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으로 외향적인 사람과 내향적인 사람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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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렬 박사의 ‘치유상담’] 칼 융의 분석심리학과 상담치료(2)

▲김충렬 교수. ⓒ크리스천투데이 DB

▲김충렬 교수. ⓒ크리스천투데이 DB

제2장 정신의 태도와 기능(1)

개인은 사회에 적응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자신이 관심을 갖는 것과 정신에너지의 움직임에 따라 일정한 태도가 결정되고 기능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것을 정신의 태도와 기능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모든 사람의 정신은 동일하지 않고 개체에 따른 반응이나 행동도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차이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정신의 태도에서 차이를 보이기에 우리는 이런 특성을 일반적으로는 성격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그것이 정확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동일한 성격이라고 해도 보편적인 경우와 특수한 경우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 점을 고려하여 우리는 정신에 대하여 전반적인 태도와 기능에 대하여 고찰하기로 한다.

1. 정신에 대한 이해

심리 및 정신은 일정한 태도와 기능을 하는 유형을 갖고 있다. 동일한 사건을 두고서도 각기 다른 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개인이 갖고 있는 정신의 태도와 기능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융은 일반적인 태도의 유형과 기능의 유형을 구분한다. 정신에서 내향과 외향이 일반적인 태도의 유형이라면 사고, 감정, 감각, 직관 등은 그 기능의 유형이다. 여기서는 일반적인 태도에 집중하여 기술하고, 기능의 유형에 대해서는 후술하게 될 것이다.

1) 일반적인 태도의 특징

일반적인 태도의 유형이란 대개 내향적, 외향적이라고 부르는 심리 및 정신의 특성이다. 이는 관심의 방향, 정신에너지의 움직임의 방향에 의해 구분되는 것이라면, 기능유형은 개인이 자신에게 가장 많이 발달된 기능을 가지고 적응함으로써 생겨나는 특수한 유형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내향적인 사람은 대상에 대해 추상적인 태도를 취하는 편이다. 그러자니 이들은 마치 대상의 세력이 커지는 것을 막으려는 것처럼 언제나 대상에서 정신에너지를 빼내려는 태도를 취하는 것처럼 보인다.

반면 외향적인 사람은 대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행동한다. 이들은 대상의 의미를 긍정하여 자신의 태도를 항상 대상에 맞추면서 대상과 관계를 맺는다. 이들은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갖기보다는 대상의 의미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융은 내향과 외향의 두 유형이 너무나 눈에 띄게 다르기 때문에, 심리학자가 아닌 보통 사람들도 주의만 기울이면 구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내향형처럼 폐쇄적이고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정반대로 외향형처럼 개방적이고, 사교적이고, 명랑하거나 친절하고 붙임성 있고, 다른 사람과 관계를 잘 맺으면서 지내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성격의 유형은 보편적이고 전형적인 태도로써 유식하고 무식하고를 떠나 모든 계층에서 나오고 성별의 차이도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인간의 정신태도가 이처럼 내향과 외향으로 구분되는 것에 대하여 융은 본능적인 바탕에서 나온다고 보았다. 만약이 이것이 의식적이고 의도적으로 선택된 태도인 의식의 문제라면, 교육방식과 수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에 그렇게 보편적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이런 두 유형은 선택적으로 분포되지 않는다. 똑같은 가정에서 태어나 성장한다고 해도 한 아이는 내향적이지만, 다른 아이는 외향적일 수 있다. 이것은 두 태도의 유형이 보편적이고 우연적으로 분포되는 현상으로서 의식의 판단이나 의도의 문제일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는 두 유형을 융이 의식되지 않는 본능적 바탕에서 나온다고 보는 이유이다.

