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원서 전문서점 라비블의 신간 도서들을 소개합니다. 해당 도서 제목을 누르시면 해당 라비블 구입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고, 10월 13일까지 추가 할인이 적용됩니다. -편집자 주
1. Making Sense of God: An Invitation to the Skeptical
저자: Keller, Timothy
출판사: Viking Books
세상에는 '핫한' 목사님이 참 많습니다. 독자의 성향에 따라 좋아하는 목사님도 다르겠지요. 2010년부터 제 마음 속에 계시며, 제 휴대폰 팟캐스트에도 계시는 분이 바로 오늘 소개할 책의 저자 팀 켈러 목사님입니다. (수많은) 21세기 C. S. 루이스 중 한 분이시기도 한 켈러 목사님은 이전에도 변증의 성격을 띤 책을 낸 적이 있고, 뉴욕에서 그에 관련한 설교도 많이 하셨지요. 오늘의 책은 어떤 내용인지 함께 살펴봅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secular people, 즉 세속적인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싶어 합니다. 하나님이 있다고 믿지 않거나, 혹은 자신이 기독교인이라면서 복음을 모르는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지요. 목사님이 목회하시는 도시 뉴욕의 시민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기독교가 맹신의 종교이기에 과학과 기술이 넘치는 시대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지요.
그리고 기독교의 목소리를 들어보려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목사님은 오히려 '왜 기독교 신앙이 이렇게 특별하다는 것을, 그리고 이렇게 생각할 거리를 많이 준다는 것을 진작에 알려주지 않았을까요?' 라는 말을 많이 들으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아마 여기까지 읽으셨으면, '어? 지난번에 쓴 책이랑 비슷한 거 아닌가?' 싶으실 겁니다. <살아있는 신>과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시겠죠. 저자는 바로 솔직하게 이야기합니다. "그 책은 너무 가까이서 시작했다." 즉, 이미 사람들이 기독교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도 않고 세상과 관련 없어 보인다고 생각하는데, 그에 비해 그 책은 좀 더 깊은 얘기를 다룬 것이었지요.
그래서! 이 책은 정말 멀리 있는 사람들에게 말을 겁니다. 책의 첫 부분에서 저자는 세상이 갈수록 세속화돼 가고, 종교가 없는 사람 혹은 종교심이 없는 사람은 이성적인 이유로 그 위치를 갖는다는 생각을 흔들어 놓습니다. 즉 저자는 모든 사람이 이성과 감정과 문화와 사회의 요소에 의해 자신의 세계관을 형성한다는 전제를 증명하지요.
나머지 장에서도 세속 사람들이 착각하는 지점들에 대해 논의 합니다. '의미, 희망, 만족이 있는 온전한 삶을 살기 위해서 하나님을 믿을 필요가 없어.',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게 자기 생각대로 살면 되는 거지.', '너의 가장 깊은 욕망과 꿈에 진실되게 살면, 그게 너 자신이 되는 거야.', '하나님을 믿어야만 도덕적 가치나 인권에 대한 근거를 가질 수 있는 건 아니야.', '하나님의 존재나 기독교가 진리라는 증거는 거의 없거나 아예 없어.'
이런 말들 들어보셨나요? 저는 들어봤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얘기하면 대답을 못 했습니다. 켈러가 각 장에서 대답할 명제들이 바로 저렇게 현실적인 명제들입니다. 그래서 저런 질문을 받으셨거나, 혹은 마음 속에서 저런 질문들을 갖고 계시다면 꼭 필요한 책이겠습니다.
그렇다고 비신자만을 위해서 쓰여진 책이 아닙니다. 저자는 자신을 신자로 여기고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도 충분히 위의 명제를 실질적으로 '살아내고'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결국 이 책은 기독교 진리의 뿌리들을 다루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미 신앙 생활을 잘 하고 계시더라도,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2. Christian Theology, 6th Ed.: An Introduction
저자: McGrath, Alister E.
