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입국 금지한 튀르키예, 유럽인권재판소 피소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국제자유수호연맹 “기독교인에 대한 차별 없어야”

▲터키 이스탄불. ⓒPixabay

▲터키 이스탄불. ⓒPixabay

영국인 기독교인 부부가 외국인 기독교인과 선교사의 입국을 금지한 튀르키예를 유럽인권재판소(ECHR)에 제소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미국 인권단체인 ‘국제자유수호연맹’(ADF International)은 최근 “10년 이상 튀르키예에 거주해 온 레이첼과 마리오 잘마는 2019년과 2020년, 터키 당국으로부터 ‘공공질서 및 보안에 대한 위협’을 이유로 영국으로 추방당했다”고 전했다.

ADF 인터내셔널 법무 담당자인 리디아 라이더는 성명을 통해 “기독교인에 대한 튀르키예의 차별적 대우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 레이첼 잘마의 사건을 ECHR에 제소할 것”이라며 “법원이 튀르키예에 책임을 묻고, 기독교인들이 국외 추방이나 재입국 금지의 위협 없이 다시 한 번 그들의 삶을 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부부는 2019년 터키 개신교교회협회(ATPC)가 주최한 가족회의에 참석한 다수가 보안코드 ’N-82’로 분류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그 중 한 명 이상이 회의에 참석한 혐의로 ‘안보 위협’으로 분류됐다는 증거를 확보했다.

해당 남성의 재판 과정에서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튀르키예 국가정보국(TNIA)은 “그가 회의에 참석한 외국인 중 한 명이기 때문에 국가 안보에 반하는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레이첼과 마리오는 튀르키예 헌법재판소에 그들의 ’N-82’ 지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지만 기각됐고, 결국 영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라이더는 성명을 통해 “유감스럽게도, 터키 당국은 고의적으로 기독교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종교의 자유를 지속적으로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22년 10월 유럽의회에서 열린 ‘튀르키예의 종교 자유’에 관한 고위급 행사에서 피해자들은 튀르키예 정부와 사회 일각에서 소수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저지른 인권 침해에 대해 성토했다.

잘마는 이 회의에서 “우리 부부는 튀르키예 국가를 사랑하고 국민들의 이익을 위해 일하고 싶다. 우리는 주나 국가, 터키인의 삶의 방식에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ADF 인터내셔널은 “튀르키예의 기독교인 수가 지난 100년간 인구의 20%에서 0.2%로 감소했으며, 이러한 감소는 정부가 기독교인을 조직적으로 학대한 것이 일부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오픈도어에 따르면, 터키 정부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최소 60명의 외국인 기독교 사역자와 그 가족들을 추방했다.

2021년 2월, 캐나다계 미국인 데이비드 바일은 전도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19년 만에 튀르키예에서 강제추방을 당한 뒤 ECHR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튀르키예 당국은 “선교 활동은 합법이지만, 거리 전도자 바일은 체포 및 구금된 전력이 있고, 공공질서와 안보에 위협이 돼 영구적인 재입국이 금지됐다”고 주장했다.

튀르키예는 다년간 선교사로 분류된 ‘활동적인’ 해외 기독교인을 추방해 온 전력이 있으며, 모닝스타뉴스는 2021년 터키에서 추방당한 독일인 목회자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이 매체는 또 2016년 7월 군부의 쿠데타 미수 사건 이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의 기독교인에 대한 강제 추방이나 입국 거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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