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신간] Paul’s Large Letters, Martin Luther: Visionary Reformer 外
신학원서 전문서점 라비블의 신간 도서들을 소개합니다. 해당 도서 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라비블 구입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편집자 주
1. LHBOTS (JSOTSup) 650: SOTS at 100: Centennial Essays of the Society for Old Testament Study
저자: Jarick, John(ed)
출판사: Bloomsbury T&T Clark
'SOTS'는 구약 연구학회(the Society for Old Testament Study)의 약어이다. 2017년은 SOTS가 영국 런던에서 1917년 1월 3일 시작된지 100주년 되는 해이다. SOTS는 영국을 중심으로한 구약 연구학회이지만, 그 동안 세계적으로 알려진 학자들이 이 학회에서 활동했다.
그 외에 현재 세계적으로 구약(히브리성경) 연구를 위한 학회로서는 1950년에 시작된 구약학 국제기구(IOSOT, the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the Study of the Old Testament)와 일찍이 1880년에 설립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성서문학 연구회(SBL, the Society of Biblical Literature)가 있다. SBL은 물론 구약뿐 아니라 신약 분야까지 포괄한다. 작년 여름 SBL 학회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서울에서 개최된 바 있다.
이번 SOTS 100주년 기념호에서는 그 동안 영국을 중심으로 1917-2017년 까지 발표된 구약학 연구사 글과 함께, 1백 년간 발표되었던 논문들의 내용과 변화들을 정리해서 볼 수 있다. 또 앞으로 SOTS의 제2세기를 향한 미래 전망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여기서 SOTS의 미래가 영국이나 유럽, 영어권에만 국한되지 않고, 보다 전 세계적이며 전 인류적인 관심과 참여 속에서만 건강한 미래를 바라볼 수 있다고 진단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여겨진다. 특히 구약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과 교수들에게는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저자: Reece, Steve
출판사: Bloomsbury T&T Clark
갈라디아서 마지막 부분에서 바울은 "내 손으로 너희에게 이렇게 큰 글자로 쓴 것을 보라(갈 6:11)"고 말한다. 바울은 편지를 쓸 때 직접 펜을 들고 쓴 것이 아니라 대체로 대필자가 있었으며, 마지막 서명에 해당하는 몇 구절만 큰 글씨로 직접 쓴 것으로 보인다. 이런 서명은 고린도전서, 빌레몬서, 골로새서, 데살로니가후서에서도 발견된다.
이런 바울의 편지쓰기는 당시 그레코 로마 사회의 편지 작성 관행과 일치하는 것일까? 당시의 편지작성 문화는 어떤 것이었으며, 왜 바울은 서명을 하면서 헬라어 대문자로 마무리 글을 썼을까? 고전 언어학자로서 고대 헬라어 전문가인 스티브 리스(Steve Reece) 이와 관련된 여러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아직 출판되지 않은 고대시대의 편지를 포함해 현존하는 히브리어, 아람어, 나바티아어, 헬라어, 라틴어로 기록된 수많은 고대의 편지들을 일일이 조사, 답을 찾아내고 있다.
리스는 고대에 편지쓰기는 상당한 육체적 노력이 수반된 비교적 힘든 일이었으며, 통상 기술을 갖춘 훈련된 대필자를 고용하는 일이 흔했음을 지적한다. 예를 들어 1세기 중반 글라우디오 황제 때 빌라델비아에서는 짧은 편지 한 장을 써주는데 1드라크마를 받는 대필자들이 있었다. 당시 숙련공의 하루 일당이 2드라크마였으므로, 편지 대필은 고급 노동에 해당했다. 300년 경에는 한 줄에 16개 음절의 단어가 있다고 했을 때 200줄의 글을 써주는 대필자가 숙련공의 하루 일당에 해당하는 수고비를 받을 수 있었다.
비록 편지라고는 하지만, 바울의 서신은 당시 헬라 문화 기준으로 보았을 때 대부분 길이가 상당히 길고 그 내용이 매우 논리적인 문서였으므로, 더더욱 바울 혼자 작성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로마인들이 편지나 시를 작성하는 관습은 원작자가 구두로 불러주는 것을 대필자가 받아 적는 것이었고, 원작자는 말미에 자신의 손으로 일부 글을 직접 적어 넣거나 서명했다.
