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학교, 개교 20주년 맞아 기념식 진행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지역사회와 공존하며 님비현상 극복한 성공사례

▲기념식 후 촬영 모습. ⓒ밀알복지재단 제공

▲기념식 후 촬영 모습. ⓒ밀알복지재단 제공

밀알복지재단(이사장 홍정길 목사)에서 운영하는 특수학교인 밀알학교(교장 최병우)가 지난 12일 오전 11시 서울 일원동 밀알학교 그레이스홀에서 개교 20주년 기념식을 진행했다.

개교 당시 유치원 3학급, 초등학교 10학급으로 시작한 밀알학교는 현재 중학교, 고등학교, 전공과정까지 확대돼 총 32학급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57명의 교사와 70여 명의 직원 및 보조원이 206명의 장애학생을 맡고 있다.

밀알학교는 지난 20년 간 고등부 기준 293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졸업생들은 일반 기업과 보호작업장, 근로작업장 등에서 어엿한 사회인으로서 활동 중이다.

자폐장애, 지적장애 학생들이 스스로 자립하여 생활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개인별 특성과 능력에 적합한 교육을 실시중인 밀알학교는 2001년, 2010년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각각 평생교육 우수학교, 특수학교 평가 우수학교 표창을 받으며 '특수학교의 명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장애인들의 학교 건립 촉구 모습. ⓒ밀알복지재단 제공

▲장애인들의 학교 건립 촉구 모습. ⓒ밀알복지재단 제공

밀알학교 측은 "20주년은 그 의미가 남다른데, 장애인 시설에 대한 극심한 님비현상을 극복한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님비(NIMBY) 현상이란 'Not in my backyard'를 줄인 말로, '공공의 이익은 되지만 자신이 속한 지역에는 이익이 되지 않는 일을 반대하는 이기적 행동'을 말한다. 혐오시설이나 위험시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들어서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현상을 이른다.

학교에 따르면 1996년 밀알학교 건축 당시, 집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주민들은 공사장 입구를 봉쇄하고 현장사무소를 점거하는 등 특수학교 건립에 거세게 반대했다.

학교 측은 "고함을 치며 몽둥이를 들고 위협하는 주민들에 의해 기공식이 중단되기도 했고, 공사방해중지가처분 소송까지 하는 등 건축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며 "그러나 20여 년이 지난 지금, 밀알학교는 지역사회를 위한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주민들과 함께 공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밀알학교 전경. ⓒ밀알복지재단 제공

▲현재 밀알학교 전경. ⓒ밀알복지재단 제공

교내 미술관과 음악홀, 카페 등을 연중 개방해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만나고 있으며, 지금은 학교에서 장애아동을 돌보는 등 적극적으로 자원봉사를 펼치는 주민들도 많다.

이날 기념식은 졸업생과 학부모 4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근속직원 및 우수직원 표창과 함께 20년 간 자원봉사를 해 온 김영희·이계옥 씨에게 기념패를 전달했다. 우수자원봉사자로 선정된 두 사람은 학급 수업 보조를 맡아 화장실 사용과 신발 신기, 점심식사 지도 등으로 학생들을 도왔다.

김영희 씨는 "개교 당시부터 매주 금요일 3시간씩 중학생들의 학습보조를 해 왔는데,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스스로를 돌아보고 배우기도 한다"며 "앞으로도 봉사활동을 지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개교 20주년 연혁집과 연구집. ⓒ밀알복지재단 제공

▲개교 20주년 연혁집과 연구집. ⓒ밀알복지재단 제공

이날 개교 20주년 연혁집과 연구집도 발간됐으며, 학교 외벽에는 그간 역사가 담긴 사진전이 개최됐다.

홍정길 이사장은 "밀알학교는 장애아를 둔 부모들의 눈물과 희망, 그리고 수많은 기부자들의 정성으로 지어진 장애아들의 배움터"라며 "앞으로도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지역사회 주민 모두가 함께 행복한 밀알학교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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