2) 적응관계로서 내향과 외향

내향과 외향은 일정한 기준에서 차이를 보인다. 내향과 외향의 차이에 대하여 융은 생물학적인 설명을 시도한다. 여기서 융은 주체와 객체의 적응관계에 주목한다. 주체와 객체는 생물학적으로 보면 언제나 적응관계로, 항상 하나가 다른 하나를 변화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것 때문이다. 그리고 이 변화들이 바로 적응이기에 객체에 대한 여러 전형적인 태도는 여러 가지 적응과정이 되는 것으로 자연의 생명체에서도 내향과 외향은 적응인가, 아니면 번식인가의 문제로 근본적으로 다른 길로 나뉜다는 것이다.

외향은 자손을 많이 퍼트리되 개체의 방어력과 생존기간은 떨어지는 것이고, 내향은 개체가 여러 가지 자기 보존수단을 갖추되 자신을 많이 퍼트리지 않는 것이다. 융은 이런 생물학적 차이가 바로 내향과 외향이라는 심리적 적응형태의 보편적인 토대라고 보았다. 그러니까 외향적인 사람은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모두 쓰고 모든 것에 자기 자신을 집어넣어 퍼트리는 반면, 내향적인 사람은 외부의 요구들에 맞서 자신을 지키고 객체에 대해 직접 관계되는 에너지 지출을 가급적이면 삼가며, 대신 가급적이면 안전하고 막강한 위치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은 외향적인 사람이 자신의 에너지를 외부로 방출하기 위해 매우 적극적이고 개방적이라면, 내향적인 사람은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방어적이고 폐쇄적이라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유형의 차이는 놀랍게도 아주 어린 아이, 즉 젖먹이 때부터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그에 따른 부모의 대응을 역설한다. 그러면서 융은 같은 엄마에게서 태어난 두 자녀가 어릴 때부터 상반되는 유형을 나타내는데도 불구하고, 엄마의 태도는 별다른 차이가 없이 대응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하여 엄마의 태도가 극단적이고 비정상적일 때는, 자녀들의 개인 성향을 무시한 채 자신과 유사한 태도가 강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엄마가 아이의 성향과 전혀 다르게 대응하여 자신의 태도를 강요하게 되면, 아이는 나중에 성격의 왜곡을 초래하여 신경증에 걸리게 된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치료는 그 아이에게 본래 맞는 태도를 찾아주어 그렇게 행동하게 하는 것이 된다.

2. 외향형의 정신과 태도

누가 보더라도 성격이 외향적인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성격이 개방되어 있고, 사람을 사귀는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쉽게 사귀고 사람을 대하는 것을 좋아하면서 성격이 활달한 편이다. 이런 사람들을 우리는 대개 외향적인 사람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외향형에 대해서 우리는 학문적으로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자 한다.

1) 외향형의 정의

외향형(extroverted type)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방향을 맞추는 유형이다. 이들은 자신의 생각보다는 객체와 객관적인 여건에 방향을 맞추어 결정하는 태도를 지닌다. 이는 정신의 에너지가 자기의 외부, 즉 밖으로 흐르는 현상의 결과이다. 이로 인해 그들의 정신생활에서는 의식 속의 결정요인으로 객체가 주관적 견해보다 더 역할을 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정신에너지가 자기의 외부로 흐르느냐 내부로 흐르느냐에 따라 외향과 내향이 정해진다. 이런 관점에서 외향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은 주변의 상황을 고려하여 참고하는 객관적인 입장을 취하게 된다.

정신에서 객관적인 입장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개인을 둘러싼 외부의 세계,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보편타당한 세계를 가리킨다. 여기에는 자신의 외부에 해당하는 인간과 사물, 풍습과 관습, 관례, 정치, 사회, 경제, 사회적 제도, 물리적인 조건 등의 다양한 세계가 관련되고 있다. 이 객관적인 세계는 한 마디로 자기 외부의 환경, 주변, 또는 외적인 현실이라 말할 수 있다. 그 반면에 주관적인 것이란 인간의 심리 및 정신의 내면에 해당하는 개인적인 세계이다.

