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복음주의 계열의 휘튼대학교가 종신 고용된 라리시아 호킨스 교수의 직위를 해제했다.
지난 2007년부터 휘튼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온 호킨스 교수는 10일(이하 현지시각)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슬림들과의 연대를 위해 대림절 기간 동안 히잡을 착용할 것”이라고 알렸다. 그녀는 “무슬림들은 기독교인인 나처럼 ‘성서의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과 종교적으로 연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호킨스 교수는 또한 “무슬림들과 기독교인들은 같은 신을 섬긴다”는 발언으로 수많은 기독교인들의 반발을 샀다.
이에 대해 휘튼대는 성명서를 통해 “해당 발언의 ‘신학적 함의’를 검토하는 동안 그녀의 종신 교수로서의 직위를 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휘튼대는 성명서에서 “호킨스 박사가 언급한 ‘기독교와 이슬람의 관계성’과 관련해 중요한 의문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휘튼대 교수들과 직원들은 성실, 열정, 신학적 명료함을 신앙의 바탕으로 수용하고 모델로 삼고 있다. 이들이 학교에 온 이유는 다양하지만, 교수와 직원들이 공적인 이슈에 대해 발언할 때 학교의 복음적인 신앙 견해를 충실하게 반영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호킨스 교수는 자신의 발언을 해명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녀는 허핑턴포스트의 논설위원인 예일대 미로슬라브 볼프 교수의 글을 인용해 “많은 아랍 기독교인들은 수백 년 동안 알라의 이름으로 예배를 드렸다. 또한 많은 기독교인들 역시 ‘무슬림은 우리와 같은 하나님을 섬긴다’고 믿어 왔다”고 했다.
그녀는 “이 같은 입장에 동의하든 하지 않든, 수백 년 동안 수많은 기독교인(교회 개척자, 성인들, 일반 기독교인 등)들이 이를 붙들어 왔고, 우리는 삼위일체 하나님, 동정녀 탄생, 부활 등의 주제와 같이 신학적 초점에 있어서 이견(異見)들을 평화롭게 나눌 수 있으며, 다른 이들을 긍정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앞서 언급한 모든 것에 대해 다양성 속의 일치가 있도록 하자”고 덧붙였다.
그리고 기독교인과 무슬림은 동일한 하나님을 예배한다는 볼프 교수의 인터뷰 내용을 올렸다.
앞서 볼프 교수는 미국 크리스천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모든 기독교인들이 동일한 하나님을 예배하지 않으며, 모든 무슬림들도 동일한 신을 예배하지 않는다. 그러나 난 신앙의 규범적 전통을 따르는 무슬림과 기독교인들은 같은 목적, 같은 존재를 언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기도할 때, ‘하나님’에 대해 말할 때 이 언급은 동일하다. 하나님에 대한 묘사가 부분적으로 다를 뿐이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