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호(헬스 트레이너)
나는 몸을 회복하는 것을 통해 마음과 영혼을 살리는 헬쓰 트레이너다. 사람들은 나를 단지 몸만 건강하게 하는 헬쓰 트레이너로 보지만 하나님은 나를 영혼을 위한 회복의 통로로 보시고 그렇게 사용하시는 것을 느낀다.
JW 매리어트호텔 W호텔 트레이너 매니저 등으로 10여년 직장생활을 한 후 직장을 그만두자 내게 있던 유명 호텔 매니저로서의 안정감과 소속감은 사라졌다. 나를 수식해주던 모든 이름들이 지워지고 잊혀진 존재가 될 때, 그 때에서야 나는 내 마음에 이야기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외로움이 축복이었고 고독은 기름 부으심을 위한 하나님의 선물이었다.
그렇게 고독하게 기도하며 지내던 중 나는 뚱뚱이 천사 아주머니를 만났고 그 만남은 내 인생에도 신선한 충격이 되었다. 키 156센티미터, 몸무게 164킬로그램. 그 여인을 처음 만났을 때, 그분은 생명이 위험한 상태였다. 고도비만이었던 그녀는 마음에도 사형선고를 받은 상태였다. 몇 번의 자살시도, 당뇨,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등으로 병원에서는 시한부선고를 내렸고 사람들은 그녀를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라고 했다. 언제 어떻게 터져버려 생명이 위독해질지 모를 상황이었기 때문에 의사들도 치료를 거부했다.
고도비만 상태인 그 여인을 마주하게 되자 내 마음도 절박해졌다. 아무도 도와주려하지 않고 도울 수도 없는 상태에서 철저한 고립감과 외로움, 두려움과 자포자기 속에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한 여인을 보면서 문득 그녀의 고통에 일체감을 느꼈고 돕고 싶어진 건 한 마디로 은혜였다. 그녀의 마음을 열기위해서 나는 더욱 용감해져야했고 더욱 부드러워져야 했다.
사실 나도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했던 아이였다. 가난했고 유약했고 소심했다. 내 서재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책들로 가득했고 미래가 무엇인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 지 몰랐던 나에게 하나님께서 찾아오셔서 나의 몸과 마음을 회복케 해 주심은 말로 할 수 없는 은혜였다. 연약한 나의 육체 뿐 아니라 마음이 새로워지자 영혼이 새롭게 일어서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나에게 하나님은 자신이 나에게 하셨던 것처럼 사람들의 건강을 회복하고 인생을 회복하는 일을 맡겨주신 것이다.
나같은 사람을 살게 하신 하나님께서 이 세상 누군들 살리지 못하실까, 라는 믿음과 확신. 세상과 단절되는 고독과 외로움 가운데 있는 사람들, 특히 육체적 열등감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 주님은 그런 연약한 사람들(나와 같은)과 함께 걷고 뛰시는 트레이너가 되어 주심을 믿었다. 그 믿음으로 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어느 누구에게라도 다가가리라는 각오가 새롭게 된 영혼을 중심으로 새록새록 피어나기 시작했다.
나는 이후 치료 불가능해 보이는 그 고도비만의 여인을 규칙적으로 만나기 시작했는데 그녀가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내 자신의 절망과 아픔의 시간들을 먼저 이야기했다. 그것은 매우 효과가 있었다. 나의 고통의 시간들을 이야기하자 그녀가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와 함께 이야기하면서 조금씩 운동을 시작했다. 처음엔 집안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는 작고 일상적인 운동부터 가르쳤다. 그녀도 반신반의하는 심정으로 운동을 따라 시작했고 얼마 후 적게나마 체중이 감소하자 희망이라는 단어가 화선지에 먹물이 번지듯 퍼져나가는 게 보였다. 결국 각고의 노력 끝에 그녀는 80kg대의 몸무게로 회복됐고 그렇게 소망하던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통해 주님을 만나고 신앙을 고백하면서 부활의 소망까지 얻게 된 것이다.
그녀의 몸이 회복되면서 부서졌던 마음도 치유되고 인생의 2막이 새로 열리는 것을 보면서 나의 소명은 분명해졌다. 그 소명을 이뤄갈 수 있도록 스타트레인(Startrain)이라는 헬쓰 클럽을 열었다. 그곳에서 사람들의 몸을 돌보면서 영혼을 위한 복음을 전하고 싶어진 것이다. 호텔 매니저로 일할 때는 소수 몇 명만을 도울 수 있었지만 이제는 도움이 필요한 누구라도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놓은 셈이다.
나는 유명하든 무명하든 내 일터와 삶에서 복음이 흘러가게 하는 통로로 살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누구나 나의 서재에 들어와 나를 통해 역사하시는 주님의 사랑을 적어놓은 책들을 읽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출처: 낮은울타리(www.wooltar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