출판사: Wiley-Blackwell
소개가 필요 없는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소개가 필요 없는 책입니다. 이 책과 책의 저자가 유명하다는 점을 전제로 '6판'이 어떤 의의를 갖는지를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뒤에 이 책 자체에 대한 소개도 있으니,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은 뒤로 넘어가 주셔도 괜찮습니다!
첫째, 6판은 성령론을 다루는 장을 따로 할애하였습니다. 1-5판에서는 성령론을 삼위일체론에서 부차적으로 다뤘는데, 이제는 주요 교단 속 오순절 운동의 성장으로 인해 성령론을 중요하게 다룹니다.
이 책의 편집자와 저자는 독자들의 피드백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그냥 형식적으로 내용만 분리해 하나의 장을 따로 뗀 게 아니라, 정말로 중요하게 다룹니다. 기독교 신학에서 중요한 비율을 차지하는 구원론과 비교해도 지면 할애의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신학의 큰 그림에서 성령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알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이 필요하시겠네요.
둘째, 챕터들의 순서를 조금 바꾸었습니다. '엥, 그게 무슨 대수인가?' 싶으실 수 있겠지만, 이렇게 두꺼운 책을 마음먹고 읽는 사람에게는 순서가 중요하지요. 5판에서는 삼위일체를 신론 뒤에 다루었습니다. 그러나 6판에서는 성령론 뒤에 삼위일체론이 등장하지요.
사실 삼위일체론을 어렵게 만드는 신학이 기독론과 성령론이지요. 특히 이 책처럼 역사신학적 부분을 놓치지 않는 경우, 어려운 삼위일체론이 성령론 뒤에 위치하면 아주 좋지요. 삼위일체론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들을 미리 읽고 넘어갈 수 있으니까요!
셋째, 설명을 조금 더 분명하게 그리고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습니다. 마침 학교 도서관에 4판과 5판이 있어 비교해 보았는데, 저자가 세세한 부분에 신경 썼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넷째, 각 주제별로 탈 식민주의 신학, 페미니스트 신학, 세계 신학에 대한 부분이 더 보강되었습니다. 다섯째, 맥그래스가 교회사에도 조예가 깊으신 것을 아시지요? (조예가 깊지 않은 분야가 어딘지 모르겠습니다. ^^;) 그래서 이 책의 장점 중 하나가 역사적으로 신학적 주제들을 다루는 것이었습니다. 6판에서는 그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되, 동시에 현대적 논의들도 등장합니다.
이제부터 책 자체에 대한 소개입니다. 제목 그대로, 기독교 신학에 대해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제목은 기독교 신학, 부제는 '개론'이지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개론서이며, 동시에 많은 교수님들이 교재 혹은 교재를 위한 개요로 사용하십니다.
저는 신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큰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사람이 있을 때 이 책을 추천했었습니다. 저자는 1장에서 교리사와 교회사로 책을 시작합니다. 각 시대에 대해 설명하고, 그 시대에 어떤 신학자들이 어떤 얘기를 했는지, 그리고 그 시대에 중요한 신학적 주제들은 무엇이었는지 다루지요.
2장은 신학의 자료와 방법에 대해 다룹니다. 여기서는 믿음과 신학의 정의에 대해 논의하고, 신학의 자료인 성경, 전통, 이성, 종교적 경험에 대해 설명하고 논의합니다. 다음으로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의 두 가지 종류, 계시 신학과 자연 신학에 대해 이야기하지요. 이 장에서는 마지막으로 철학과 신학이 어떤 관계를 갖는지 설명해줍니다.
3장에서는 기독교 신학의 내용 자체를 다룹니다. 신론, 기독론, 구원론, 성령론, 삼위일체론, 인간론, 죄론, 은혜론, 교회론, 성례론, 기독교와 세계 종교, 종말론에 대해 다룹니다. 3장의 각 부분은 그 교리가 발전된 과정을 보여주고, 성경에서 그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지 얘기하며, 그 주제에 대해 어떤 관점들을 가질 수 있는지 설명해줍니다.