유대 사회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예레미아가 바룩을 대필자로 하여 글을 쓴 것처럼(렘 36:4-32) 문서 작성에서 대필자가 활용됐고, 문서 말미에 인사말을 넣는 관행이 있었다. 바울의 편지에서 발견되는 대필자 사용과 말미의 직접 써넣은 인사말은 당시의 그레코 로마 문화와 유대교 문화에서 실제로 흔히 발견되는 것이었다고 볼 수 있다.
편지에 저자가 친필로 마무리 말을 쓰는 것은 그 편지의 저자 자신의 것임을 보여주는 기능 외에도, 그 편지의 권위를 더 높여 법적으로 더 구속력이 있게 했다. 또 저자와 수신자 사이의 우정과 존경과 같은 감정을 표현했으며, 저자가 정말 수신자와 함께 한다는 느낌을 주었고, 나아가 일종의 후기(postcript)의 역할도 갖고 있었다.
현재 남아 있는 편지들 중 저자가 편지 말미에서 대필자가 사용한 글자의 크기보다 더 큰 글자로 직접 글을 쓰는 경우는 개인적 편지라기보다는 보다 공적이고 사법적 성격을 갖고 있는 편지들에서만 나타난다. 이는 바울이 큰 글씨로 직접 서명을 하듯 후기를 남긴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추측할 수 있게 한다.
바울은 그의 편지가 사적인 안부 인사라기보다는 법적으로 효력을 갖는 공식적 문서로 보이도록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책에서 저자는 고대의 문서 작성과 관련된 상당히 다양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책은 바울서신뿐 아니라 고대 문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도 당시 문화적 배경에 대한 상당히 소상한 정보를 주고 있다.
3. EEC: Exodus 1-18, Vol. 1 (Evangelical Exegetical Commentary Series)
저자: Carpenter, Eugene E.
출판사: Lexham Press
복음적인 주해적 주석 시리즈(Evangelical Exegetical Commentary)는 최근의 가장 비평적인 성경신학적이고 학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복음적인 저자들에 의해 쓰여진 주석이다. 각 권의 주석은 역사적 측면과 문학적 설명이 잘 종합되고 조화돼 있으며, 이러한 이해는 성경이라는 큰 그림의 성경신학과 매일의 삶에 적용하는 것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 출애굽기 주석은 베델대학에서 오랫동안 히브리어와 성경신학을 가르쳤던 작고한 유진 카펜터(1943-2012)에 의해 쓰여졌다. 주석에서는 족장들에게 했던 약속의 성취가 강조되고 있다.
여호와께서 자기 백성들을 출애굽 시키고 그들 가운데 거하기 시작한다. 하나님은 멀리 계시는 그런 신이 아니라, 오히려 그의 백성들에게 말씀하시고 백성들을 곤경에서 구원하시는 분으로 강조된다. 두 권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유진 카펜터는 이러한 중요한 성경적 주제와 다른 주제들이 잘 드러나도록 주석하고 있다.
도입(Introduction)부로 시작해 번역(Translation), 본문비평(Textual Notes), 주석 (Commentary), 성경신학적 언급 (Biblical Theology Comments), 적용과 신앙적 의미(Application and Devotional Implications) 등을 통해 출애굽기의 중요한 신학적 주제가 어떻게 계속해서 성경신학적으로 연결되고 있으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네 삶에 어떤 의미를 주고 있는지 적용하고 있다.
특히 설교에 도움을 주는 통찰력을 제공해 주는 점에서 많은 목회자들에게, 그리고 출애굽기를 깊게 연구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주석이라 하겠다.
4. Martin Luther: Visionary Reformer
저자: Hendrix, Scott H.
출판사: Yale University Press
책의 서문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여 "루터를 찬양하라!"와 같은 톤의 책이나 "우리도 루터의 영성을 본받자!" 같은 어감의 일대기와는 차원이 다른 인상을 줍니다. 저자는 시작부터 과학적 연구를 통해 밝혀진 루터의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MIT에서 이루어진 연구 결과에 의하면, 마르크스나 괴테보다도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이 루터라고 합니다.
