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연 “세월호 선체보다 실체적 진실 인양해야”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1주년 앞두고 성명 발표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양병희 목사, 이하 한교연)이 오는 16일 세월호 참사 1주년을 앞두고 ‘세월호, 실체적 진실을 인양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한교연은 “온 국민을 비통에 잠기게 한 세월호 참사로 유가족들은 숨쉬기조차 힘든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지내오고 있는데, 아직도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도, 선체 인양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실체적 진실은 9명의 실종자와 함께 진도 앞바다 깊은 물속에 가라앉아 있는데, 보상금 액수가 거론되는 것은 유족들에게 또다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정부가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씻어내기 위해 희생자 가족 편에 서서 전향적인 자세로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한다”면서 “세월호 참사를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선체보다 실체적 진실이 인양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이 같은 비극적 참사가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일은 그리스도인에게 선택이 아닌 책무”라면서 “세월호 희생자와 가족들의 아픔과 상처가 치유되는 날까지 한국교회가 주님의 도구로서 지속적인 관심과 돌봄의 사역을 감당할 것”을 다짐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세월호, 실체적 진실을 인양하라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아 희생자 가족 모두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평강이 있기를 바라며, 한국교회는 유가족의 아픔이 치유되도록 지속적으로 기도하며 함께할 것이다.

꼭 1년 전 온 국민을 비통에 잠기게 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304명이 진도 앞바다 차디찬 물속에 잠긴 후 유가족들은 숨쉬기조차 힘든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지내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도, 선체 인양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발족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단은 반년이 지나도록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다. 실종자 9명을 찾기 위한 노력도, 선체 인양 계획도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연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실체적 진실은 9명의 실종자와 함께 진도 앞바다 깊은 물속에 가라앉아 있는데 보상금 액수가 거론되는 것은 유족들에게 또 다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일이다.

우리는 정부가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씻어내기 위해 희생자 가족 편에 서서 전향적인 자세로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한다. 세월호 참사를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선체 인양보다 실체적 진실이 인양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이 같은 비극적 참사가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한국교회는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했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 이웃의 필요를 채운 것인지, 우리의 필요를 채운 것이 아니었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되는 오늘 한국교회 안에 두 가지 마음이 존재하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가슴에 손을 얹고 대답해야 한다. “누가 강도만난 자의 이웃인가.”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일은 그리스도인에게 선택이 아닌 책무이다. 세월호 희생자와 가족들의 아픔과 상처가 치유되는 날까지 한국교회가 주님의 도구로써 지속적인 관심과 돌봄의 사역을 감당할 것을 다짐한다.

2015. 4. 16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양병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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