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생명나눔 운동 주역으로”
2018년 231명→ 2022년 6,346명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2023년
전국 중·고 59개교 3만여 명 대상
생명나눔 및 존중교육 진행 예정
청소년 장기기증 희망등록이 가능해진 후, 4년 만에 희망등록자가 2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7월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 시행으로, 보호자 동의 없이 자기 의사만으로 장기기증 희망등록이 가능한 연령이 기존 만 19세에서 만 16세로 하향 조정된 바 있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따르면 만 16-18세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수는 지난 2018년 231명, 2019년 1,618명, 2020년 3,380명, 2021년 5,576명, 2022년 6,346명으로 시행규칙 개정 후 27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한 6만 8,418명 중 20세 미만의 청소년 장기기증 희망등록자가 전체 등록자의 9.3%를 차지하며, 장기기증 문화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와 관련, 2010년부터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생명나눔 및 존중교육을 실시해 온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 목사, 이하 운동본부)는 올해도 전국 59개교 2만 9,522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 예로 운동본부는 지난 4월 11일 서울 강남구 진선여고 1학년 2반 학생들에게 생명나눔 및 존중교육을 진행했다. 이들은 ‘사랑해’, ‘고마워’, ‘이해해’ 등 긍정적 의미가 담긴 단어와 ‘싫어’, ‘짜증 나’, ‘너 때문이야’ 등 부정적 의미가 담긴 단어가 혼재된 책자를 바라보며, 평소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문장을 하나씩 체크해 나갔다.
진선여고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통해 학생들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청소년의 불안이나 우울을 해소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교육을 통해 회복탄력성 검사에 참여한 서윤민 학생(17)은 “고등학생이 된 후 처음으로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는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내 감정과 생각이 소중한 만큼, 친구와 모든 생명을 존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10년 청소년들 사이 문제가 된 자살, 왕따, 학교폭력 등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시작된 ‘생명사랑 나눔운동’은 지난해까지 전국 1,825개교 105만 6,715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올해 역시 전국 59개교 2만 9,522명을 대상으로 교육이 실시돼, 청소년이 스스로를 존중할 수 있도록 돕고 타인을 돌아볼 수 있는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교육은 생명존중 교육과 생명나눔 교육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생명존중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회복탄력성 검사를 하며 각자의 마음 상태를 진단하고,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한 가지 방법으로 일상에서 감사한 일들을 기록하는 감사 일지 작성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이후 감사하는 마음이 주는 긍정의 힘을 체득한 학생들은 오랜 투병 끝에 신장과 췌장을 이식받고 일상을 회복한 킴벌리 씨가 쓴 감사 일기를 함께 읽으며 생명나눔 교육을 시작한다. 또 킴벌리 씨에게 장기를 기증한 한국인 소녀 故 김유나 양과 부모님의 사연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과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을 재고한다.
이어 장기기증에 대한 상식과 절차를 배우고, 청소년 시기에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한 이들의 인터뷰를 함께 시청하며, 학생들 스스로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교육이 마무리된다.
이날 비슷한 또래의 장기기증 사연을 접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한 이은채 학생(17)은 “수많은 생명을 살리고 떠난 유나 언니의 숭고한 나눔에 감동했다”며 “생명사랑 나눔운동에 함께하는 친구들이 더 많아져서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개선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운동본부 박진탁 이사장은 “올바른 가치관이 정립돼야 할 청소년 시기에 생명나눔 및 존중교육이 학생들 건강한 인격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이 장기기증에 관심을 두고, 생명나눔 문화 확산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