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사안이 중대하면 가해자 차량의 증거를 없애는 것인지…”
지난 16일 오후 1시경, 경기도 양평군에서 대선후보 유세차량과 오토바이 간 추돌사고로, 30대 오토바이 운전자 A 씨가 숨졌다. 사건은 묻히는 듯 했지만, 17일 유가족으로 추정된 크리스천 조모씨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에 조카를 잃은 슬픔과 억울함을 전하며 화제가 됐다.
사건이 있은 지 약 27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5시, 문재인 후보는 “뜻밖의 사고로 깊은 슬픔에 빠진 유족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향후 조치과정에서 유족들의 억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문재인 후보는 일부 유가족의 반대에도 불하고 제주도 일정을 취소하고 조문을 갔다.
그리고 20일, 사망자의 친누나로 추정되는 B 씨는 “저를 쳐다보던 문재인 후보의 얼굴을 저는 잊지 못한다. 동생을 잃고 절규하던 저를 쳐다보던 그 눈빛 잊지 않겠다”며 SNS를 통해 글을 올렸고, 22일 새벽 ‘이미 해제된 선거 유세차량’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글을 올렸다.
B 씨의 증언에 따르면 사고가 난 이후, 경찰 측에선 사건 조사가 길어질 것 같다며 A 씨의 오토바이를 이동 보관 하기위해 가지러 갔고, B 씨는 조사를 위해 현재 상태를 유지하란 지시를 받았다. 이때 유세차량엔 오토바이의 잔여물이 붙어있었다. 이후 B 씨는 사건조사 진행 확인 차 양평경찰서를 다시 방문했고, 선거차량은 이미 가져가서 해체를 했단 답변을 듣게 됐다.
B 씨는 “선거차량에 동생 바이크 잔여물도 붙어있었고, 잔여물도, 차량도 조사 중인 상황”이었다며 “길게 튀어나온 개조부분 때문에 사고가 났는데, 사고이후 차량을 가져가서 해체를 했다니 이해되지 않는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경찰진술 시 트럭 운전자는 “트럭이 무거워서 달릴 수 없었다”고 진술했으며, 일찍이 B 씨는 트럭에 실은 선거구조물의 길이, 철재물의 중량으로 인한 트럭 과적 여부, 트럭의 주행속도를 요청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18일 MBN 뉴스에 출연한 인하대 정책대학원의 박상병 초빙교수는 “모든 차의 불법개조는 엄격하게 경찰이 단속하면서도, 선거유세차량에 대해서는 경찰이나 누구도 단속하지 않는다. 오히려 선거유체사량을 보호를 해주게끔 한다. 그렇기에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며 “선거유세차량의 개조부터, 기본 포맷에 대해 법과 규정을 만들어 제안해야한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현재 B 씨는 “양평경찰서에서는 사안이 중대하다고 저희에게 여러 번 강조해서 말씀했다. 얼마나 사안이 중대하면 가해자 차량의 증거를 없애는 것인지 알고 싶다. 보존유지가 당연한 것 아닌가”라며 “사망사고 (확인에) 필요한 조사임에도 제가 조사 요청하는 것이 맞는가. 사망사고를 조사함에 있어 경찰이 수사를 지휘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 가족이 이런 저런 부분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니 이것이 경찰 측에서 제게 여러 번 강조한 중대한 사안인 것이냐”고 반발했다.
B씨에 따르면 경찰이 아니라, 피해자 가족이 직접 도로교통관리공단, 국과수에 선거물 트럭의 주행속도 조사를 요청했고, 선거물 트럭 바깥에 튀어나온 철재물의 길이, 중량, 차선변경, 미흡한 조치, 양평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지체 이동된 부분 등에 대한 수사를 직접 요청한 상황이란 것이다.
한편 지난 17일 유가족으로 추정된 조모씨는 자신의 SNS에를 통해 “우리는 세월호 선장에게 책임을 묻고, 국정을 책임지고 있던 대통령의 부적절한 대응에 대하여 분노하고 많은 정치인이 몇 차례 걸쳐 조문한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며 “이번 사고는 사망자가 세월호처럼 다수가 아니라, 조카 한 명 뿐이라는 사실을 제외하고 세월호 참사와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이 글에는 위로와 비난, 정치적인 글 등 수 백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고, 조모씨의 글은 여러 방송을 통해 공개된 후 삭제됐다. 아래는 22일 새벽에 B 씨가 올린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