이를 개인적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자기 밖의 사람은 직접 관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는 개인적이면서도 때로 당사자의 의식조차도 직접 접근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러기에 이런 무의식적인 요소는 심리치료나 자기 꿈에 대한 분석의 도움을 받아야 접근이 가능할 수가 있다.

2) 외향형의 일반적 특징

외향적인 태도는 내향적인 태도와 대립된다. 이런 태도는 인간이 삶에서 적응하는 적응양식이기도 하다. 그것은 어느 쪽을 중요시하거나 우선시 하는가에 따른 적응의 결과라는 점에서다. 융은 이렇게 서로 다른 인간의 유형적인 특징을 생물학적인 세계에서도 볼 수 있다고 말하면서 윌리암 블레이크(William Blake)가 인간의 유형을 하나는 다산형(多産型, prolific type), 다른 하나는 집중형(集中型, devouring type)이라고 본 것을 인용한다.

융은 이 유형에 대하여 영국의 신비주의자인 윌리암 블레이크(William Blake)가 종교에 대하여 언급하면서 사람을 '다산형'(prplific)과 '집중형'(devouring)으로 구분한 것을 특기하고 있다. 여기에서 집중형은 본래 '탐식형'을 의미하는 것으로 블레이크는 종교란 이 둘을 하나로 묶는 노력이라고 역설하였다.
 
다산형은 자식을 많이 출산하는데 중점을 둔다면, 집중형은 소수를 출산하여 거기에 집중하는데 중점을 두려 한다. 다산형이 양(量)을 추구하는 것은 많은 데서 좋은 것이 존재하게 된다는 입장일 것이다. 이것은 아마도 양이 있어야 질도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지만, 집중형은 적게 낳아 집중하므로 더 나은 질(質)을 추구하겠다는 심리와 통한다. 이는 양에서 질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소수를 집중할 때 질(質)이 가능해진다는 생각이다. 융은 이를 서로 다른 적응양식으로 본다. 하나는 방어력은 적으나 강대한 생식력으로 생존을 유지하는 적응양식이고, 다른 하나는 생식력은 적으나 자기 보존을 위한 많은 장치로 무장함으로써 적응해 나가는 양식이기 때문이다. 외향적인 태도의 일반적인 특징에 대해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로 정신에너지가 외부로 흐른다. 정신에너지인 리비도(Libido)가 외부로 흐르는 것은 개인의 외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이들은 외부를 지향하는 특성 때문에 자기 자신보다는 외부의 상황에 대한 태도를 중요시하게 된다. 그 뿐만 아니라 이들은 정신에너지가 외부로 흐르기 때문에 자기 외부의 일에 관심을 가지며, 주변의 상황을 고려하여 심리적인 판단을 내리면서 행동하게 된다. 이는 자기의 정신에너지를 외부로 방출하므로 자기의 특성이 약화되어 있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흔히 이들은 타인을 고려하고 전체적인 조화에 신경을 쓰므로 주변에서는 수용력이 좋은 사람으로 통하지만, 가족에게는 실속이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를 받는 사람 중에는 이런 외향형이 많다.

둘째로 사고나 행동이 객관적이다. 외향적인 태도, 즉 정신에너지가 외부로 향하는 외향형은 주관적이기보다는 객관적이다. 객관성은 일정한 근거와 자료제시를 기반으로 하는 특성 때문에 사회를 중요시하는 특성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그들에게는 자기의 내면의 주관적인 심리보다는 전체적인 사회에서 어울림과 조화를 이루려는 마음이 작용된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의 생각보다는 타인이 생각하고 말하는 것을 고려하는 편이다. 미술전람회에 가서 그 그림이 좋다고 말할 때, 이들은 자기의 주관적 생각이나 느낌보다는 외부의 평가에 의존하는 경향이다.

