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리의 실제, 제대로 알리고 싶었다”
로마 가톨릭은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 자매’인가 아니면 ‘다른 복음’인가? 최근에는 종교간 화해무드가 대세지만, 석기현 목사(경향교회)는 지난 10월말 종교개혁 490년 기념설교에서 “사도들이 전파하지 아니한 다른 예수를 전하고 있는 가톨릭은 기독교와 전혀 다른 종교이며, 결코 기독교의 어머니가 될 수 없다”며 대사회적 영향력 개선에 골몰하느라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던 ‘가톨릭 이단설’에 다시 불을 붙였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출간된 <가톨릭에도 복음이 있는가(한인성경선교회, 원제 The Gospel According to Rome)>라는 책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제목부터 약간 도발적인 이 책의 저자 제임스 G. 멕카티는 가톨릭 교리에 회의를 느껴 기독교로 개종(?)하고 이 책을 썼다. 책은 한 가톨릭 신자가 유아세례를 받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전 생애를 따라가면서 가톨릭 교리를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의 역자 조남민 목사(54, 밸리성경교회) 역시 가톨릭 신자였던 친구들을 전도하면서 먼저 가톨릭에 대해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읽게 됐고, 번역까지 하게 됐다. 조 목사는 에베소서를 수차례 언급하며 “우리 개신교인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바른 신앙이 무엇인지 점검해 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독교에도 어느새 잘못된 생각이나 습관들이 스며들어 온전한 복음이 가리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을 찾은 조 목사를 만나 가톨릭 교리의 문제점에 관해 들었다.
-가톨릭은 이단인가.
“가톨릭 교리서는 최근 다시 쓰여졌는데, 지난 1992년 <가톨릭 교회 교리서(The Catechism of the Catholic Church)>가 그것이다. 현재 교황인 베네딕토 16세(당시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가 당시 이것을 주도했다. 현재 이 교리서가 가톨릭의 요약된 교리라 볼 수 있으며, 이 책은 이 교리서에 나온 교리들을 토대로 서술했다(첫번째 정리된 교리서는 지난 1545년부터 18년간 이탈리아 북부 트리엔트에서 개최된 공의회에서 채택됐다. 트리엔트 공의회는 종교개혁에 따른 교회분열을 수습하기 위해 소집됐지만 개혁세력들과의 교회분열은 더 심화됐다).
교리서만을 놓고 따져보면 ‘오직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고 말하지만, 교리서 전체를 살펴보면 믿음만이 아닌, 행위가 필수적인 요소가 돼 있다. 예수님과 동격으로 취급되고 있는 마리아에 대한 부분도 성경과는 배치되며, 결국 가톨릭은 바울 사도가 말한 ‘다른 복음’이다.”
-그렇다면 가톨릭은 언제부터 변질된 것인가.
“300년대 콘스탄티누스가 유럽을 통일하고 그 과정에서 기독교인이 된 그가 기독교를 국교로 채택했다. 이후 로마는 세례를 받아야 군인이 될 수 있을 정도였는데, 이 과정에서 실제 기독교인이 아니지만 세례를 받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그들의 영향을 받기 시작하면서 변질됐다.”
-‘다른 복음’인 이유를 좀더 자세히 듣고 싶다.
“그들은 반드시 세례를 받아야 의롭게 되고, 세례를 받으면 원죄가 사라지며 성화하게 되는 은총이 주입된다는 논리를 펼친다. 태아가 위독할 경우에는 물주사를 놓으면서까지 세례에 집착하는 사례도 있다. 그만큼 ‘세례’라는 행위가 중심이 돼 있다.
또 죄를 지을 때마다 천국에서 연옥으로 뚝 떨어지게 되는 것으로 여기고, 성사를 하면 다시 회복된다고 얘기한다. 크고 작은 성사가 일생 따라다닌다. 그곳에서 천국과 지옥을 계속해서 경험하는 것이다. 결국 믿음이 아닌, 행위가 구원의 수단이 돼 버리는 것이다.
‘화체설(化體說, 성찬식 때 먹는 떡과 포도주가 실제로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하게 된다는 학설)’을 주장하는 성찬식 문제도 마찬가지다. 결국 그들은 성경적으로 맞지 않더라도 전통의 이름으로 그런 행위들을 끊지 못하고 있다. 전통 때문에 성경의 권위를 끌어내렸다.”
