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 “겨울은 한 번도 쉽사리 간 적이 없지만…”

|  

2022년 2월 두 번째 주일 ‘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소강석 목사가 8일 대표자회의에서 설교하고 있다.

▲소강석 목사가 8일 대표자회의에서 설교하고 있다.

“겨울은 한 번도 쉽사리 간 적이 없지만….”

지난 화요일에는 인천에서 전국 17개광역시도기독교연합회 회장과 사무총장 모임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제가 이 모임을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저는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을 하면서, 어떤 특별한 의도를 갖지 않고 그냥 정기적인 모임을 주도하였습니다. 그래서 당시는 회장도 없었고 그냥 지역별로 돌아가면서 초청을 하는 모임을 갖도록 했습니다. 다만 제가 그 모임의 운영경비를 대부분 후원하고 섬길 뿐이었습니다. 여기에 실무적인 역할을 박요셉 목사님이 했고요.

그런데 그때 갑자기 종교소득과세 문제가 대두되며 한국교회가 들썩들썩할 때, 17개광역시도기독교연합회가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 때 교계 연합기관은 서로 세 다툼을 하느라 신경 쓸 여유도 없었고, 17개광역시도연합회 대표회장과 사무총장들이 당시 여당 의원들에게 항의를 하고 설득을 해서 ‘종교인소득과세’로 바꾸게 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막고 너무 래디컬하게 가려고 하는 지방인권조례를 균형 있게 연착륙하도록 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인천기독교총연합회 윤보환 대표회장님의 초청으로 인천에서 모였는데, 제가 상임의장 자격으로 가서 설교를 했습니다. 저는 설교를 하고 다음 일정 때문에 조금 일찍 이석을 해야 했는데, 어느 지역 대표회장님께서 잠깐만 저를 좀 만나자고 하며 할 얘기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분께서 제게 어려운 부탁을 하려고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저에게 가까이 오셔서 이런 얘기를 하시는 것입니다. “소 목사님, 교계 절대 다수의 목사님들이 소 목사님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일하다 보면 이런 말도 듣고 저런 말도 들을 수 있습니다. 또 생각이 다른 극소수의 사람들로부터 비난도 받고 공격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목사님은 절대 상처받으면 안 됩니다. 그런 소리에 절대로 마음 쓰지도 말고 일체의 반응도 하지 마십시오. 그냥 목사님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십시오. 그리고 마음의 건강도 중요하고 육체의 건강도 중요합니다. 목사님이 건강해야 계속해서 한국교회를 섬길 수 있습니다. 영육간의 건강을 위하여 마음 관리, 몸 관리를 잘 하셔야 합니다.” 생각해 보니 그분의 말씀이 너무 고맙게 느껴지고 큰 위로와 힘이 되었습니다.

돌아오면서 생각해 보니, 저도 지난 날 힘든 겨울 광야 길을 걸어온 것 같았습니다. 아니, 아직도 제가 걸어가야 할 겨울 광야길이 남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기독교연합회 제18차 대표자회의 기념촬영 모습.

▲전국 17개 광역시도 기독교연합회 제18차 대표자회의 기념촬영 모습.

그런 생각을 하자 이런 문구가 떠올랐습니다. “겨울은 한 번도 쉽사리 간 적이 없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어느 해도 봄이 한 번도 쉽게 온 적은 없었습니다.

봄이 오는 듯하더니 또다시 추워지고 봄이 다 온 듯하더니 또 꽃샘추위가 오고요. 오죽하면 봄이 온 줄 알고 속아 미리 피어난 매화나 목련 꽃잎들이 추위에 언 채 눈물되어 떨어지기도 했지 않습니까?

저의 삶과 사역의 겨울도 아직은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연합기관을 하나 되게 하는 사역을 쉬지 않고, 한국의 공교회를 위한 공적사역을 멈추지 않는 한, 제가 걸어가야 할 겨울 광야 길은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겨울이 한 번도 쉽게 간 적이 없지만, 그 어떤 겨울도 가지 않은 적은 없었습니다. 아니, 아무리 매서운 겨울도 새 봄을 이기지는 못하죠. 그래서 저희 교회가 섬기는 전철 이미지 광고에도 이런 글자를 새겨놨습니다. “그 어떠한 겨울도 새 봄을 이길 수 없지요.”

그렇습니다. 겨울이 한 번도 쉽게 간 적은 없지만, 한 번도 안 간 적이 없습니다. 아무리 추운 겨울도 새봄을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습니다.

지난 화요일 낮은 봄 날씨와 같았습니다. 그런데 저녁 산행을 할 때는 또 영하의 날씨가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만일의 경우를 생각해 두꺼운 잠바를 가져가지 않았더라면, 글을 쓰는 지금 감기와 싸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문구를 생각하며 산행을 하였기 때문에, 두꺼운 잠바를 준비해 갔던 것입니다.

올해도 정말 봄 날씨인 듯하다가도 또 갑자기 영하의 날씨가 오곤 합니다. 어느 때까지 그런 날이 반복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아무리 추운 겨울도 새 봄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경험이고 확신입니다.

올해 꽃샘 추위가 얼마나 기승을 부릴지 몰라도, 새봄은 반드시 오고야 말 것입니다. 그런 것처럼 우리 앞에 있는 겨울 광야도 언젠가는 반드시 사라질 것이고, 들녘에서 피어나는 푸른 잎새들의 잔인한 생명의 찬가와 합창소리가 대지에 메아리치는 날을 맞게 될 것입니다.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

“‘현장에만 110만’ 10.27 연합예배, 성혁명 맞서는 파도 시작”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가 21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렸다. 지난 10월 27일(주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린 예배는 서울시청 앞 광장을 중심으로 광화문-서울시의회-대한문-숭례문-서울역뿐만 아니라 여의대로…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윤석열 대통령 참석’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공의, 회복, 부흥을”

“오늘날 대한민국과 교회, 세계 이끌 소명 앞에 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며 온전하신 뜻 분별해야” 윤상현 의원 “하나님 공의, 사회에 강물처럼 흐르길” 송기헌 의원 “공직자들, 겸손·헌신적 자세로 섬기길” 제56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가 ‘…

이재강

“이재강 의원 모자보건법 개정안, 엉터리 통계로 LGBT 출산 지원”

저출산 핑계, 사생아 출산 장려? 아이들에겐 건강한 가정 필요해 저출산 원인은 양육 부담, 비혼 출산 지원은 앞뒤 안 맞는 주장 진평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의원 등이 제출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21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

다니엘기도회

다니엘기도회 피날레: 하나님 자랑하는 간증의 주인공 10인

①도대체 무엇이 문제입니까? - 이미재 집사 (오륜교회) ②모든 것이 꿈만 같습니다! - 박광천 목사 (올바른교회) ③어린이다니엘기도회를 기대하라! - 강보윤 사모 (함께하는교회) ④천국열쇠 - 강지은 어린이 (산길교회) ⑤용서가 회복의 시작입니다 - 최현주 집…

예배찬양

“예배찬양 인도자와 담임목사의 바람직한 관계는?”

“담임목사로서 어떤 예배찬양 사역자를 찾고 싶으신가요?” “평신도의 예배찬양 인도에 한계를 느낀 적은 없으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을 음악 정도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가르치고 계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자들이 묻고, 담임목사들이 답했다…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

“학생 담뱃갑서 콘돔 나와도,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훈계 못 해”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세미나가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를 주제로 21일(목) 오후 2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이상원 상임대표는 환영사에서 “학생인권조례는 그 내용이 반생명적 입장을 반영하고 있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사실상 법률…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