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와 가족 삶의 질 위한 대책 마련 시급”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북한인권시민연합, 세미나 개최

전체 탈북 학생 70% 달해도
법률상 탈북민 속하지 않아
각종 혜택과 지원에서 빠져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북한인권시민연합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북한인권시민연합

북한인권시민연합(이사장 김석우) 윤현연구소는 지난 6월 29일(목) 오후 2시 R.ENA컨벤션(ENA스위트호텔 3층)에서 제3국 출생 탈북민(북한이탈주민) 자녀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는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한 여성들이 중국 등 제3국에서 인신매매 등 여러 이유들로 출산한 자녀들을 말한다. 이들은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만, 법률상 탈북민에 속하지 않는다.

탈북 학생 수 통계에서 2015년을 기점으로 제3국 출생 학생 수는 북한 출생 학생 수를 앞지르기 시작했고, 2022년에는 전체 탈북 학생들 중 69.2%를 차지할 정도로 증가했다. 탈북민을 대상으로 하는 대안학교 학생들 대부분도 제3국 출생이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배려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북한 출생 청소년의 경우 국가의 정착지원, 교육지원, 대학 특례입학(정원 외)과 등록금, 직업교육과 취업장려금, 자산형성제도, 병역특례 등 많은 도움을 받고 있으나. 제3국 출생 청소년들은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다.

제3국 출생 탈북 청소년들은 한국어가 서툴고, 정체성에서 혼란을 겪고 있어 사회의 도움이 더 필요하지만 관심을 받지 못하고, 이들과 함께 안정적 가정을 꾸려야 할 탈북민 부모 역시 심리적·경제적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

북한인권시민연합에서는 급격히 증가하는 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들이 안정적으로 한국 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이들에게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세미나를 기획했다.

주제발표에는 이재원 변호사, 양계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덕수 북한인권시민연합 교육팀 부국장이 참여했다. 또 제3국 출생 자녀를 둔 탈북 여성과 제3국 출생 자녀들이 사례를 증언했다.

19대 국회부터 여러 차례 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이 상정됐지만 입법에 실패했다. 21대 국회에서는 탈북민 출신 태영호·지성호 의원 등이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북한인권시민연합 김석우 이사장은 “2015년 이후 제3국 출생 탈북 학생 수가 점점 늘어나 작년에는 전체 탈북 학생 중 70%에 육박했다”며 “이들의 인권과 그 가족들의 삶의 질을 위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국가의 실질적인 대책과 사회적 배려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서면 축사를 통해 “상당수 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들이 사회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장 상황에 맞고 실질적 도움이 되는 대안을 제시하면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지성호 의원은 “탈북민 제3국 출생 자녀의 경우 언어적 어려움과 문화적 어려움은 일반 탈북민보다 더 힘들기 때문에, 정부의 세심한 배려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탈북민 정착지원 개편안을 국정과제에 반영시켰고, 제도개선이 이뤄질 때 제3국 탈북민 자녀의 지원강화도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인권시민연합 윤현연구소(소장 양경석)는 설립자인 故 윤현 목사의 인권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설립됐다. 故 윤현 이사장은 군사정부 시절 국제앰네스티 한국 지부 설립을 주도하여 양심수들의 인권문제 해결과 그 가족들을 지원했고, 세계에 한국의 인권 문제를 알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다.

민주화 이후에는 북한 인권의 심각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북한 인권·난민 문제 국제회의’를 매년 개최하고, 유엔 북한인권사무소 설치와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에 큰 역할을 했다. 또 죽음의 위협에 놓인 북한난민들을 구출해 국내 정착을 돕고, 탈북 청소년들의 교육사업에도 큰 힘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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