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 특혜 의혹, ‘허가 취소’ 판결 후 재점화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지하 하수시설 등 이설하고 통행에 불편 끼치면서까지…”

▲사랑의교회가 서초구청에서 도로점용허가를 받은 후인 지난 2010년 6월, 교인 1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건축부지에서 기공예배를 드리던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사랑의교회가 서초구청에서 도로점용허가를 받은 후인 지난 2010년 6월, 교인 1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건축부지에서 기공예배를 드리던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가 새 예배당을 건축하면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점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3일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에 대한 서초구청의 도로점용허가처분을 취소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그 취소 사유를 조목 조목 나열했는데, 이를 보면 당시 도로점용허가처분이 특혜에 가까웠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서초구 재난치수과는 2010년 2월 25일 이 사건 도로에 대한 현장 확인결과 이 지역에는 서초구가 관리하고 있는 공공하수시설이 매설돼 있어 하수처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지이므로 도로점용이 불가하다고 통보했다.

또 △주식회사 케이티(KT)는 2010년 2월 24일 서초구청장에게 이 시간 도로에 대한 점용허가로 통신시설물이 저촉될 가능성이 있으며, 저촉에 따라 이설해야 할 통신시설물은 공사소요 기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통보했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도로점용허가 이후 이 사건 도로 지하에 매설돼 있던 공공하수관, 하수시설물, 상수도관, 도시가스배관 등을 확대개량 또는 이설하기도 했다.

이에 재판부는 "(이처럼) 애초 이 사건 도로점용허가에 대한 검토시에는 도로점용허가가 부당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는데 지하에 있던 하수시설, 통신시설, 가스시설 등을 이설하고 인근 주민들에게 이 사건 예배당 등의 공사로 이 사건 도로로 통행할 수 없는 불편을 끼치면서까지 도로점용허가가 이뤄져야 할 사정을 발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 밖에도 재판부는 "이 사건 예배당 등은 교회 건물 및 그 관련 시설의 이용에 제공되는 것 이외에는 관내 주민 일반의 공적 혹은 공공적 이용에는 필요하지 않다"며 "사랑의교회가 '예배당에서 무료음악회 등을 개최해 관내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으므로 공공의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예배당의 주된 목적은 종교시설의 일부로 교회에서 예배활동을 하는 공간으로서 사랑의교회가 주장하는 그와 같은 이용은 언제든지 제한될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그런 사정만으로는 사랑의교회가 새 예배당을 "공공의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또 "이 사건 도로 지하 공간에 설치된 예배당 등의 시설물들은 그 사회·경제·문화적 의미가 매우 제한적인 시설물로서 이러한 시설물들의 설치를 위한 도로점용허가를 받아들이게 되면 향후 유사한 내용의 도로점용허가신청을 거부하기 어렵게 된다"며 "그 결과 도로 지하의 무분별한 사적 사용과 그에 따른 공중안전에 대한 위해의 우려가 증가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도로법 제3조 본문은 '도로를 구성하는 부지, 옹벽, 그 밖의 물건에 대하여는 사권을 행사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사랑의교회가 이 사건 도로 지하 부분에 사실상 영구시설물에 해당하는 이 사건 예배당 등의 시설물을 설치함으로써 사실상 영구적인 사권을 설정하는 것과 다름없는 효과를 가져왔다"고도 지적했다.

특히 재판부는 "도로점용허가가 도로관리청의 재량행위라고 하더라도, 영구시설물의 용도가 오로지 특정 사인이나 단체의 이용에만 제공되는 경우에는 공공용 재산인 도로에 사실상 영구적인 사권을 설정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있고, 그 사인이나 단체에게 공공용재산으로 명백한 특혜를 부여하는 부당한 결과가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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