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무신론자 급증… 기록적 수준”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킹스칼리지런던 보고서

ⓒDevin Avery/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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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칼리지런던’(King's College) 정책연구소가 19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신이 삶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답한 영국인들의 수가 1980년대 이후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천국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기도하는 종교인이라고 밝힌 이들의 수도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지난 1981년 이후 120개국에 걸쳐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종교적, 문화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연구해 온 ‘세계가치연구’(World Values Survey)에서 나온 것이다.

이날 발표된 최신 데이터는 영국, 미국, 이탈리아, 스웨덴, 독일, 프랑스, 호주, 중국, 한국, 일본, 필리핀을 포함한 23개국의 수치를 비교한 것이다.

영국에서는 입소스가 2022년 3월부터 9월까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및 북아일랜드 전역의 성인 3,0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신을 믿는다고 답한 이들은 1981년 75%에서 2022년 절반 이하(49%)로 급격히 줄었다.

Z세대(1997년 태어난 이들)는 신에 대한 믿음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으며(37%), 특히 전쟁 전 세대의 신앙이 1981년 82%에서 오늘날 59%로 크게 감소했다.

중국(17%), 스웨덴(35%), 일본(39%), 한국(41%), 노르웨이(46%) 등 5개국 등이 신에 대한 믿음이 영국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을 종교적이라고 답한 이들도 1981년 57%에서 오늘날 33%로 크게 감소했다. 스웨덴(27%), 한국(16%), 중국(16%), 일본(14%) 만이 이 부분에서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동시에 영국의 무신론자 수는 1981년 4%에서 오늘날 5분의 1 이상(21%)으로 급격히 증가했으며, 지난 5년 동안 무신론의 인기는 가속화됐다.

Z세대는 스스로 종교적이라고 생가할 가능성이 27%로 가장 낮았으며, 무신론은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했다.

신이 자신의 삶에 중요하다고 답한 이들은 23%였으며, 이는 프랑스와 같은 수준으로  한국(17%), 노르웨이(16%), 일본(14%), 스웨덴(14%), 중국(8%)보다 높았다.

반면 하나님이 자신의 삶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답한 영국인의 비율은 1980년대 이후 28%에서 2022년 57%로 2배 이상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인의 31%가 삶에서 종교를 매우 또는 다소 중요하게 여겼으며, 그 다음은 호주(30%), 스웨덴(28%), 일본(15%), 중국(13%) 순이었다.

천국을 믿는다고 답한 응답자도 1981년 57%에서 오늘날 41%로 떨어졌다.

천국에 대한 믿음은 1981년 이래 변함없이 유지돼 왔으며, 작년에는 인구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응답자의 26%는 지옥을 믿는다고 답했으며, 이 수치도 지난 40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다.

Z세대의 51%, 밀레니얼 세대의 53%, X세대의 52%가 천국을 믿는다고, Z세대의 32%, 밀레니얼 세대의 32%, 베이비붐 세대의 18%, 전쟁 전 세대의 24%가 지옥을 믿는다고 답했다.

젊은이들이 전쟁 전 세대보다 덜 종교적임에도 불구하고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천국을 믿는다고 답한 영국인은 42%로 호주(50%)와 미국(69%) 등 다른 국가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도와 예배 참석률도 영국이 다른 나라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주 예배에 참서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10%로 1981년 이후 거의 변화가 없으나 미국(29%)보다는 상당히 낮았다.

영국인의 16%만이 매일 기도한다고 답했으며, 이는 한국과 중국보다 높은 수치였다. 반면 거의 또는 전혀 기도하지 않는다고 답한 이들의 비율도 영국이 63%로 가장 높았다.

낮은 수준의 종교적 신념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종교적으로 가장 관용적인 국가 중 하나로 82%가 서로 다른 신앙을 가진 이들을 신뢰한다고 답했다. 또 자신의 종교가 유일하게 허용된다고 말할 가능성도 12%로 가장 낮았다.

한편 연구 결과 지난 5년 동안 영국에서 교회 및 기타 종교 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31%에서 42%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런던대학교 사회과학 교수인 데이비드 보아스(David Voas)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오랫동안 확립된 종교 참여의 침식 및 우리의 자기 인식, 우리가 믿는 바에 대한 흥미로운 복잡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점은 대부분의 영국 사람들이 종교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다. 즉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나 죽음 이후의 삶에 관한 믿음은 절반 정도다. 스스로 무신론자이면서도 지옥을 믿는다고 답한 40세 미만의 성인들이 나이든 이들보다 많은 점도 꽤 흥미로운 수수께끼”라고 했다.

또 “영국인들은 널리 퍼져 있는 종교성이 부족한 데 대해서는 편안해 보이나, 적어도 종교가 공무에 개입하지 않는 한 다른 종교에 거의 반대하지 않았다. 이 조사는 심지어 교회와 종교단체에 대한 신뢰도의 예상치 못한 상승을 보여 줬다”고 했다.

아울러 “이는 조직화된 종교와 적극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느끼는 이들이 수십 년 간 다수의 대중적인 종교인에서 소수의 헌신자들로 이동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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