숲과 나무를 모두 봐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기독교 신학을 공부할 때는 숲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더라도, 책장에 꽂아두고 한 주제에 대해 궁금할 때마다 펴볼 책,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궁금한 게 생길 때마다 인터넷만 검색한 분들에게, 신학교 입학 예정이신 분께, 신학교를 졸업했는데 신학의 앞뒤 맥락을 잘 모르는 분께, 학생을 가르치려 하는데 어느 책을 교재로 삼아야 할지 모르는 분께,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3. Fearfully and Wonderfully Made
저자: Yancey, Philip
출판사: Zondervan Publishing House
저와 비슷한 시대에 큰 수련회를 다니신 분들이라면, 아마 '신묘막측'이라는 설교를 많이 들으셨을 것입니다. 저는 그 제목의 설교를 정말 십수 번은 들은 것 같습니다. 개역개정이 아니라 개역한글의 시편 139편에 나오는 표현인데, 이 표현이 NIV에는 fearfully and wonderfully made로 옮겨져 있습니다.
이 책은 바로 우리를 신묘막측하게 만드신 하나님의 솜씨를 보여주는 책이지요. 필립 얀시는 소개가 필요 없을 만큼 유명한 기독교 작가입니다. 지금은 다작으로 유명하지만, 처음 등장했을 때는 어렵고 차가운 교리를 가슴 뜨겁게 설명함과 동시에, 삶에 어떻게 적용할지 잘 알려주었지요.
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 우선순위를 강력하게 시사하였습니다. 중요한 것을 잘 지킬 수 있는 방식의 수사, 지나치지 않게 화려한 문체, 많은 사람의 살아있는 이야기와 증언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그와 함께 이 책을 쓴 사람 폴 브랜드(Paul Brand)는 의사입니다. 런던에서 의술을 배우고, 2차 세계대전 런던 대공습 때 활약으로 유명해진 사람입니다. 훌륭한 의사로서 이 책의 과학적이고 의학적이고 인체 생리학적인 부분을 담당했습니다.
이 책은 얀시가 <내가 고통당할 때 하나님 어디 계십니까(Where Is God when it hurts?)>를 쓸 때 만난 브랜드와 썼습니다. 얀시는 고통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책으로 쓰기 위해 고민할 때, 브랜드가 쓴 <고통의 선물>이라는 책을 마주했습니다. 브랜드는 나병 치료를 위해 인도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나병의 가장 기본적인 원인이 바로 고통의 부재, 즉 신경세포가 제대로 일을 하지 않는 데 있기 때문이지요.
어쨌든 둘은 함께 하나님이 기묘하게 만드신 인간의 몸에 대한 신학적 단상을 공유합니다. 크게는 세포, 뼈, 피부, 행동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는데, 예를 들어 세포가 어떻게 서로 협력하는지를 보며 교회의 구성원이 서로를 돕는다는 얘기를 하고, 피부의 생리학적 특징을 통해 성경적으로 인지한다는 게 무엇인지 설명해줍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두 저자는 세포가 '소속되는 것'에 대한 피할 수 없는 본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몸이 그렇게 만들어져 있다는 팩트를 알려주지요. 육체는 모든 세포의 이름을 알아서, 어느 세포가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기 때문에, 엉뚱한 놈이 엉뚱한 짓을 하고 있으면 바로 정리한다고 얘기하지요.
두 저자는 이 개념을 활용하여, 교회의 한 구성원이 교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스도의 몸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보여줍니다. 어떻게 보면 신학적 지식을 전달해주는 책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우리의 몸을 하나님이 얼마나 정교하게 만드셨고, 또 그 정교함 자체가 성경에서 드러나는 하나님과 얼마나 깊은 관련이 있는지 알게 해줍니다.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으시고, 과학 속에서 드러나는 하나님에게 관심이 많으신 분에게 추천합니다. 또한 얀시의 독특하고 편안하고 마음을 꿰뚫는 문체를 공부하고 싶은 영어학도에게도 좋겠습니다.
글: 하늘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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