-그렇다면 개신교가 말하는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뜻은 정확히 어떤 것인가.
“우리는 가치없는 존재’라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하지만 예수님을 믿음으로 우리는 의롭게 되고, 이후 성화(聖化)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
가톨릭은 죄를 지을 때마다 구원의 여부가 달라진다고 얘기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구원으로 부여된 ‘하나님의 자녀’라는 지위는 다시 무를 수 없는 것이다.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은 분명히 ‘저희를 내 손에서 뺏을 자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가톨릭 신자가 개신교로 옮긴 사례가 있는가.
“전도서 기자는 누구에게나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이 있다고 했다. 의식과 행위 중심의 가톨릭을 믿다 보면 공허함이 찾아오게 되는데, 이때 하나님의 조건없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면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다.
간단하다. 우리는 죄인이고, 복잡한 의식이 아니라 예수님께로 돌아오기만 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변화된 후 바로 교회로 옮기는 사람이 있고, 정 때문에 얼마간 머무르다 견디지 못하고 나오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틀렸다고 말하면서도 그대로 있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유형은 결국 다시 가톨릭으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최근 한국에서는 개신교인들 수는 감소한 반면, 가톨릭 신자 수는 증가했다.
“우리는 성경을 너무 모른다. 하나님 말씀을 제대로 알아야 뭐가 옳고 틀린지 알 수 있는데…. 에베소서에서는 믿는 것과 아는 것을 하나라고 얘기하지만, 우리 성도들은 아는 것에는 믿고 기도하는 것만큼 관심이 많은 것 같지 않다. 아는 것도 자신에게 맞는 구절만 알고 이해하려 한다.
이렇게 된 데는 목회자들의 책임도 있다. 틀린 것은 틀렸다고 분명히 얘기해 줘야 한다. 흔들리지 않게 하지 못한 것은 목회자들의 책임이다. 지나친 비난 일색은 문제지만, 생명이 죽고 사는 문제에서 얘기할 건 얘기해야 한다.”
-개신교인 감소에 대한 여러 이유들이 분분한 가운데, 특히 불신자들은 우리가 말하는 예수천당 불신지옥, 좀더 깊이 들어가면 ‘예정론’에 거부감이 심하다.
“예정론은 성경적이다. 에베소서 1장 4절에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셨다’고 분명히 나와 있다. 문제는 하나님은 예정하셨지만, 우리는 그것을 운명적으로 받아들이고 얘기한다는 것이다.
성경에는 믿음에 이르기까지 반드시 과정이 있다고 얘기한다. 로마서 10장 10절에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라고 기록돼 있고, 고린도전서 1장에는 ‘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셨다’고도 말씀하셨다. 우리의 길이 다 우연인 것 같지만 돌아보면 하나님께서 역사하셨다는 것이 우리의 고백이 돼야 하는 것 아닌가?
문제는 운명론에 갇혀버리는 것이다. 예정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면 오히려 더 감사가 생기게 된다고 생각한다.”
-가톨릭 교리을 들으니 개신교도 종교개혁의 정신인 ‘이신칭의’에서 벗어나 행위 중심의 신앙에 빠져든 면이 없지 않은 것 같다.
“이 책은 가톨릭 신자 뿐만 아니라 개신교인들도 읽어야 한다. 가톨릭 신앙을 기독교 신앙과 비교할 수 있고, 책을 읽으면서 바른 신앙이 무엇인지에 관해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일들을 계기로 우리가 예수님을 예수님으로서 바로 믿고 있고 있는지 점검해 봐야 한다. 단순히 믿는 것(Believe)이 아닌, 그 분을 온전히 의뢰하고 그 분께 충실해야(Faith) 한다. 요즘 봉사를 강조하는데, 이런 것은 중요한 게 아니다. 제대로 믿으면 당연히 되는 것이다.”
-책 제목이 너무 자극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나.
“자극도 좀 받아야지. 자극 받고 한 명이라도 읽는다면, 그리고 한 영혼이라도 돌아온다면….”
조남민 목사는
미국 남가주대학에서 공학석사, 박사학위를 받고 실리콘 밸리에서 일하다 1995년 매스터스 신학교에 들어갔다. 1999년 목회학 석사로 졸업한 후 LA 샌퍼르난도밸리 노스릿지에 위치한 밸리성경교회를 개척해 담임목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