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채영남 총회장, 교단 주최 예배·간담회서 권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총회장 채영남 목사)는 24일 오전 11시 총회장이 시무하는 광주 본향교회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드리는 예배'를 진행했다. 이날 예배에는 세월호 참사 아홉 명의 미수습자 가운데 은화·다윤·시찬 학생의 부모들이 초청됐다.
이날 채영남 총회장은 "예수님의 마음 단장지애(斷腸至愛)"(마 9:35-38)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그는 "오늘 오신 미수습자 가족들과 유가족들의 아픔을 우리가 어떻게 알 수가 있겠는가. 어떻게 사람의 말로 이분들을 위로할 수 있겠는가. 위로하고 지지하기는커녕 많은 사람들이, 정치인들이, 언론인들이, 심지어 교회들까지도 이분들에게 상처를 주었다"며 "오늘 예배를 계기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과 유가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헤아리고, 위로하며, 함께 기도하자. 마음을 나누는 연대로 앞으로 이분들과 동행하는 일에 나서는 다짐의 시간이 되시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그는 "오늘 본문에 '예수께서 무리를 보시고 그들을 불쌍히 여기셨다'고 쓰여 있다. 이 '불쌍히 여기셨다'는 헬라어는 '스플랑크니조마이'인데, 직역하자면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 즉 단장지애"라며 "예수님께서는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 바로 그 단장지애로 자신에게로 모여든 사람들의 질병과 아픔을 고쳐 주셨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는 성도 여러분을 일꾼으로 부르신다. 진실은 포기하지 않는 한 밝혀진다. 진리가 승리함을 포기하지 말자"며 "지금 이 땅에서 세월호 참사로 고통받는 이들, 가난으로 배고픈 이들, 부모에게 버림받거나 집을 나간 청소년들, 일자리가 없어 길거리를 배회하는 청년들, 환경 오염으로 병마에 시달리는 이들, 억울한 일로 감옥에 갇힌 이들, 이주노동자들과 다문화 가족들, 모두가 목자 없이 고생하는 불쌍한 이들이다. 주님의 단장지애로 이들을 안아 줄 일꾼들을 주님께서는 지금 부르신다. 성도 여러분이 단장지애의 일꾼들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채영남 목사는 작년 2015년 10월 총회장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안산분향소를 방문,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드리는 예배로 직무를 시작해 교계와 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그때 가족들에게 "우리의 아픔·고통·진실을 교회에 가서 알릴 수 있게 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 약속을 지키는 뜻으로 금번 예배를 드렸다.
특히 예배 시간에는 희생자 가족들의 인사와 증언이 있었다. 예배 후에는 세월호 참사 가족들과 광주 지역 국회의원 당선자들, 지역사회 인사들, 총회 임원과 관계자들과 오찬을 함께했고, 앞으로 세월호 인양과 미수습자 대책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누는 간담회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