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 차기 정부에 대한 한국교회의 10가지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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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종교 자유 최대한 보장하라

문재인 정부, 자유민주주의 뿌리채 뒤흔들어
정교분리 원칙, 제대로 지켜지고 있나 의문
예배 자유를 침해하는 사태 재발 방지 필요

▲지난해 텅 빈 본당에서 온라인 예배가 진행되던 모습. 2022년 현재 확진자가 역대 최고이지만, 이런 광경은 이제 없다. ⓒ사랑의교회

▲지난해 텅 빈 본당에서 온라인 예배가 진행되던 모습. 2022년 현재 확진자가 역대 최고이지만, 이런 광경은 이제 없다. ⓒ사랑의교회

10년마다 한 번씩 이루어지는 종교인구 센서스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도 드믈게 기독교(개신교), 불교, 천주교의 순으로 3대 종교가 공존하며, 종교간 평화와 균형을 이루는 다종교 사회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종교는 현세의 삶에 지친 국민들에게 정신적 위안을 제공하며 영원한 내세를 지향하는 윤리적 삶의 지표를 제공함으로 국민의 도덕적 수준을 높이는 긍정적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을 담당하며 사회적 약자를 품는 복지를 실현하고 있다. 그래서 헌법 제20조에서 국가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정교분리 원칙에 따라 특정 종교를 우대하거나 차별하지 않는다는 것을 선언하고 있다.

3년째 이어지는 코로나 팬데믹은 국가가 종교의 자유, 특히 예배의 자유를 직접 침하는 중대한 문제를 야기하였다. 방역당국은 4단계 방역 조치에서 예배의 방식을 임의로 비대면 예배와 대면 예배로 나눠, 대면 예배는 전면금지하고 비대면 예배만을 허용한 바 있다.

국가 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고는 하지만, 예배는 생명이요 호흡이라는 한국교회의 믿음을 존중하지 않은 유감이 크다.

최근 격화되는 보수와 진보, 좌우익의 이념적 대립은 종교의 자유를 위협하고 종교간 평화를 깨트리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 들어와 인권, 차별금지를 내세운 편향적 인권 이데올로기 실현을 위한 여러 입법 시도는 우리 헌법의 기본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를 뿌리채 흔드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 연말 코로나에 지친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모처럼 천주교와 기독교가 협력하여 문화부 예산 지원 하에 진행하려 했던 ‘성탄 캐럴 캠페인’이 불교의 방해로 무산된 사건은 기독교로서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불교는 항의 정도가 아니라 법원에 성탄 캐럴 지원은 종교차별이며 불교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불법행위라는 이유로 소송까지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법원은 국가가 불교종단의 연등회 행사 등에도 보조금을 지급해온 점에 비추어 문화 현상으로 자리잡은 성탄캐롤 캠페인에 대한 지원은 정교분리 원칙, 공무원 종교중립 의무 등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소송을 기각하였다.

법원 결정과 반대로, 불교계의 항의에 문화부 장관이 조계종을 찾아가 백배 사죄하고 예산 지원도 철회하였다. 문화 지원이라는 명목 하에 해마다 수백억 원의 국가예산 지원을 독차지해온 불교가 불과 10억원의 캐럴 지원을 문제 삼아 무산시킨 일은 다종교사회를 유지해온 정교분리 원칙이 과연 제대로 실현되고 있는지에 강한 의문을 가지게 한다.

따라서 3·9 대선 후에 들어설 다음 정부는 종교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되, 종교의 허울을 쓰고 사회 질서를 해치는 사이비 종교나 폭력적 종교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며, 정교분리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여 특정 종교 편향적인 지원을 중단하고 종교간 평화를 위협하는 시도를 차단해야 할 것이다.

이에 한국교회는 차기 정부에 대해 다음과 같은 10가지를 요구한다.

하나, 감염병 예방을 빌미로 예배의 자유를 침해하는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며, 그 법적 근거가 되는 감영볍예방법 제49조를 전면 개정하라.

둘, 동성애자 등 소수자의 인권을 내세워 기독교인의 신앙양심의 자유, 선교의 자유, 종교적 비판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 국가인권정책기본법 제정 시도를 중지하라.

셋, ‘혼인과 가족생활’이라는 헌법적 가치관을 허물고 동성 가족을 가족의 형태로 포괄하려는 건강가정기본법 개정 시도를 중단하라.

넷, 미혼모와 동성애를 양성화하고 학생들에 대한 교육적 지도를 불가능하게 하여 학력 저하를 초래하는 편향적 학생인권조례 제정 시도를 중지하라.

다섯, 하나님이 주신 고귀한 생명인 태아를 여성의 자기결정권이라는 논리로 무제한 낙태를 허용하는 현행법을 조속히 보완하라.

여섯, 사립학교 교원 채용시험을 시도 교육감에게 강제로 위탁시킴으로써 기독교 믿음에 근거해서 학생을 가르칠 교사 임용 자유를 빼앗은 개정사학법을 원래대로 다시 개정하라.

일곱, 문화지원이라는 이름 하에 특정 종교에 대한 편향적인 국가 예산지원을 시정하라.

여덟, 국민들의 국립공원 출입을 막고 불법적으로 징수하는 문화재관람료를 즉시 폐지하라.

아홉, 선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정교분리 원칙에 역행하는 종교평화법에 반대한다.

열, 세금을 빌미로 교회를 사찰하는 등 정교분리 원칙을 침해할 우려가 큰 소득세법상 세무조사 제도를 개선하라.

▲서헌제 교수(한국교회법학회 회장, 중앙대 명예교수(전 부총장))

▲서헌제 교수(한국교회법학회 회장, 중앙대 명예교수(전 부총장))

서헌제 교수
교회법학회 회장
중앙대 대학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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