 했다.

션 씨는 “매일 저녁 기도할 때, 아이들이 (가난한 나라에서 못 먹는) 아이들을 위해 기도한다”며 “아프리카를 가본 적도 없고 영상으로 접했을 뿐이지만, 그들이 먹지 못한다는 걸 알고 ‘우리가 풍부하게 누리는 건 그들과 나누기 위함’이라는 걸 조금씩 인식하는 것 같고, 그래서 조금씩 놀랄 때도 있다”고 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사인회나 ‘독자와의 만남’ 등으로 책을 통해 소통하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10여년간 육아에 진력한 아내에 대해 션 씨는 “물론 본인에게도 보석 같겠지만, 10년 동안 아이를 네 명이나 선물해 줬다”며 “하지만 배우로서는 많은 부분들을 포기하고 살지 않았나 해서 이제 여배우의 모습으로 좋은 작품들을 통해 많은 분들과 호흡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 때문에 좋은 작품을 몇 개 놓친 것을 알고 있다”며 “제가 오히려 아쉬워하면 본인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데, 그게 엄마의 힘인 것 같다”고 전했다.

▲책 .
▲책 .

<오늘 더 행복해>에는 션 씨의 기부활동과 정혜영 씨의 육아 이야기, 부부가 생각하는 자녀 양육 원칙과 여러 에피소드 등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그리고 곳곳에 하나님을 향한 그들의 사랑과 하나님의 그들을 향한 은혜가 녹아 있다.

“우리에게는 만남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계획하지 않았지만 하나님께서 계획하시고 준비하신 만남을 통해 일하시는 걸 볼 때마다 참 감사할 뿐입니다.”

“훈육은 기도하면서 했습니다. 하음이가 아주 어릴 때 잘못하면 작은 잘못이든 큰 잘못이든 안고 기도해 주었습니다. … 저도 하나님께 진심으로 기도하고 그것을 듣는 하음이도 다음에 그런 상황이 생기면 그 기도를 기억해 주기를 기대하는 겁니다.”

“하나님이 저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고 행복했고, 제가 혜영이를 사랑하면서 행복했고, 그 행복 속에 하음이 하랑이 하율이 하엘이가 함께해서 점점 더 행복해지는 것을 알게 된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행복해지기를 기도합니다.”

▲기자간담회에는 많은 언론사들이 참여했다. ⓒYG 제공
▲기자간담회에는 많은 언론사들이 참여했다. ⓒY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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