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신대 부부전임교수 반대 논란

김영빈 기자  ybkim@chtoday.co.kr   |  

강남순 교수, 총장 비롯 감신인에 편지

감리교신학대학교(총장 김득중)가 부부교수 임용 문제를 놓고 성차별 논쟁에 휩싸였다.

김득중 총장은 부부를 모두 전임으로는 임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 가운데 박충구 교수(윤리학, 감신대 부설 현대기독교 윤리문제연구소장), 총대학원 여학생회, 대학원 여성신학회, 여동문회 등이 이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김 총장의 현 방침대로라면 내년 2월 2년의 초빙교수 계약이 끝나는 강남순, 권희순 교수는 현재 이들의 남편인 박충구, 김홍기 교수가 감신대 전임교수로 있기에 내년 전임교수 임용이 어려운 상태다.

박충구 교수의 아내로서 세계적인 여성신학자인 강남순 교수이 자신의 현 심경을 밝히며 부부교수 임용반대의 성차별성을 지적한 편지글이 현대기독교 윤리문제연구소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어 화제다.

"총장님과 교수님들, 그리고 감신인들께 드립니다"로 시작되는 장문의 편지글에서 강 교수는 "제가 누구의 부인이라는 것은 저의 “사적 영역”에 속한 것이지, 제가 감신에서 수행해야 할 교수직인 “공적 영역”에 속한 것은 전혀 아닙니다. 저의 학자로서의 길은 “누구의 아내”의 삶으로 대체될 수 없는 것입니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해서 "'여성교수는 찬성-부부교수는 반대’의 정책이 성차별인가 아닌가의 문제는 이러한 진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당사자가 어떠한 차별과 배제를 경험하게 되고, 그 당사자의 사회적, 학자적 생명에 어떠한 결과를 야기시키는가를 조금이라도 성찰해보신다면 알게 되실 것"이라며 "이가 지닌 성차별성은 이론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분명하게 전형적 성차별적 요소들을 갖춘 경우"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한국 감리교가 1972년 결혼한 여성목사에게 ‘담임목회불가’라는 규제조항을 만들어 여성목사들의 목회자적 소명을 가부장제적 가치기준으로 무화시킨 것이 분명한 성차별로 규정되어 1989년에 비로소 철회"됐던 사실도 언급했다.

그는 "부부전임교수 임용 불허는 그렇지 않아도 적은 감신출신 여성학자들을 배제하시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며 "'부부전임교수불가'라는 총장님의 선언은 분명한 성차별적 정책으로 감신역사뿐 아니라 미래 한국 감리교의 역사에 부끄럽게 남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부부교수들이 더이상 드문 일이 아닌 요즈음 "감신대가 '성차별적인 정책을 제도적으로 항구화하는 전례'를 남기지 말아 주실 것"을 당부하며 "'부전임교수불가'의 말씀을 철회하여 주실 것을 정중히 부탁"드렸다.

한편 성차별 논란이 계속 불거지자 학교 당국은 내년은 전임교수를 임용하지 않고 초빙교수만 14명 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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