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폭스뉴스 진행자였던 방송인 글렌 벡(Glenn Beck)이 폭스뉴스 CEO인 루퍼트 머독(Rupert Murdoch)으로부터 “생방송 도중 하나님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말했다.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글렌 벡은 지난달 26일(이하 현지시각) 방송된 블레이즈TV와의 인터뷰에서 지난주 사임한 폭스뉴스 간판 진행자 터커 칼슨(Tucker Carlson)에 대해 언급하며 이 같이 밝혔다.
벡은 “이(하나님에 대해 언급하는 것)는 머독을 굉장히 굉장히 깊이 괴롭히는 어떤 것이었고, 더 이상 생방송에서 하나님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4월 26일 벡은 자신의 트위터에 “터커 칼슨이 하나님과 기도에 대해 말한 것이 마지막이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이 루퍼트 머독을 굉장히 괴롭혔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고 했다.
벡은 이 자리에서 베니티 페어(Vanity Fair)의 최신 보도를 인용, “칼슨의 폭스뉴스와의 결별은 2020년 대선 뉴스 보도에서 약 800,000달러(약 10억 7,300만 원)의 도미니언 투표 시스템(Domonion Voting Systems)을 다룬 것보다 그의 ‘종교적 발언’ 때문일 수 있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칼슨의 폭스뉴스 사임 발표 전 머독 사장은 그가 헤리티지재단(Heritage Foundation)에서 미국의 도덕적 상태와 현재 진행 중인 ‘선과 악’의 싸움에 대해 직설적으로 언급한 메시지를 듣고 불쾌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뉴스는 칼슨의 사임 후 성명을 통해 “우리는 호스트로서 그의 헌신에 감사한다”고 했다.
그 이후 칼슨은 케이블 채널에 떠난 후 처음으로 공개한 2분짜리 영상에서 “우리의 미래를 정의할 수 있는 부인할 수 없는 큰 주제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가장 먼저 깨닫는 것 중 하나는 이 나라에 진정 좋은 사람들, 친절하고 품위 있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진실에 관심을 가져 달라”며 “곧 만나자”라고 인사를 나눴다.
한 소식통은 베니티 페어와의 인터뷰에서 “머독은 칼슨의 메시아니즘이 머독의 전 약혼자 앤 레슬리 스미스(Ann Lesley Smith)의 종말론적 세계관과 관련이 있다고 여겼다. 스미스는 칼슨을 ‘하나님의 메신저’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이어 “머독은 칼슨과 스미스가 종교에 관해 대화하는 것을 직접 보았다. 3월 말, 칼슨은 머독의 벨 에어(Bel Air) 포도원에서 머독과 스미스와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저녁 식사 중 스미스는 성경을 꺼내서 출애굽기의 구절을 읽기 시작했다”고 했다.
며칠 후 머독과 스미스는 약혼을 파기했고, 칼슨은 폭스뉴스를 사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매체는 “머독은 칼슨을 제외함으로써 전 약혼녀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도 빼앗아 버렸다”고 했다.
수많은 시청자들이 있었지만, 광고주들이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2015년 폭스뉴스를 떠난 벡은 AP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 폭스뉴스에서 근무할 당시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원하던 테드 크루즈 상원 의원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그 기간 사측의 검열을 받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