전날에 본 신문의 평이 좋다고 되어 있고, 그 화가들이 유명한 사람이어서 좋다는 평가에 의존하거나 따르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자신의 생각보다도 믿을만한 객관적인 근거를 더 중요시하는 태도이다. 이런 외향형은 흔히 모든 사람이 좋다고 하는 것을 우선시하거나 중요시하고 있다. 음악에 취미를 가진 경우에도 그 곡이 주는 자신의 느낌보다는 음악가의 생활사, 객관적 명성, 유명한 외국 비평가가 연주한 평가에 대하여 이야기하기를 좋아할 것이다.

셋째로 인간관계의 폭이 넓은 편이다. 외향형은 자신보다는 타인을 우선으로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람을 대하는데 장점을 갖는다. 이들은 사람의 기분을 잘 맞추어 주고 사람을 사귀는데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은 넓이를 추구하는 특성이 있어 대체로 많은 사람을 폭넓게 사귄다. 이는 그들의 관심이 밖으로 향하여 객관적 세계로 뛰어들어 관계를 맺고, 특별한 객체에 집중하지 않기에 여러 사람을 두루 사귀게 된다.

특히 외향형은 내향형이 일이나 책을 보는 것에 익숙한 것과는 달리, 오히려 사람을 만나고 사람과 함께 일을 하는 것에 익숙하여 천성적으로 사람을 사귀고 대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특징을 갖는 편이다. 이런 이유로 외향자는 자기와 타인 및 사물과의 상호작용에 관심을 갖기 때문에 상당히 활동적이면서도 사교적이고, 그리고 주변의 여러 여건과 형편에 흥미를 갖는 사람으로 보인다.

더욱이 외향형은 정신에너지가 외부로 흐르는 특성 때문에 객체에 대하여 자연스럽게, 그리고 능숙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이들은 깊이보다는 넓이를 중요시하며, 자신의 생각보다는 여러 사람들이 말하는 것에 중점을 두며,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여러 사람을 두루 사귀는 특성을 갖는 것이다. 

3) 의식에서 외향형의 태도

외향형은 의식의 태도에서도 그 특이성이 드러난다. 이런 특이성은 적응적인 성격이기는 하지만, 그 강도에서 차이를 보이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사람은 춥다는 사실을 알면 즉시 스웨터를 걸치지만, 다른 사람은 자신을 단련하기 위해 그것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과도 같다. 한 사람은 온 세상이 경탄하기 때문에 한 테너 가수를 좋아하지만, 다른 사람은 그 가수가 맘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라 누구나 경탄한다고 반드시 훌륭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특이성은 외향형이 주어진 외적 사실들에 의해 좌우되는 것으로 객관성과 넓이를 중요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외향형에 대하여 우리는 전술한 것을 바탕으로 하여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로 행동과 판단의 기준이 외부의 여건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외향형은 자기의 의견보다는 타인이나 주변의 상황을 고려한다고 했다. 이것은 중요한 결정이나 행동의 대부분이 주변의 환경이나 객관적인 상황에 의해서 좌우된다는 것이다. 이는 외향형의 관심과 주의력은 객관적인 사건들을, 특히 바로 곁의 환경이나 분위기, 그리고 사건을 따라간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융은 외향형을 "객체와 객관적인 여건에 방향을 맞추기가 우세하여 가장 흔하고 가장 주된 결정과 행동이 주관적인 의견들이 아니라 객관적인 관계에 의해 정해진다."고 말한다.

