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독자들의 투표에 이어, 사역자나 기독 전문인들 중 다독가들과 본지 서평가들이 추천하는 '올해의 책'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총 14명이 응답해 주셨습니다. 작년 12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출간된 도서들 중 가장 감명 깊거나 기억에 남는 책들을 1-3권씩 선정해 주셨습니다(응답자명 가나다순).
◈김관성 목사(행신침례교회, <살아 봐야 알게 되는 것> 저자)
말씀 앞에 울다: 내 영혼의 일기
김기현 | SFC | 242쪽 | 11,000원
글 하나하나에 우리 실존의 모습이 담겨 있고, 인생의 연약함과 한계를 체휼하신 예수님의 안목과 긍휼이 우리의 영혼을 흔들며 찾아옵니다.
◈김기현 목사(로고스교회, 로고스서원 대표, 저자·번역가·독서운동가)
1. 말씀 앞에 울다: 내 영혼의 일기
김기현 | SFC | 242쪽 | 11,000원
지적으로 보이고 활발한 저술을 하던 중년의 사내이자 목사가, 말씀을 읽으며 엉엉 웁니다. 말씀 앞에 투명하게 보이는 내 영혼이 서러워 울고, 말씀 앞에 확연하게 나타나는 하나님의 사랑에 겨워 웁니다. 이 사람의 묵상을 따라가다 보면 따뜻한 위로와 지독한 독설에 얼얼합니다. 어떻습니까? 나도 나만의 내 영혼의 일기를 써 보는 것이.
2. SU 신학총서(성서유니온선교회)
①잠언 바로 읽기(크레이그 바르톨로뮤) ②발람, 참예언자인가?(R. W. L. 모벌리) ③목격자의 증언, 복음서(리처드 보컴) ④새 하늘과 새 땅(톰 라이트) ⑤역사적 예수(하워드 마샬)
교우들의 가장 강력한 열망은 성경을 아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실재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성경은 여전히 난해하고 멉니다. 설교집은 내용이 헐겁고, 신학 서적은 너무 무겁습니다. 최고 전문가가 대중의 언어로 묵직하면서도 술술 읽히게 쓴 책이 그립습니다. 바로 이 시리즈가 그렇습니다. 가격 착하고, 분량은 한 손에 잡을 수 있고, 한 권씩 읽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김준영 대표(나의미래공작소, 마커스 설립자, <나는 마커스입니다> 저자)
슬로처치
크리스토퍼 스미스, 존 패티슨 | 새물결플러스 | 358쪽 | 16,000원
이 시대 교회의 모습과 사역에 대해 대안적 방향을 제시하는 탁월한 책입니다^^.
◈민호기 목사(소망의바다, 찬미워십, 대신대 교수, <오래된 영원 찬송가> 저자)
나는 내 숨을 쉰다
홍순관 | 꽃자리 | 280쪽 | 14,000원
나는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신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성직자와 평신도를 편 가르는 얄팍한 선 긋기와도 다르다. 하나님을 알고 닮고 따르고자 하는 이들의 일상에는 신학이 깃들어 있다.
홍순관은 차마 동시대적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CCM과 천편일률적 경배와 찬양만 넘쳐나는 한국교회에서, 평생을 오롯이 자기 숨을 쉬며 자신의 길을 걸어온 노래꾼이다. 늘 약자의 편에 서 있었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신 불러온 이에게 노래란, 실로 외롭고 고통스럽고 위대한 노동이었으리라.
쌀 한 톨에 우주가 들어 있듯, 때론 한 곡의 노래가 수천 편의 설교가 못다 한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굳이 '노래신학'이라 이름 붙이지 않아도, 이미 이 글들은 '예술적'이고 '신앙적'이고 '신학적'이다.
◈서자선 집사(광현교회, <가슴 뛰는 교리교육 현장 보고서> 공동저자)
1. 조지 윗필드: 18세기 위대한 복음 전도자
아놀드 델리모어 | 복있는사람 | 1,368쪽 | 53,000원
복음 전도자 조지 휫필드(George Whitefield, 1714-1770)의 전기입니다. 한 사람의 신자로서 설교자의 성장 배경과 성품, 삶의 과정과 관계, 사역 및 설교와 교리적 입장, 주변 조력자들의 모습 등을 읽으면서 재미와 감동, 도전이 되었습니다. 특별히 같은 여성으로서, 휫필드 곁에서 동역했던 헌팅턴 백작부인은 제 롤모델이 되었습니다.
당시 역사적 배경 뿐 아니라 정치, 사회, 나라(지역) 등의 설명을 통해 통합적 관점까지 덤으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2. 미러링: 더 깊은 묵상
한병수 | 세움북스 | 368쪽 | 15,000원
묵상의 본질을 바로 알고 습관이 되도록 돕는 묵상집입니다.
성경의 바른 해석 아래 실천을 목적으로 적용하고 묵상한 구체적인 결과물들을, 저자만의 고유한 언어로 담았습니다.
이를 통해 나만의 묵상들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깊어지게 하는 훈련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미러링 2' 라 할 수 있는 <묵상, 성도의 품격>도 이번에 나왔네요^^.
