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론(樣態論, Modalism, 양태론적 단일신론의 준말)은 양식론(樣式論)이라고도 불리는 데, 전통적 유일신 신앙(단일신론)은 고수하면서 삼위일체를 설명하고자 했던 기독교의 이단 이론을 말한다. 본래 이 단어는 독일 신학자 아돌프 폰 하르낙(Adolf Von harnack, 1851-1930)이 삼위일체에 대해 이단적 교리를 가지고 있던 노에투스와 프락세아스, 3세기 사벨리우스, 이 세 사람의 공통적 요소를 말하려고 도입한 단어였다.
양태론자들은 하나님은 한분이시고 그리스도는 완전한 신성을 가졌으므로 아버지와 아들은 하나라는 입장을 고수하였다. 한분 하나님께서 모양만 성부, 성자, 성령의 다른 형식(forms)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리스도의 인격과 성령의 인격은 사라지고 단일한 신격만 남게 되어 이단 사상이 되어 버린다. 전형적인 양태론은 같은 하나님이 창조 시에는 성부 하나님으로, 구속에는 성자 하나님으로, 성화 때는 성령 하나님으로 활동한다고 본다. 즉 양태론은 교회의 정통적 삼위일체론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
히폴리투스(170?-236?)에 의하면 노에투스(Noetus of Smyrna, 200?-225)는 ‘성부가 친히 성육신하시어 그리스도가 되어 고난 받고 죽었다가 스스로 부활했다’는 성부수난설(聖父受難說, Patripassianism)을 주장하여 최초의 양태론자의 모습을 보인다. 노에투스의 제자요 반 몬타누스주의자였던 프락세아스(Praxeas)도 190년 경 로마에 와서 스승인 노에투스처럼 ‘창조주 하나님은 성부 한분으로 아버지 자신이 동정녀에게 들어가 그 자신이 동정녀에게 나시고 그 자신이 수난 받으셨다’ 주장하여 삼위의 위격 구별을 부정하였다. 터툴리안이 비판한 프락세아스야 말로 진정한 최초의 양태론자로 보기도 한다. 주로 로마에서 활약한 사벨리우스(Sabellius, ?-260?)도 하나님은 오직 한분임을 강조하면서 신격의 엄중한 단일성을 가르쳤다. 태양이 빛, 열, 둥근 형체를 가지고 있으나 오직 하나의 태양이 있는 것처럼 하나님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세 가지 명칭을 가지고 있으나 하나님은 한 인격이 세 가지 다른 형태로 나타나는 단일한 실체, 단일한 인격이라고 사벨리우스는 본 것이다. 사벨리우스에 의하면 성자와 성령이란 한 분 성부께서 자신을 계시하시는 임시적 양식에 불과할 뿐이다. 결국 사벨리우스는 한 인격을 가진 한분, 한 존재인 하나님이 창조와 율법 수여 시에는 성부로, 성육신에서는 성자로, 중생과 성화에서는 성령으로 각각 나타난다고 주장하여 양태론의 절정을 이룬 인물이 되었다. 양태론을 사벨리아니즘(Sabellianism)이라고도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한위가 세 양태로 나타나니 "일위삼양설"이라고도 부르고 성부가 성자에게, 성자가 성령에게 계승 되므로 계승설(Successism)이라고도 한다.
이 같은 양태론에 대해 교황 칼리스투스(Callistus, 217-222)는 처음, 사벨리우스에 동조했으나 결국 263년 로마 회의는 사벨리우스를 정죄, 파문하게 된다. 물론 사벨리우스가 세 인격의 동등한 본질, 동등한 영원성을 암시한 점은 주목할 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삼위를 부정하고 단일한 인격을 주장함으로 대표적인 양태론을 주장한 인물로 남게 되었다. 그리고 양태론은. 종교개혁 시대 세르베투스(M. Servetus)와 18세기 신비주의자 임마누엘 스웨덴 보르그(I. Swedenborg) 등에게서 다시 등장하게 되었으나 그리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였다.
기독교 초기 양태론이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피조물인 우리 인간에게 있어 삼위일체 교리의 이해와 설명이 쉽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때로, 말로는 삼위일체를 믿는다고 하면서도 삼위일체와 양태론을 잘 구분하지 못해 양태론에 빠지는 사람들이 최근에도 많이 있음을 보게 된다. 그만큼 삼위일체 교리는 심오한 것이다. 하지만 설명은 쉽지 않더라도 성경은 분명 하나님이 삼위일체임을 말씀하고 있다. 따라서 양태론적으로 하나님을 해석하면 이단이 된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에도 일부 기독교인들이 무의식적으로 양태론에 빠져서 방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교회는 성도들이 바른 분별력을 가지도록 늘 바른 교리를 잘 가르쳐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조덕영 박사의 ‘창조신학연구소’ 홈페이지(www.kictnet.net)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조덕영 박사는
환경화학 공학과 조직신학을 전공한 공학도이자 신학자다. 한국창조과학회 대표간사 겸 창조지 편집인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여러 신학교에서 창조론을 강의하고 있는 창조론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가 소장으로 있는 ‘창조신학연구소’는 창조론과 관련된 방대한 자료들로 구성돼 목회자 및 학자들에게 지식의 보고 역할을 하고 있다. ‘기독교와 과학’ 등 20여 권의 역저서가 있으며, 다방면의 창조론 이슈들을 다루는 ‘창조론 오픈포럼’을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