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찬송가' 무엇이 문제인가?

노승현 기자  shnoh@chtoday.com   |  

신학적, 화성악적, 문학적 문제 많아

反-신학적, 화성악적, 문학적 문제 많아
贊-한국인 찬송가 보강, 수록곡 많아져


찬송가공회에서 선보인 '21세기 찬송가'는 기존 찬송가에 비해 한국인이 만든 찬송가가 대폭 보강됐고, 전체 수록곡도 현재의 찬송가보다 89곡이 늘어나는 등 관심을 끌만한 내용이 들어있다.

'21세기 찬송가'에는 한국인 찬송가 128곡이 수록돼 있으며, 이에 따라 4.7%에 지나지 않았던 한국인 찬송가 비율이 20.0%로 4배 이상 높아졌으며, 647장의 찬송가가 실려 예배시간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수록된 한국 찬송가 곡 중에는 '사랑의 원자탄' , '꽃이 피는 봄날에만', 1900년 발간된 '찬셩시'에 수록됐던 '천지주관하는 주님' 등 교회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곡들이 많이 담겨 있다.

하지만, 공청회를 통해 지적된 신학적, 화성악적, 문학적인 부분에서의 문제점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우선 찬송가의 가사에 대해서는 새 찬송가 2장에 실린 '전능왕 오셔서'라는 찬송가의 2절에 '택하신 백성을 축복해 주시고'라는 가사에서 '축복'을 '복 내려 주시고' 등으로 개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축이란 뜻은 '빌 축(祝)'으로 하나님은 자신이 복을 주시는 분이지 인간처럼 어떤 또 다른 신에게 복을 비는 존재가 아니시기 때문이라는 의견이었다. 또한 새 찬송가 365장에 실린 '꽃이 피는 봄날에만'이란 찬송가에서 사용된 '염천'이란 단어는 쉬운 단어인 '여름'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새 찬송가 20장에 실린 '이 세상을 다스리시는'이란 찬송가의 2절 1연에서 '주 거룩한 손가락으로'는 '주님의 거룩한 손으로'로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다. 이외에도 한 인물의 곡이 너무 많이 실렸다는 의견과 찬송가 선별 시 찬송가에 관련한 대표적인 얼굴들을 억지로 배분하여 첨가시킨 흔적이 역력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번 '21세기 찬송가'가 기존의 찬송가에 비해 향상된 점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통일 찬송가의 틀을 유지하되, 편집내용을 재편성하여 예배찬송가의 범위를 확대하여 기존의 '예배'에 '성부', '성자', '성령', '구원'을 포함시켰고 '시편송'항목을 따로 만들어 '송영'에 편입시키는 등 세밀하게 분류해서 편집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찾아보기'를 확대하여, 기존의 '한글 가사 첫줄', '영문 가사 첫줄', '작사자, 작곡자, 편곡자' 외에도 '운율', '곡명', '성구' 찾기 등을 새로이 만들었다.

또한 외국찬송가에 선택에 있어서 가급적 전세계의 찬송가들을 수록한다는 원칙에 따라 영, 미 계통이나 독일, 프랑스 계통의 곡들 외에도 중국(p.229: 헛된 욕망 길을 가며), 이스라엘(p.572: 열려라 모든 문아), 브라질(p.528: 죽기까지 사랑하신 주), 폴란드(p.598: 거룩하신 우리 주님), 카메룬(p.156: 우리 모두 찬양해), 인도(p.25: 만왕의 왕 앞에 나오라), 러시아(p.20: 이세상을 다스리시는), 스페인(p.469: 우리 주 품속에 사는 자) 등의 찬송가들이 선별되어 색다른 찬송가를 만나볼 수 있게 됐다.

한편, 교독문은 기존의 76개에서 131개로 확대되었는데, '시편' 교독문(3개에서 66개로)과 '교회절기와 행사'를 위한 교독문이 많이 보충되었다(23게에서 43개로)는 점이 이번 새 찬송가의 새로운 점이다.

이 외에도 21세기 찬송가의 특징으로는 빠르기표시에서 메트로놈 수치가 삭제된 것과 찬송가 말미에 곡명, 성구에 대한 색인작업이 새로이 추가된 점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아직 21세기 찬송가에 대한 교단간의 입장이 달라 이 찬송가가 한국교회에서 널리 불리워지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한기총과 여러 교단에서는 현재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고 신학적 검증 과정이 부족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21세기 찬송가 발행 유보를 요청한 바 있다. 또 21세기 찬송가가 내년 초 정식 출판된다 해도 교회의 예배에서 사용되기 위해서는 내년 가을 각 교단 총회에서 이를 정식 채택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교계 일각에서는 이번 21세기 찬송가에 대해 새 찬송가의 개편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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