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티대학서 연설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주지사가 “성(정체성) 이데올로기”의 확산과 “문화적 막시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한 수영 선수가 여자 경기에 출전한 것에 대해 “사기(fraud)”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14일 버지니아주 린치버그에 위치한 리버티대학교에서 열린 학위 수여식에서 그는 연설의 상당 부분을 우오크(woke) 이데올로기와의 투쟁에 할애하며, 이는 “정체성 정치를 이용해 미국인을 분열시키려는 문화적 막시즘의 한 형태이자, 진실에 대한 전쟁(war on truth)”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학교 교사가 (초등학교) 2학년 학생에게 그들이 잘못된 몸으로 태어났다거나 성별은 선택 사항이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플로리다에서 성 이데올로기는 학교에 설 자리가 없으며, 그것의 사실 여부가 디즈니(Disney)와의 대결을 의미한다면 우리는 그 일을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드산티스는 지난해 4월 공립학교 교사가 유치원부터 3학년 사이의 학생들에게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을 교육하는 것을 금지하는 동성애 교육 금지법(HB1557)에 서명했다. 반면, 동성애 지지자들은 이 법안을 ‘게이 언급 금지법(Don’t Say Gay)’이라고 규정하며 반대해 왔다.
일례로, 플로리다주의 최대 고용주인 월트 디즈니는 이 법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주에 정치자금 후원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플로리다주 의회와 드산티스 주지사는 지난 2월 디즈니월드의 ‘특별자치권’을 박탈하는 법안에 서명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주지사는 또 지난해 펜실베이니아대 남자팀 수영선수였다가 성전환 수술 후 여자 팀 경기에 출전한 트랜스젠더 수영선수 리아 토마스를 비판했다. 플로리다는 운동선수가 후천적 성 정체성이 아닌 생물학적 성별에 맞는 스포츠 팀에서 경쟁하도록 요구하는 21개 주 중 하나다.
드산티스는 연설에서 “남자 수영팀에서 3년을 뛰다가 여자 팀으로 갈아탄 뒤 여자 전국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그것은 사기이자 부정”이라고 했다.
그는 “의사가 미성년자에게 사춘기 차단제를 주입하거나 성전환 수술을 하는 것도 잘못된 행위이며, 현재 플로리다에서는 미성년자에게 이런 일을 하는 의사는 의사 면허를 박탈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리다는 미성년자의 성전환 수술의 일부 또는 일체를 금지하는 15개 주에 속해 있다.
그는 청중에게 “우리의 권리는 정부의 호의가 아니라는 건국 신조를 받아들여야 한다. 이는 전능하신 하나님의 선물”이라며 “선한 싸움을 하겠다. (믿음의) 경주를 완주하고 이 믿음을 지키겠다”고 연설을 마쳤다.
드산티스의 이번 연설은 플로리다주에서 임신 6주 후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나왔다. ‘심장박동 보호법(Heratbeat Protection Act)’으로 알려진 이 상원법안(SB 300)은 태아의 심장박동이 감지되는 임신 6주부터 낙태를 금지한다.
리버티대학교의 교목인 조너선 팔웰이 드산티스 주지사가 심장박동보호법에 서명했음을 알리자, 청중들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고 CP는 보도했다.
드산티스는 이 법에 서명한 후 발표한 성명에서 “플로리다주의 생명과 가족을 지원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생명 보호를 확대하고 젊은 산모들과 가족을 위한 추가적인 자원을 제공하는 심장박동보호법을 통과시킨 입법부에 찬사를 보낸다”고 했다.
플로리다 상원은 지난 3일 찬성 26표, 반대 13표로 심장박동보호법을 승인했다. 공화당은 2명을 제외한 모든 의원이 법안에 찬성한 반면, 민주당은 모든 의원이 반대했다. 하원에서는 찬성 70, 반대 40으로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모든 찬성표는 공화당에서 쏟아졌다.
드산티스 주지사는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지만, 공화당 내부에서 유력한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RealClearPolitics)가 3월 22일부터 4월 6일까지 실시한 공화당 대통령 예비선거 유권자 선호도 조사에서 드산티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51.4%)에 이어 24.7%의 지지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