저자는 단호하게 이야기합니다. 지금까지 나온 루터 전기가 많지만, 루터의 전 생애를 다루고 그에 대한 전승을 모두 취급하며 가장 최신의 정보를 다룬 전기는 없다고 말이죠. 달리 말하면 자신이 그런 전기를 쓰기 위해 노력했다는 말입니다. 대단한 포부가 아닐 수 없습니다.
더불어 저자는 루터를 영웅 혹은 악당 중 하나로만 보지 않겠다는 자세로 저술에 임했으며, 역사적 맥락 속에서 종교개혁을 이루었기에 그 부분을 놓치지 않았다고 자신합니다. 거기에 더해, 저자는 독자들에게 16세기의 배경을 충분하게 설명하겠다고 주장합니다.
만약 저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 가치는 엄청날 것입니다. 근데 제가 읽어보니, 저자는 자신의 다짐을 제대로 실현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여 루터 전기를 한 편 읽는다면, 이 책을 읽으시기 바랍니다.
또 한 가지! 전기를 읽을 때면 불안한 요소가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신학과 역사의 균형입니다. 저자 헨드릭스는 둘의 균형을 적절하게 맞춘다는 인상을 줍니다. 물론 루터의 신학만 알고 싶거나 역사적인 사건만 공부하고 싶은 분도 계시겠지만, 아마 대부분 둘의 적절한 조화에 대해 알고 싶을 것이기에, 그런 면에서 이 책이 참 균형잡힌 책이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네요.
5. Righteous Judgment of God: Aspects of Judgment in Paul's Letters
저자: Coulson, John R.
출판사: Wipf & Stock
제목에 모든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바울 서신에서 드러나는 하나님의 '심판'이 어떤 양상을 띠는지 설명하는 책입니다. 최근 칭의와 성화 그리고 마지막 심판에 대한 논의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이 지점에서 아마 많은 분들이 "바울은 하나님의 심판에 대해 진짜 뭐라고 얘기했을까?" 궁금하실 겁니다. 그런 분들의 질문을 시원하게 해결해 줄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자는 차근차근 심판에 대해 설명해줍니다. 우선은 구약과 복음서에 나타나는 심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바울 서신에 나타나는 심판을 다루는 책이지만, 그의 배경이 되는 부분도 첨부해 주지요.
그리고는 로마서, 고린도전후서, 갈라디아서에 나오는 심판 부분을 다룬 뒤,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 데살로니가전후서, 디모데전후서, 디도서, 빌레몬서에 등장하는 심판 신학을 설명합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종합해서 설명한 뒤, 저자는 좀 더 주제별로 알기 쉽게 심판에 대해 알려줍니다.
첫 번째 주제는 인간의 타락한 상태입니다. 바울서신에서 등장하는 현재 상태를 점검하고, 그 부분이 어떻게 심판과 연결되는지 설명합니다.
두 번째 주제는 하나님께서 어떻게 현세에 심판하시는지 설명합니다. 우리는 흔히 심판을 생각하면 불타는 지옥을 떠올리지만, 저자는 바울서신에서 분명히 드러나는 것이 하나님의 현세적 심판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어떤 종류의 현세 심판이 있는지 설명하고,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사람과 하나님에 속하지 않은 사람을 이 땅에서 어떻게 심판하시는지 보여줍니다.
세 번째 주제는 십자가에서 이루어진 심판입니다. 심판은 하나님이 마지막 때에 상과 벌을 주는 수준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어떻게 십자가에서 심판을 이루셨는지 저자는 설명합니다.
네 번째 주제는 드디어 마지막 심판입니다. 하나님께서 신자와 비신자를 어떻게 구분해 심판하시고, 각각을 어떤 기준으로 심판하시는지 바울 신학의 지평선에서 그 논의를 이어갑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우리는 내세에 대한 관심이 극에 달한 시기에 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영지주의에 가까운 세대주의 맥락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한국 기독교인에게 이런 고민은 필수적이라 생각합니다. 성경 중심주의로 돌아가, 우리의 상상이 아닌 성경이 마지막 심판에 대해서 뭐라 얘기하는지 생각해 보기에 좋은 책입니다.
