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원 목사 “설교, 원고 철저히 준비하되 의지는 말라”

LA=김준형 기자  news@christianitydaily.com   |  

이동원 목사, 美 미드웨스턴 공개강좌서 노하우 전해

▲이동원 목사가 자신의 설교 준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미주 기독일보

▲이동원 목사가 자신의 설교 준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미주 기독일보
최고의 설교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 원로)가 미국 미드웨스턴침례신학대학원 공개강좌에서 자신의 설교 노하우를 공개했다. 3월 23일(현지시간) 토랜스제일장로교회에서 '설교와 성령'이란 주제 아래 열린 강좌에서 이 목사는 "나는 설교에 매우 신비한 영역이 있다고 믿는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는 "똑같은 설교 내용을 똑같은 설교자가 전해도 결과에 차이가 있는 이유가 단순히 설교자의 컨디션과 설교적 정황의 차이 때문일까"라고 물은 뒤 "설교에 있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요소는 성령의 역사"라고 말했다. 이 목사가 강조한 성령의 역사는 단순히 설교 때 은혜가 넘치거나, 성도들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뛰어넘는다.

먼저 성령이 설교자를 만들어 간다. 설교의 소명을 받기 전부터, 어린 시절부터 그의 삶에 개입하신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저는 어렸을 때 집안의 귀한 장남으로 혹여 다칠까 봐 밖에 나가서 놀지 못했다. 대신 책은 마음대로 읽을 수 있었다"면서 "나중에 설교를 위해 수많은 책을 읽고 정리하고 묵상하면서 저의 성장 과정에서 성령이 역사하신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 다음 성령은 설교 준비를 돕는다. 어떤 본문으로 어떤 내용을 설교할지 가르쳐 주시고, 이 본문에 대한 이해와 연구 과정을 돕는다. 적절한 관련 성구를 찾아내고 예화를 발견하며 진리를 현재 상황에 맞게 적용하게 하는 것도 성령의 역사로만 가능하다. 이 목사는 설교를 위해 성경을 읽다가 궁금증이 생기면 성령께서 반드시 가르쳐 주신다고 말했다. 그리고 설교가 시작되면 성령은 설교자가 열정을 갖고 설교하도록 역사하며 무엇보다 설교가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성도들의 삶에서 결실을 맺도록 하신다. 이 목사는 "마른 뼈와 같던 교인들이 설교 후에 하나님의 군대로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지금 죽고 싶다' 생각할 정도로 행복하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설교 준비에도 이성주의자와 신비주의자가 있다. 이성주의자는 자신이 철저히 연구하고 준비하는 사람이며 신비주의자는 설교 원고 없이 소위 '주시는 대로' 설교한다는 입장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뿌린 대로 거둔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설교 준비는 100% 내가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곧 이어 "그런데 준비는 100% 내가 해야 하지만 설교는 100% 성령이 하셔야 하는 일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기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치 출애굽기 40장에서 모세가 성막을 다 만든 후에 하나님의 영광이 임하고, 열왕기상 18장에서 엘리야가 제단을 다 준비한 후에 하나님의 불이 임하듯이 설교자가 철저히 준비해야 성령께서 역사하신다는 것이 이동원 목사의 입장이다.

이 목사는 "성령의 기름부으심이 있는 설교를 하려면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라. 만약 설교를 앞두고 두려워 떨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제 정신이 아니거나 타락했거나 둘 중 하나다"라고 했다. 그러나 "설교가 시작되면 자신을 의지하지 말고 성령께 모든 것을 내어 맡기고 자유 가운데 설교하라"고 조언했다.

▲이동원 목사 초청 공개강좌가 미드웨스턴침례신학대학원 주최로 열렸다. ⓒ미주 기독일보

▲이동원 목사 초청 공개강좌가 미드웨스턴침례신학대학원 주최로 열렸다. ⓒ미주 기독일보
이 목사는 어떻게 설교를 준비할까? 일단 설교의 본문과 내용을 기도하며 구한다. 그리고 오직 성경만 놓고 그 본문이 말씀하고자 하는 바를 찾는다. 그렇게 해서 전체 설교의 구조까지 모두 완성되고 나면 그제야 관련 서적, 주석 등을 보며 참고한다. 이 목사가 설교 준비를 모두 마치는 시간은 토요일 정오. 자신이 목회하는 교회에서, 자신이 설교하는 결혼식 외엔 어떤 약속도 잡지 않는 것이 철칙이다. 정오 이후부터는 가족과 대화하며 쉬거나 설교 원고를 계속 읽어보고 성령의 도움을 간구한다. 그렇게 주일이 되면 이미 원고는 안 보고 설교할 수 있을 정도로 다 외운 상태다. "최선을 다하여 원고를 준비하되 원고를 의지하지 않는 것"이 그의 노하우다. 모든 설교 준비에 함께 하신 성령께서 설교 강단에서도 그때마다 역사하셔서 설교 원고에 없는 내용을 더해 주기도 하고 빼기도 하시기 때문이다. "설교 중 성령의 자유로우신 주권적 지배에 융통성 있게 응답하라"는 것.

끝으로 그는 목회자들에게 "성령의 기름부으심을 위해 기도하고, 성령이 능력으로 함께 하심을 믿고 설교하라"고 조언하며 강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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