◈이동현 목사(라이즈업무브먼트 대표, 새로운꿈김포/분당교회 담임목사, <순수의 힘> 저자)
급진적 제자도
존 하워드 요더 | 죠이선교회 | 240쪽 | 15,000원
근래 보기 드문, 복음의 깊이가 배어 나온 책입니다. 화려한 프로그램이나 특별한 방법론, 혹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신파 같은 메시지가 넘쳐나는 요즘, 제자도의 근본을 가르쳐 주는 역작입니다. 사실 진리를 발견하려면 자신의 필요를 뒤로하고 본질적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데, 이런 관점에서 존 하워드 요더의 가르침은 깊이 있는 깨달음을 던져 줍니다.
◈이상웅 교수(총신대 신학대학원 조직신학, <조나단 에드워즈의 성령론> 저자)
1. 한 권으로 읽는 조나단 에드워즈 신학
마이클 맥클리먼드, 제럴드 맥더모트 | 부흥과개혁사 | 960쪽 | 45,000원
복잡하고 난해하며 산발적인 에드워즈 사상을 체계적으로 요약한 대작으로, 이 한 권 숙독으로 에드워즈 사상 개관이 가능합니다.
2. 칼빈신학
문병호 | 지평서원 | 720쪽 | 30,000원
칼빈 전문가가 칼빈의 제 신학적 주제들을 심도 있게 제시하는 대작입니다.
3. 개혁파 교의학
헤르만 바빙크 | 존 볼트 편저 | 새물결플러스 | 1,412쪽 | 70,000원
바빙크의 네 권 교의학의 정수를 모아 제시한 대작으로, 그의 사상을 비교적 수월하게 제시해 줍니다.
◈이재근 교수(합동신대, 현대기독연구원, <세계 복음주의 지형도> 저자)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
로완 윌리엄스 | 복있는사람 | 128쪽 | 9,000원
피상적인 경건과 신앙 전통만 경험하던 우리 풍토에, 성공회 고교회 전통을 소개하면서 개인의 내면보다 더 큰 교회와 역사, 세상이라는 틀로 신앙을 읽어낸 역작입니다.
◈정한욱 원장(국제실명구호단체 비전케어 이사, 안과 개원의)
목사의 딸
박혜란 | 아가페북스 | 288쪽 | 13,000원
단순히 한국을 대표하는 목회자를 아버지로 둔 개인의 불행한 가족사에 대한 고백이나 폭로를 넘어, 평생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며 방황했던 딸을 따뜻하게 품어 주시는 '아버지'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에 대한 기록이자, 아직도 '유교적 칼빈주의'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한국의 보수 교회에 주는 하나님의 따끔한 경고로 읽혀야 할 책입니다.
-아래부터는 본지 서평가들의 추천 도서.
◈송광택 목사(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독서가 미래를 결정한다> 저자)
팀 켈러의 기도: 의무를 지나 기쁨에 이르는 길 찾기
팀 켈러 | 두란노 | 408쪽 | 16,000원
저자가 갑상선암을 겪으며 자신의 기도생활을 근본부터 성찰한 후, 본인의 체험을 배경으로 성경과 신학, 그리고 기독교 고전을 통합하여 기도의 이론과 실제를 명쾌하게 밝힌 모던 클래식입니다.
리차드 포스터나 제임스 패커의 기도와 함께 읽어야 할 탁월한 저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탄탄한 신학적 바탕에 개인적 체험을 더하니 풍부한 설득력이 있습니다.
◈신성관 목사(안양감리교회, 저자)
안식일은 저항이다
월터 브루그만 | 복있는사람 | 172쪽 | 10,000원
신뢰할 만한 구약학자의, 십계명에 대한 해석과 사회학적 통찰력이 현대 독자들에게 뛰어난 적용점을 전해 줍니다.
◈이정규 강도사(시광교회, 성경공부 시리즈 <갈라디아서> 저자)
청교도 신학의 모든 것
조엘 비키, 마크 존스 | 부흥과개혁사 | 1,172쪽 | 50,000원
금년 출간된 책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합니다. 다루는 주제가 청교도이고, 압도적인 두께를 자랑하며, 신학, 그것도 청교도의 조직신학을 서술하기에 겁먹을 수 있겠지만, 조엘 비키와 마크 존스는 그 방대하고 다양한 청교도 신학을 정리하면서, 그것도 은혜롭고 읽기 쉽게 풀어냈습니다. 청교도에 관심이 있든 그렇지 않든 관심을 가져볼 만한 책. 1,172페이지에 정가 50,000원이라니 가성비도 좋군요.
◈이진용 목사(기성)
신자들의 교회
도날드 F. 던바 | 대장간 | 472쪽 | 20,000원
가시적인 제도권 교회는 불완전하지만, 본질적으로 구원받은 성도가 그리스도와 연합한 공동체로서의 교회 자체는 영원합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비주류 교회의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주류 교회와 비주류 교회가 어떤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지속되어 왔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진규선 목사(디아텍스트 관리자, 번역가·서평가)
1. The Thiselton Companion to Christian Theology(해외 서적·미번역)
앤서니 티슬턴 | Eerdmans Pub Co | 896쪽 | 106,000원
티슬턴은 복음주의 진영의 해석학 권위자입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신학사상을 집대성하여 사전 형식의 책을 내어놓았습니다. 기독교, 특히 신학을 공부하는 이들을 위한 2015년 최고의 도서입니다.
2. 메시지: 완역본
유진 피터슨 | 복있는사람 | 2,360쪽 | 49,000원
메시지(The Message) 성경은 영어에서 다시 한글로 넘어온 번역임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서적입니다. 성경 번역의 새로운 역사를 쓴 책을 우리말로도 이렇게 빨리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한국 기독교 출판계의 위대한 업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