이들은 객관적인 여건과 그 요구에 직접 부응하는 방식으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외향형은 자기의 생각보다는 외부에 대한 것을 고려하는 태도가 습성화되는 생활의 특징을 이루게 된다. 물론 내향형도 외부의 세계가 제공해 주는 자료들을 참고하여 자기의 태도를 결정하기도 하지만, 외향형은 그 결정하는 양식이나 동기가 다르며, 항상 자신보다는 타인이나 주변 상황에 맞추고, 객체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행동하고 판단해 가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기에 이들에게는 타인의 생각이나 느낌, 행동의 방법, 즉 살아가는 방법이 좋든 나쁘든 간에 객관적인 사정이나 객관적인 상황에서 오는 여러 가지 요구에 직접 부합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렇다 해서 외향형이 주관적인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들도 다른 사람들의 유익보다는 자신의 유익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들은 주관적인 것보다는 객체에 의해 의식의 태도를 결정하는 객관적인 힘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들의 관심과 시선은 늘 외계로 향하여 자신의 내적인 것은 외부의 요구에 의해 증대해 나가기에 다소의 갈등이 있어도 언제나 최후에는 객관적인 조건에 알맞도록 결정이 내려진다.

그들의 관심과 주의력은 객관적인 사물이나 다른 사람들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이들의 행동의 기준도 객관적인 사실이나 다른 사람이 그에게 주는 영향에 따라 결정되기에 그들은 곧잘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것에 관심을 갖고, 먼 미래보다 현재의 가장 가까운 주변의 사건들을 추구한다.

둘째로 도덕적인 행동 기준도 사회적이다. 외향형의 행동에서 도덕적인 법칙들은 사회에 상응하는 요구들과 보편타당한 도덕적인 견해와 일치한다. 이는 외향형이 보편타당한 견해를 따르는 특성 때문에 외향형의 도덕관은 사회가 갖고 있는 도덕적인 요구와 완전히 일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적인 도덕이란 자기가 생각하는 주관적인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도덕관이다.

이들에게는 일반적인 도덕관이 자신의 행동의 중심을 차지하기에 어떤 상황에서 자신이 행동해야 되는 기준은 사회적인 도덕에 따르는 것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런 이유로 그들은 사회가 요구하는 대로 행동하고자 하고, 또 그렇게 해야만 자신의 마음이 편하다. 이들은 자기의 주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행동하기보다는 사회가 요구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이 행동해야 하는 경우에는 사회가 어떤 것을 중요시하는가에 따르는 편이기에 그들에게는 일반적인 도덕관이 바뀌면 자기의 행동이나 기분도 바뀐다. 그 때문에 그들은 사회의 사회도덕이 바뀌거나 변하여도 큰 갈등을 겪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그들은 내향형으로부터는 곧잘 기회주의자, 지조가 없는 사람, 뼈대가 없다거나 중심이 없는 사람, 비겁하다는 등의 비난을 받기 쉽다.

그러나 외향형의 사람들은 물론 그렇게 말하는 내향형에게 '이해할 수 없는 고집불통', '시류(時流)를 외면하는 보수주의', '이기주의자', '독선가'라고 응수하기 마련이다. 실로 그들은 모든 사람이 정해진 규칙이나 질서를 따르는 것이 가장 옳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기준이 되어 행동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셋째로 객체위주의 적응력을 지니고 있다. 외향형은 어떤 상황이나 환경에서도 적응력이 뛰어나는 편이다. 이런 외향형은 자기의 기분이나 생각에 맞추기보다는 외부의 여건이나 객체에 맞추려는 특성 때문에 놀라운 객체위주의 적응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재빠르게 현실에 뛰어들어 그것과 호흡을 같이하려 하고, 현실과 어울리거나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기에 현실에 뛰어들지 못하고 원칙이나 이상을 내세워 현실을 비판만 하고 있는 내향적인 사람들보다 훨씬 적응능력이 강하고 뛰어나다.

그러나 그들의 적응능력은 엄밀하게 말하면 순응능력이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외향형은 순응에 뛰어난 것이지 덮어놓고 적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융은 "그들은 순응(順應, Einpassung)하지만 적응(適應, Anpassung)은 하지 않는다. 적응이란 직접적인 주변의 그때그때의 조건에 아무런 마찰 없이 맞추어 가는 것 이상의 것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적응은 지역적, 시대적인 조건보다 더 보편적인 법을 관조하기를 요구한다." 그들은 적응적인 측면에서 볼 때는 나무랄데 없이 뛰어나지만, 보다 높은 견지에서 볼 때는 객관적으로 주어진 것이 어떤 경우에나 반드시 정상적인 것이라 할 수만은 없을지 모른다.

