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뒤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있는 이 모 씨는 잠을 자다가 뒤척인다. 무슨 꿈을 꾸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땀에 흠뻑 젖어 일어났다. 출근을 했는데, 계속 발표 걱정에 휩싸여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반복해서 발표 연습을 해 봐도, 말이 꼬일 때마다 불안해서 연습을 멈출 수도 없다. 중소기업 마케팅팀에서 팀장으로 일하는 심 모 씨는, 대학 때 프레젠테이션 대회에서 3위를 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팀장이 되고부터, 회의 시간이 다가오면 심장이 두근거렸고, 말할 때 호흡이 가빠지는 일이 반복됐다.
발표를 앞두고 불안한 것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이렇게 공포수준으로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발표 자신감 분야에서 10년 이상 개인 코칭 및 상담을 진행해온 전문가 송원섭(다이룸 센터) 원장은 "발표와 관련 없는 일이라도, 불안한 일을 반복적으로 경험했다면 발표 공포 증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발표할 때 심하게 떨었거나 창피를 당한 기억만이 발표 공포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따라서 단순히 발표 연습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는 경우가 있지만, 성장 배경 불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던 경우라면 다를 수 있다. 두려움을 해소하지 않고 연습만 하다 보면 그 연습이 또 하나의 트라우마처럼 되어 긴장과 불안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
또한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라고 반복하는 것은 뇌의 구조상 대뇌피질 경로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면, 발표에 대해 공포로 느끼는 것은 편도체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송원섭 원장은 "이러한 공포가 본능적으로 일어나는 일이기에 단순히 이성적으로 떨지 말자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변화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다이룸센터 복주옥 부원장은 "발표를 할 때 실패했던 경험, 부정적인 기억, 낮은 자존감 등 발표 불안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각자에게 맞는 적절한 심리 훈련과 함께 발표 연습을 병행한다면 분명히 개선될 수 있다"며, “발표 공포를 평생 느껴온 사람이라면, 2~3개월 정도 집중해서 훈련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복주옥 부원장은 "사람들은 논리적으로, 일관성있게, 재미있게 발표를 잘 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데 일단 불안감에 휩싸이면 알고 있는 것조차 제대로 표현하지 못 하기 때문에 일단은 발표를 할 때 편안해지는 것으로부터 출발하는 게 좋다. 발표할 때 여유를 찾을 수 있어야 논리나 유머를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발표공포에서 벗어나는 10계명’
- 긴장은 학습된다. 고로 편안함도 학습된다.
- 피하고 미루면 영원히 고쳐지지 않는다.
- 준비 없는 발표는 실패를 부른다.
- 준비하고 연습하면 반드시 고쳐진다.
- 작은 성공경험을 반복하라.
- 할 수 있다는 신념을 무의식에 심어라.
- 낮은 자존감에서 높은 자존감으로 갈아타라.
- 자신감 있는 자신을 상상하라.
-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라.
-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