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실, 다시는 없어야”… 한신대서 명예박사학위도 받아
세계교회협의회(WCC) 울라프 F. 트베이트(Olav Fykse Tveit) 총무가 8일 오전 한신대학교(총장 채수일) 서울캠퍼스에서 세월호 참사 1주년(16일)을 앞두고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들을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세월호 참사는) 너무도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특별히 교회가 함께하고 있음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했다.
트베이트 총무는 “지금도 계속해서 진실규명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이는 단순한 투쟁을 넘어 먼저 보낸 가족의 명예를 위한 것이고, 나아가 더욱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일이라고 확신한다. 다시는 이런 상실이 있어선 안 될 것”이라고 했다.
한 실종자 어머니는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1년째 거리에 있다. 우리는 이런 아픔이 우리에게서 그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사고는 되돌릴 수 없지만 마지막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실종자들이 하루빨리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그리고 희생자들이 왜 구조되지 못했는지도 알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간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종교계가, 비참함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다른 한 유가족은 “죽음에 관계된 자들이 꼭 그 죄 만큼만 벌을 받게 해 달라고, 그래야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외치며 전국을 다니고 있다”면서 “지난 1년 동안 종교인들을 포함해 많은 분들이 연대해 주셨다. 그러나 기도와 애통한 마음만 가지고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트베이트 총무는 “대한민국이 실종자 가족들과 유가족들이 원하는 ‘세월호 인양’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생명의 소중한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진실 규명에 대한 목소리가 더 커지길 바란다. 그것이 곧 한국사회를 바로 세우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물론 말과 기도로는 부족할 것이다. 그것이 위로와 격려가 될 수는 있지만 충분하지는 않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여러분과 나누는 위로의 말과 간절한 기도는 우리가 아픔에 동참하는 연대의 가장 깊은 표현임을 이해해 달라”고도 했다.
“함께 에큐메니칼 운동에 헌신하자”
한편 이 만남 후 한신대는 개교 75주년을 맞아 트베이트 총무에게 명예철학박사학위(Ph.D.)를 수여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학위를 받은 트베이트 총무는 “이 귀한 학위는 저 뿐만 아니라 WCC가 감당하고 있는 사역에 대한 인정과 격려의 의미라고 생각한다”며 “마지막 때까지 서로를 격려하며 우리가 함께 받은 소명에 충실할 수 있도록 힘을 주면서 함께 에큐메니칼 운동에 헌신하자”고 소감을 전했다.
한신대 배준호 대학원장은 연규홍 신대원장이 대독한 추천사를 통해 “트베이트 총무는 WCC 제10차 총회를 대한민국 부산에서 개최해,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성명서’를 채택하도록 이끄셨다”며 “한반도 평화와 한국교회의 위상을 높이는 데 공헌하셨다”고 했다.
장상 WCC 아시아 회장은 환영사에서 “한신대가 트베이트 총무에게 학위를 수여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라며 “지난 WCC 제10차 부산총회 이래로 트베이트 총무는 한국교회의 친구가 됐다. 이번 학위 수여를 계기로 그의 한국교회를 향한 애정과 관심은 더욱 두터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는 “WCC는 한국교회가 인권과 민주화, 그리고 통일운동을 힘차게 벌일 수 있도록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통일에 크게 기여해 달라”고, 배태진 목사(기장 총무)도 “이번 학위 수여가 시대적 큰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고 축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