어느 시대, 어느 지역이 비정상적이면 외향형의 순응태도는 그들로 하여금 곧바로 환경의 비정상성에 부합되는 행동을 하게 만든다. 이런 점에서 이들의 문제는 분명한 기준을 가지고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사회와 함께 보편적인 생명법칙(Lebensgesetze)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다가 똑같이 멸망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들은 정확하게 사회에 순응하기도 하지만, 또한 이와 똑같이 정확하게 사회와 더불어 파멸할 수 있다는 점에 노출되어 있다. 이는 외향형이 적응에서 뛰어난 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약이나 한계성이 있는 이유이다.

넷째로 자기의 주체를 소홀히 할 위험성을 안고 있다. 외향형에게 주체의 소홀은 주관적인 특성을 상실할 위험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그들이 지나치게 객체에 순응하는 나머지 객체에 흡수되어 모든 주관적인 것을 잃어버릴 위험성을 갖는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그들은 객관적인 가능성을 추구하여 당장 그때그때 장래성이 있는 직업을 택하거나, 당장 주의 사람들이 필요로 하거나, 또 그렇게 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을 행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주위의 기대가 있는 한 변혁을 과감하게 실천하지만, 그것이 주위의 기대에 어긋나는 것이면 변혁을 피하는 편이다.

그들은 명랑하고 사교적이고 자유스럽게 주변의 환경에 상응하도록 행동하고, 주변으로부터의 작용도 거절하지 않고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외향적인 태도가 극단화될 때는 자기의 주체를 소홀히 할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이때 이들에게 주관적인 사실로서 가장 소홀히 되는 것은 자기의 신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자기의 신체를 돌보는 일에 그다지 신경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에 그들에게 외적이고 객관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인다.

그 결과 외향적인 태도가 너무 지나치면 신체가 고통을 받기도 하는데, 대개 외향형은 이상한 신체감각이 나타나야 비로소 자기의 신체에 관심을 갖는다. 그것은 그들이 외향형의 성격상 모든 것을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보는 습관이 있으므로 신체증상도 그렇게 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섯째로 건강이상의 징후에는 히스테리성 노이로제의 경향이 있다. 지나치게 객체를 추구하는 특성은 주관적인 것이 의식에서 배제되어 무의식에 억압되고, 후에 분방한 환상작용(幻想作用)으로 의식을 괴롭히게 된다는 점에서다. 평소에는 아주 활달하고 적극적이고 남자답다고 하는 사람이 건강에 대하여 병적으로 염려하기 시작하고, 신체기관의 조그만 이상에도 놀라는가 하면 그 사람답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조그만 신체이상에도 혹시 암(癌)이 아닐까 하는 공상에 사로잡히기도 하는데, 이들의 외향적인 태도는 너무 극도에 이르러 이제 다른 것으로 보충되지 않으면 안 되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이들의 신체적 이상은 흔히 일방적으로 외향적인 태도에 대한 무의식적 인 보상작용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융은 다음과 같은 실례를 제시한다. 갑작스럽게 명성을 올린 가수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정도의 높은 기대를 맞추려 하다가 갑자기 높은 소리가 나오지 않는 증세를 나타내는 것, 자수성가하여 성공일로를 걷던 기업가가 고산병(高山病) 같은 호흡곤란을 나타내는 것, 무제한으로 미화하여 이 세상에서 둘도 없는 여자로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은 문제가 많은 성격의 여자와 결혼하려던 남자가 갑자기 인후(咽喉)경련을 일으켜 하루에 우유 두 컵밖에 못 마시게 되어, 결국 결혼하지 못하게 되는 것 등이다.

