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제종교자유위 “종교와 표현의 자유 권리 침해”
이란에서 사형 집행이 급증한 가운데, 신성모독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남성 2명이 교수형에 처해졌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유세프 메흐라드(Yousef Mehrad)와 사드롤라 파젤리-자레(Sadrollah Fazeli-Zare)는 8일(이하 현지시각) 이란 중부의 아라크 교도소에서 처형됐다.
두 사람은 ‘미신과 종교에 대한 비판’이라는 텔레그램 채널을 비롯해 무신론과 신성모독적인 내용을 다룬 수십 개 소셜미디어 계정을 운영한 혐의로 2020년 체포됐다.
두 사람은 체포 후 처음 두 달간 독방에 감금됐으며, 변호사 접견도 거부됐다.
이란 인권운동가통신은 “형사법원이 2021년 메흐라드와 파젤리-자레를 신성모독 혐의로 유죄 판결하고 사형을 선고했다. 두 사람은 ‘국가 안보에 반하는 단체를 운영한’ 혐의로 징역 6년형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알자지라(Al Jazeera)에 따르면, 이란의 국영뉴스 채널인 알알람(AlAlam)에서 처음 보도한 바와 같이 메흐라드가 이슬람 경전인 꾸란 사본을 불태우는 장면이 촬영됐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텔레그램 채널 회원들도 이슬람교에 대한 의견 불일치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 회원은 종교서적을 불태웠다고 인정했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8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신성모독법을 규탄했다. USCIRF는 “이 법은 종교적인 교리나 상징을 무시한다고 주장하는 개인을 처벌한다. 이 같은 법률은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침해한다”고 했다.
USCIRF의 누리 터클(Nury Turkel) 회장은 “신성모독에 따른 기소는 인권에 대한 노골적인 경시를 보여 주며, 이슬람과 다른 견해를 가진 이들을 표적으로 삼는 데 사용된다”고 말했다.
터클 회장은 “이란 정부가 국제사회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예언자(무함마드)를 모욕한 혐의로 유세프 메흐라드와 사드룰라 파젤리 자레를 처형하고 메흐라드의 가족들에게 처형이 미뤄졌다 말한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사형 집행 소식은 이란인권이 초안을 작성한 ‘2022년 이란의 사형에 관한 공동 보고서’가 발표된 데 이어 알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2022년 582건의 사형을 집행했으며, 이는 전년대비 75% 증가한 수치다.
이란에서는 히잡을 부적절하게 착용한 혐의로 ‘도덕 경찰’에 체포된 22세 여성 마사 아미니(Mahsa Amini)가 사망한 후 대규모 소요가 발생하면서 사형 집행이 급증했다. 이란의 복장 규정은 여성이 머리 덮개로 머리를 가리도록 요구한다. 아미니는 2022년 9월 16일 구타로 사망했으며, 시위는 결국 경찰에 의해 진압됐다.
유엔은 2022년 12월 이란을 여성지위위원회(CSW)에서 제외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새로운 경제사회이사회 결의안은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남은 임기 동안 위원회에서 이란을 제외했으며, 29개국이 이 결정에 찬성했다.
경제사회이사회는 2022년 9월 성명을 내고 “평화로운 시위자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해 여성과 소녀들의 인권을 점점 더 억압하는 이란 정부의 행동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린다 토마스-그린필드(Linda Thomas-Greenfield)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성명을 통해 “이란 여성들은 유엔 여성지위위원회가 이란을 제외해 줄 것을 분명히 촉구했다”며 “이란의 회원 자격은 위원회의 업무를 직접적으로 훼손할 뿐 아니라 우리의 신뢰성에 대한 오점이었다”고 했다.
지난 10월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이란 당국이 시위에 대한 대응으로 최소 23명의 미성년자를 포함해 거의 200명의 시위자를 사망케 한 것으로 알려지자 이란에 대한 유엔 조사위원회를 소집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