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도덕적인 잠언에서… ‘義’ 개념을 찾아내다

|  

[크리스찬북뉴스 추천도서] 의와 지혜

잠언의 의 개념 연구
유선명 | 새물결플러스 | 306쪽 | 15,000원

'잠언(箴言)'은 우리말 뜻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어휘이다. 'Proverb'에 대한 우리말은 '속담(俗談)'이다. '속담'은 서민 생활에 내려오는 어휘와 풍속들이 있는데 '잠언'은 그렇지 않아, '속담'이 아닌 '바늘, 교훈하다 잠(箴)'으로 '잠언'으로 번역한 것 같다.

우리는 잠언을 청소년 교육용, 반드시 알아야 할 지혜의 교본 등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유선명은 잠언에서 '의' 개념을 확립하는 것을 시도했다. 그것도 박사학위 논문으로 진행한 것이기 때문에 매우 정교한 연구 과정을 걸쳐서 정립한 개념이다.   

<잠언의 의 개념 연구>의 추천자들 추천을 읽으면 매우 함축적인 찬사들이 눈을 끌기도 한다. 류호준 교수는 저자가 제시하는 언어유희를 소개했다. righteous(의)가 right와 wise의 합성어라는 것을 소개하며 저자의 통찰력을 칭찬했다. 그리고 잠언에서 '의' 개념을 도출하는 독특한 시도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의' 개념은 성경 해석 전체와 사회 전반을 기독교 관점으로 볼 수 있는 핵심 개념이다. 성경을 해석하려면 '의' 개념을 반드시 정립해야 한다. 유선명은 우리에게 그러한 중요한 개념 탐구를 선물했다.

<잠언의 의 개념 연구>는 저술 도서가 아니고 번역 도서이다. 저자가 저술하고(Righteousness in the Book of Proverbs. 박사논문, 2012) 저자가 번역한, 독특한 산물이다. 저자는 '번역이 반역'이라는 일반 원리에, 저자가 저자의 글을 번역하는 '반역'에 참여한다는 어려운 번역 과정을 술회하기도 했다.

저자는 구약성경에서 '의' 개념은 윤리적 측면이 필수불가결한 요소임을 전제하면서, 구원론적 이신칭의 개념과 갈등에 대한 배치에 대해 고민하며 논의를 진행했다. 선지서가 아닌 지혜문학에서 '의' 개념을 도출하는 방식은 독특한 시도이다.

저자는 잠언을 '의'의 실천을 목표로 하는 격언이라고 제안했다. 잠언에 나타나는 이상적인 의인도 모든 가치를 '행동'하는 형태로 제시한다. '의인'이 '의'를 만드는 도구가 '지혜'가 된다.

저자는 '의' 개념에서 확정해야 할 가치를 '부(富)'로 간주하고, 부에 대한 잠언 본문을 분석했다. 저자의 결론은 '더 낫다'는 잠언이 독특하게 훈련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것이다. 잠언의 심오한 교육 기법을 '부'라는 주제로 명료하게 드러냈다.

그리고 잠언의 의에 대해 '이집트 지혜문학'까지 비교하면서 잠언의 독특한 개념을 제시하고, 독자에게 풍성한 인문학적 산소를 공급해 독서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잠언의 의 개념 연구>를 통해, 성경에서 '의' 개념 탐구에 대한 풍성한 이해를 갖는 계기를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 다만 박사학위 논문으로 매우 전문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주저하는 독자들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익숙하기 전에는 서툰 것이다. 익숙하기 위해서는 반복해서 접하는 방법 밖에 없다. 새물결플러스에서 한국교회에 매우 긍정적인 기여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학문 서적을 많은 그리스도인이 익숙하게 접한다면 한국교회 수준은 세계적이 되고, 탁월한 신학 저술도 발표될 것이다. 서평자가 갖는 큰 소원은 한국어로 쓴 박사 논문이 외국어로 번역되는 것이다. 그 첫걸음은 많은 한국교회 안에 학위논문과 전문서적을 광범위하게 읽는 소비자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지식 소비자들이 많이 존재한다면, 당연히 수요에 부응하는 좋은 지식 공급자들이 생겨날 것이다.

<잠언의 의 개념 연구>는 잠언 전체를 해부한 매우 의미 있는 훈련 과정이다. 연구자의 길을 따라 훈련한다면, 독자들도 잠언과 많은 성경 본문들을 즐겁게 해부하면서 풍성한 의미에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고경태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운영위원, 주님의교회 담임, 크리스찬타임스 발행인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2024 부활절 연합예배

‘2025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 4월 20일 오후 4시

예장 통합 총회장 사회, 예장 합동 총회장 설교, 대회장에 이영훈 목사 김정석 감독회장 인사 ‘2025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가 한국 기독교 선교 140주년을 맞아 부활주일인 오는 4월 20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광림교회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1885년 4월 5…

이세종 심방

“심방, 가정과 교회 잇는 가장 따뜻한 통로입니다”

“2023년 12월, 울산교회 고등부 사역을 마무리하던 즈음 출판사에서 연락을 주셨고, 심방이 다음 세대 부흥에 어떤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지 글로 남겨보자는 제안을 주셨습니다. 그때 지난 사역 여정을 돌아보며 하나님께서 심방의 길을 열어주신 뒤, 한 영혼이 변화…

기독교한림원

선교 140주년, 한국교회의 진정한 역사와 역할은

한국교회 선교 역사, 140주년 이상 토마스, 칼 귀츨라프 선교사 기억을 암울한 시기 여명의 빛으로 떠올라 새로운 삶의 의미와 희망 가져다줘 근대 사회 진입에 큰 역할 잘 감당 지금도 자유민주주의 수호에 앞장 한국기독교한림원(이사장 조용목 목사, 원장 정…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