이러한 증상들은 결국 개체로 하여금 외향적인 태도를 정지시키고 주체로 관심을 돌리게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들에게 나타나는 신체의 장애들은 보상적 의미를 띠어 주체가 원하지 않지만, 스스로 제약을 가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때 나타나는 증상은 앞에서 예시한 것처럼 그가 처하고 있는 상황을 무척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융에 의하면 외향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특징적인 신경증은 히스테리성 노이로제이다. 히스테리는 고대 그리스어 Hystera(자궁)에서 나온 말인데, 히스테리는 히포크라테스 시대에서는 자궁이 돌아다니는 병으로 알았다. 오늘날에는 히스테리를 해리성 장애(dissociative disorder)로 부르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항상 남의 관심을 끌고 남의 눈에 띄려는 방식으로 주변에 인상을 주려는 경향을 부단히 추구한다는 점에서다.

외부에 관심을 끌고자 하고자 하고, 남의 눈에 띄려는 방식은 정상적인 외향적인 태도가 과장되어 나타나는 증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영향을 받는 피암시성(被暗示性)이 특징으로 나타난다. 또한 히스테리성 성격의 다른 특징은 극도로 항진된 환상작용으로 나타나기에 히스테리성 환자는 곧잘 거짓말쟁이라는 오해를 받게도 되는데, 이는 의식의 퇴행적 태도를 보상하는 무의식으로부터의 반응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의 무의식적인 보상의 반응들은 과장된 외향화에 대항하여 신체장애를 통해 정신적인 에너지의 내향화를 강요당한다. 이로 인해 어떤 때에 우리는 외향적인 사람이 갑자기 내향적인 사람처럼 되는 경우를 보게 되는 수가 있다.

3. 요약

지금까지 우리는 정신의 태도와 기능에 대하여 기술했다. 개인은 사회에 적응하는 기능을 갖고 있기에 자신이 관심을 갖는 것과 정신에너지의 움직임에 따라 일정한 태도가 결정되고 기능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고 했다. 이런 것을 정신의 태도와 기능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모든 사람의 정신은 동일하지 않고 개체에 따른 반응이나 행동도 같을 수 없는 이유였다.

이런 차이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정신의 태도에서 차이를 보이기에 우리는 이런 특성을 일반적으로는 성격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그것이 정확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동일한 성격이라고 해도 보편적인 경우와 특수한 경우가 다르게 나타나는 점을 고려하여 우리는 정신에 대하여 전반적인 태도와 기능에 대하여 고찰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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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강

“이재강 의원 모자보건법 개정안, 엉터리 통계로 LGBT 출산 지원”

저출산 핑계, 사생아 출산 장려? 아이들에겐 건강한 가정 필요해 저출산 원인은 양육 부담, 비혼 출산 지원은 앞뒤 안 맞는 주장 진평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의원 등이 제출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21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

다니엘기도회

다니엘기도회 피날레: 하나님 자랑하는 간증의 주인공 10인

①도대체 무엇이 문제입니까? - 이미재 집사 (오륜교회) ②모든 것이 꿈만 같습니다! - 박광천 목사 (올바른교회) ③어린이다니엘기도회를 기대하라! - 강보윤 사모 (함께하는교회) ④천국열쇠 - 강지은 어린이 (산길교회) ⑤용서가 회복의 시작입니다 - 최현주 집…

예배찬양

“예배찬양 인도자와 담임목사의 바람직한 관계는?”

“담임목사로서 어떤 예배찬양 사역자를 찾고 싶으신가요?” “평신도의 예배찬양 인도에 한계를 느낀 적은 없으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을 음악 정도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가르치고 계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자들이 묻고, 담임목사들이 답했다…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

“학생 담뱃갑서 콘돔 나와도,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훈계 못 해”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세미나가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를 주제로 21일(목) 오후 2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이상원 상임대표는 환영사에서 “학생인권조례는 그 내용이 반생명적 입장을 반영하고 있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사실상 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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