꽤나 학술적인 책이지만, 영어나 논의 자체가 어렵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신학생이나 목회자에게 유익할 것 같습니다. 성경이 심판에 대해 무엇을 얘기하는가, 와 같이 주제가 단순하기 때문에 평신도에게도 좋은 책으로 느껴지리라 생각합니다.
6. Unique Time of God: Karl Barth's WWI Sermons
저자: Barth, Karl
출판사: Westminster John Knox Press
이렇게 책 소개하기가 난감한 경우는 처음인 거 같습니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칼 바르트'가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해 '설교'한 내용을 최초로 영어로 번역한 책입니다.
"칼 바르트"에 대해서는 더 말씀드리지 않아도 아실 겁니다. 그 두꺼운 교회교의학을 쓴 장본인이며 20세기 가장 중요한 신학자 중 한 명으로 불리는 사람입니다. 만약 그분의 유명세를 들어보셨고 그분의 책을 읽어보고 싶었지만 시작할 곳을 찾지 못하셨다면,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설교문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분의 고민과 신학 형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에 추천 드립니다. 제1차 세계대전이 지금의 바르트를 있게 만들었기 때문이지요. 바르트는 제1차 세계대전을 목격하고 그에 대해 고민함으로써 하나님께서 군국주의를 심판하신다는 결론이 이르렀고, 이러한 생각이 자라나 바르트 신학이 완성되게 해 주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 시기에 바르트가 어떤 사고를 했는지 엿보는 작업이 매우 유익할 것입니다.
"칼 바르트의 신학에 대해 모르는데,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해 모르는데, 어떡하죠?"라고 질문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자이자 편집자인 클렘파(Klempa)는 긴 분량의 서론을 준비해 누구나 이 책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래서 편안한 마음으로 읽으실 수 있습니다.
보통 독일어 신학자하면 그 어려운 단어와 긴 구문에 당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책을 읽어보면, 조금 낯선 모양의 문장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문장은 많이 없고, 오히려 참 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영어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도전하기 어려운 책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7. Sign and the Sacrifice: The Meaning of the Cross and Resurrection
저자: Williams, Rowan
출판사: Westminster John Knox Press
먼 길을 걷기보단 산책하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높은 산을 올라 멋진 경치를 보고 싶은 날도 있지만, 어떤 날에는 익숙한 길을 걸으며 색다른 상상에 빠져보고 싶습니다.
로완 윌리엄스의 이 책은 이런 방식으로 독자로 하여금 십자가와 부활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어줍니다. 이 얘기 저 얘기로 독자를 계속 걷게 만들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독자는 자기 스스로 십자가와 부활에 대해 생각하게 되지요. 그의 소통 능력에 감탄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가벼운 것은 아닙니다. 여러 시대에 영향력을 끼쳤던 철학자, 시인, 신학자들의 목소리를 빌려 독자로 고민할 수 있게 만듭니다. 수십년 간 신학자와 목사(신부)로서 고민한 내용을 산책처럼 편안한 언어로 풀어줍니다. 어떨 때는 일기 같고, 어떨 때는 수필 같으며, 어떨 때는 논문 같은 이 묘한 책은 참 직접 읽어보지 않고는 그 매력을 느끼기 힘들 것 같네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게 해줍니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이 책을 통해 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각 장마다 '대화와 더 깊은 생각을 위한 질문들'을 제공하는데, 질문들의 수준이 상당합니다. 한두 마디로 끝날 수 없을 것 같은 질문들만 있습니다. 저도 이 질문 중 하나가 가슴 깊이 파고들어 멍하니 한동안 깊은 생각에 빠졌습니다.
저번에도 로완 윌리엄스의 책을 소개하며, 그의 영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말씀드린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도 참 아름다운 문체로 쓰였습니다. 어렵지 않지만 수려한 구문, 이런 글이라면 필사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글: 김중은 교수(1번째 도서), 김철홍 교수(2번째), 김진학 목사(3번째 도서), 하늘샘(4-7번째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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