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교계, 동성혼 합법화 반대… 대선 핵심 이슈 될 듯

국제부 기자  la@christianitydaily.com   |  

압박에 굴하지 않고 성경적 진리 위에 굳게 설 것 강조

연방대법원이 26일(현지시각)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을 내린 데 대해 미국 교계 지도자들은 “대법관의 권한 남용이며, 미국에서 종교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를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을 잘못 뽑아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겨냥해, 이번 판결이 앞으로 대선 판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가족연구위원회(Family Research Council)의 토니 퍼킨스(Tony Perkins) 회장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연방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주정부가 결혼에 대해 정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퍼킨스 회장은 “5명의 대법관이 5천만 명이 넘는 미국인들의 판단을 뒤집었다”면서 “이번 판결은 미국인들에게 인간의 본성과 수천 년의 역사에서 이탈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헌법의 조문, 그리고 미국의 역사와 전통에 기초하지 않은 이번 결정은, 연방대법원의 합법성에도 심각한 손상을 가한 것”이라며 “연방대법원이 자연법을 뒤집을 수 없다. 모든 헌법의 원조인 독립선언서의 서명자들에게 칭송받은 ‘자연’과 ‘자연의 하나님’의 자리를,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빼앗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퍼킨스 회장은 아울러 “연방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미국 정부가 수정헌법 제1조에 보장된 종교 자유와 충돌하는 길을 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면서 “미국인들은 초월적인 진리 위에 굳게 설 것이며, 이번 판결을 합법적인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며, 결혼은 오직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이라는 진리를 타협하지 않고 말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남침례회 윤리와종교자유위원회의 러셀 무어 위원장도 성명서를 내고 “미국 정부의 출범 때부터 지켜온 ‘결혼에 대한 정의’를, 대법원이 바꾼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이 미국의 가정들과 종교 자유를 광범위하게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어 위원장은 “동성결혼에 대한 이번 판결은 수정헌법 제14조에 대한 착각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미국의 다원주의와 종교 자유의 원칙은 유지되어야 한다. 연방대법원의 판결과 달리, 수많은 미국인들의 종교적 신념은 ‘더 오래된 결혼의 관점’을 붙들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결정은 ‘대법관 임명권을 가진’ 대통령을 뽑는 일의 중요성을 상기시켜 준다”면서 동성결혼 이슈를 대선에서 핵심적으로 부각시킬 것임을 암시했다. 또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국가의 결정이지만, 결혼에 대한 전통적인 정의를 회복하기 위해 정부의 압박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어 위원장은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는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굴복할 수도 없다”면서 “기독교의 성윤리를 최소화시키거나 무시하는 것은 예수께서 우리에게 전해 주신 메시지에 대한 배반이며, 우리에게는 그렇게 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분노하거나 공황에 빠질 때가 아니”라면서 “사람들의 마음속에 결혼에 대한 정의가 바뀌더라도,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실재로서의 결혼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면서 “교회는 결혼에 대한 비전을 더 분명히 해야 하며, 결혼의 문화를 다시 세우기 위해서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미 히스패닉 기독교 지도자 콘퍼런스’의 설립자 겸 대표인 사무엘 로드리게스 목사도 성명서를 통해 “이번 판결이 사실상 결혼에 대한 성경적 관점을 가진 이들을 소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드리게스 목사는 “성경의 진리에 굳게 서는 것이 미국에서 혐오 발언으로 정의되는 시대에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전미복음주의협의회(National Association of Evangelicals)의 회장 레이스 앤더슨(Leith Anderson) 목사도 성명을 내고 “성경은 세상의 법정에 결혼을 정의하라고 말하지 않았다”면서 “전 세계 20억 기독교인들은 ‘결혼이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는 일개 법정의 판결로 변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앤더슨 목사는 “우리는 복음주의자로서 법정이 아니라 삶의 지침서인 성경을 주목해 보면, 이번 판결은 미국의 복음주의자들에게 성경적 결혼에 대한 복음을 선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복음주의자들이 우리가 동의하지 않는 법적 판결을 존중하는 것처럼, 다른 이들도 동의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기독교적 신앙과 실천을 존중해 달라”고 요구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 레인스 피리버스(Reince Priebus) 의장은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 옹호 판결을 내렸다”면서 교회와 종교인들의 종교 자유는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의 판결은 교회나 종교기관에게 그들의 종교적 신념과 맞지 않는 결혼을 수용하도록 협박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없고 사용되어서도 안 된다”며 “우리가 이번 판결에서 승리한 성소수자들을 존중해야 하는 것처럼, 다른 국민들의 종교적 관점도 존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적 여성단체인 ‘미국을 걱정하는 여성들’(Concerned Women For America)의 페니 낸시(Penny Nance) 대표도 성명을 통해 “이번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미국의 ‘문화 전쟁’을 격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결혼에 대한 토론을 너무 빨리 종결하려 한 시도라고 지적했다.

낸시 대표는 “이번 불법적인 판결의 부정적인 영향은 앞으로 연방대법원을 향한 비판이 계속되게 할 것”이라면서 “연방대법원은 이 잘못된 판결로 아무런 문제도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결혼과 가정, 성의 정의에 대한 건강한 토론을 잘라 버림으로써 ‘문화 전쟁’만 더 격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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