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낙태 지지자들, 반나체로 예배 현장 난입 잇달아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텍사스주 레이크우드교회와 미시간주 세인트베로니카교회서

▲세인트 베로니카교회 전경. ⓒ구글맵
▲세인트 베로니카교회 전경. ⓒ구글맵

미국 미시간주의 한 가톨릭교회 미사 도중 낙태를 찬성하는 시위대가 반나체로 난입해 방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공개된 틱톡 영상에는 시위자들이 미시간주 이스트포인트에 위치한 세인트베로니카교회의 미사를 방해하는 모습이 담겼다.

짙은 녹색 잎사귀로 몸의 일부만 가린 여성들은 “사과 없는 낙태”(abortion without apology)를 외쳤고, 다른 시위자들은 녹색 반다나(스카프 대용으로 쓰이는 큰 손수건)를 흔들며 “로(Roe,낙태를 합법화한 판례) 뒤집기? 절대 안 돼!”라고 소리쳤다.

이들은 안내원들에 의해 건물 밖으로 이동하는 중에도 낙태 찬성 구호를 계속 외쳤다. 한 여성은 녹색 반다나를 들고 교회 좌석 앞줄에 서 있다가 안내원과 함께 옆문으로 빠져나갔다.

이번 사건은 낙태 지지자들이 텍사스 휴스턴에 있는 조엘 오스틴 목사의 레이크우드교회에서 시위를 벌인 지 일주일 만에 발생했다.

당시 교인들과 함께 청중석에 앉아있던 3명의 여성은 “내 몸, 내 선택”이라고 외쳤고, 2명의 여성은 겉옷을 벗기 시작했다. 한 명은 “로 뒤집기? 절대 안돼!”를 외쳤다. 흰색 스포츠 브라에는 여성의 선택을 강조하는 친낙태 운동 상징인 녹색 손도장이 찍혀 있었다. 이들은 보안 요원 3명에 의해 교회 밖으로 끌려나갔다.

시위를 벌인 여성인 줄리안 데레디타(21)는 가톨릭뉴스통신(CNA)과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다른 12명의 운동가들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어 시위대는 낮 12시 15분부터 낙태권 옹호 집회를 교회 밖에서 주도했다.

또 다른 시위자는 “7백만 명의 여성과 다른 가임 연령의 사람들이 임신을 만삭까지 유지할 경우, 자신의 의지에 반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며 유엔과 국제앰네스티가 규정한 ‘강제 임신은 인도주의에 대한 범죄’라는 내용을 강조했다.

다른 시위 여성은 “여성의 자유로운 선택을 통제하기 위해 성경을 무기로 휘두르는 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신자를 환영하는 방법이 아니”라며 “‘로 대 웨이드’ (Roe v. Wade) 판결의 번복은 여성들이 안전장치로서 사탄사원에 가입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세인트베로니카교회와 레이크우드교회에서 발생한 이런 시위들은, 대법원이 이달 말 ‘돕스 대 잭슨여성건강’(Dobbs v. Jackson Women's Health) 사건에 대한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벌어진 것이다.

앞서 5월 2일 정치 매체인 폴리티코(Politico)가 입수해 발표한 대법관들의 의견서 초안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낙태를 합법화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 데 대다수가 동의한 것으로 나타낫다.

폴리티코의 보도 이후, 낙태를 지지하는 단체인 ‘루스 센트 어스’(Ruth Sent Us)는 ‘어머니의 날’에 낙태 지지자들이 가톨릭교회에 모이도록 독려했다. 이들은 “6명의 극단주의 가톨릭 신자들이 ‘로’를 전복시키기 시작했다”며 가톨릭 예배의 방해를 정당화했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힐 경우, 개별 주마다 낙태의 합법성을 결정하되 21개 주는 즉시 낙태를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게 된다. 또 낙태 권리가 법으로 성문화된 16개 주는 임신의 대부분 또는 모든 단계에 걸쳐 낙태를 계속 허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10개 주는 기존 낙태 제한을 계속 시행하고, 나머지 3개 주는 낙태법을 결정하기 위한 주민 투표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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