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출산, 성경적으로 나쁘고 해로운 것인가?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조덕영 박사의 창조신학

고령(高齡) 출산(出産)에 대한 성경과 의학의 미스터리

▲조덕영 박사.

▲조덕영 박사.

성경 의인들의 미스터리한 고령(高齡) 출산(出産)

족장 시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성경 창세기를 보면 지금과는 많이 다른 생소한 가정생활에 대한 흥미있는 내용들이 많이 기록되어 있다. 특별히 출생 시기에 대한 자료들이 우리들의 흥미를 끈다. 아브라함(주전 2166-1991)은 175세를 살았다. 그런데 사라의 여종 하갈에게서 이스마엘이 출생한 것은 아브라함 나이 86세 때였다. 아브라함은 100세 때 이삭(주전 2066-1886)을 낳았으며, 이삭은 40세에 리브가와 결혼하였다. 이들 부부가 쌍둥이 형제 에서와 야곱(주전 2006-1859)을 낳았을 때는 이삭의 나이 60세였다. 결혼하고 20년 동안 전혀 자녀가 없었던 것일까? 야곱의 경우에는 더 심하다. 야곱이 하란에 들어갔을 때에 야곱의 나이는 이미 77세였다. 이때까지 정말 노총각으로 늙었단 말인가? 야곱은 84세가 되어서야 레아, 라헬과 결혼하였고 진실로 사랑하던 라헬에게서 아들 요셉(주전 1915-1805)이 태어난 것은 야곱 나이 91세 때였다. 이렇게 야곱의 13자녀(밧단아람에서 낳은 딸 디나 포함) 모두는 야곱 나이 84세 이후 태어난 고령 출산이었다. 요셉은 30세에 애굽 총리가 되었으니 그나마 조상들보다 일찍 장가를 갔다. 도대체 이들은 혈기 왕성하던 그 젊은 시절에는 그 욕구를 어떻게 관리, 통제하다가 고령 결혼과 출산에 이른 것이었을까? 성경이 그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으니 알 길이 없다. 하기야 노아도 젊은 시절 낳은 자녀들은 모두 어디로 갔던 것인지 방주에 함께 탔던 셈과 함과 야벳을 모두 500세 전후해서 낳았으니 참 이상하다.

고령 출산은 위험한가?

현대 의학은 부모의 고령 출산에 대해 태아 이상을 경고하는 경우가 많다. 산모가 고령이면 다운증후군의 아이를 낳을 확률이 증가(아버지의 나이는 상관없음)하고 수정(受精) 당시 아버지의 나이가 많을수록 돌연변이 유전자가 늘어나 아이가 자폐증에 걸릴 확률이 증가(산모는 나이와 관계없이 일정)한다는 것은 통계로 증명된다. 물론 건강한 젊은 부부에게서도 다운증후군을 지닌 자녀나 자폐아가 태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인이요 하나님의 복을 누린 노아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이 왜 모두 고령에 자녀를 낳았는지는 성경이 알려주지 않는 난제 중 난제이다.

상식을 뒤엎는 연구 결과들

그런데 일반의 의학 상식을 뒤엎는 흥미있는 연구들이 최근 발표되었다. ‘영국 의학 저널(British Medical Journal)’ 최신호는 “출생 시 산모의 나이가 많을수록 아이의 언어발달이 빠르고 병치레가 덜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2000~2002년 태어난 아이들 7만 8000여명의 데이터를 조사 분석한 결과 40세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이 20대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에 비해 언어발달이 빠르고 5세 이전에 사고나 질병으로 입원할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후 9개월 때 질병으로 입원한 아이들은 20세 여성이 출산한 경우가 16%인데 반해 40세 여성이 출산한 아이들은 10.7%로 크게 낮았다.

또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나이가 많은 조부나 부친을 가진 아기들일수록 튼튼하다는 흥미 있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 노스웨스턴대의 인류학자 크리스토퍼 쿠자와(Christopher W. Kuzawa) 교수와 그의 동료 연구팀에 따르면 1779명을 대상으로 그들 생모의 혈액 속 DNA에서 추출한 텔로미어(말단소립, telomere)의 길이를 측정하고, 조부와 부친의 텔로미어를 확인한 결과 각각의 텔로미어 길이는 이들이 탄생할 당시의 부친과 조부의 나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텔로미어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서는 지금도 계속 연구 중인데, 염색체의 양 끝을 보호하는 보호막으로 노화와 질병을 막는 역할을 하고, 길수록 수명 연장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연구에 의하면 텔로미어 길이가 긴 그룹은 평균길이의 그룹보다 약 4~5년을 더 살았다.

연구팀은 “연구결과 정자는 나이가 들수록 텔로미어가 더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남성들의 DNA가 정자를 통해 아이들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이같이 긴 텔로미어가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것”이라고 진화론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텔로미어 길이가 짧은 그룹은 심장병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3배, 전염병은 8배나 높았다.

나가면서

현대 의학은 무조건 젊을 때 자녀를 낳아야 건강한 자녀를 낳는다는 식으로 아이들을 도식적으로 판단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일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성경적인 견해라고 볼 수는 없다. 언제 태어난 아이든 자녀는 부모에게 모두 소중하고 귀한 존재요 우연히 이 땅에 온 것이 아닌, 창조주 하나님이 계획하신 복된 생명이다. 하나님은 어떤 차별도 없으시며 고령 출산조차 소중하다. 참고로 축구 역사상 지금까지 역대 아시아 최고의 선수였던 차범근 감독의 부친은 50이 훨씬 넘은 나이에 차 감독을 낳았다. 역대 대한민국 최고의 마라토너였던 이봉주 선수도 연로한 부모의 막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모두 강인하면서도 스테미너의 화신들이었다. 왜소한 체격으로도 20대 후반 나이에 만주군관학교를 거쳐 일본 육사를 나온 고 박정희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박 대통령의 모친은 임신 당시 이미 두 며느리를 거느린 45세의 중년 여인이었다. 이스라엘의 용사 중의 용사요 하나님께 사랑받던 다윗도 이새의 일곱(대상 2:15) 또는 여덟(삼상 16:10)째로 막내였으므로 부모의 고령 출생이었음이 분명하다. 오죽하면 아버지 이새와 형들이 나이차가 많이 나는, 나이 어린 다윗을 무시하였을까?

또한 성경에서 고령 출산은 예고된 계시인 경우가 많았다. 경건하지만 자식이 없던 소라 땅에 살던 단 지파 마노아와 그의 아내에게 영웅 삼손의 출생이 미리 예고(삿 13: 2-3)되었으며 제사장 사가랴의 아내이며 예수님 모친 마리아의 인척이요 세례 요한의 어머니인 엘리사벳도 수태를 상상할 수 없었던 고령 출산이었다(눅 1: 5-24). 90세에 이삭을 낳은 사라나 오랫동안 자식이 없었던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도 모두 하나님의 섭리 아래 출산하였다. 하나님의 섭리는 이렇게 의학적 상식을 초월한다. 결혼 연령이 꾸준히 높아지면서 우리 사회에서 40대에 초임하는 산모들이 급격히 많아졌다는 최근 통계청 발표가 있었다. 태아는 부모의 연령을 초월하여 모두 하나님이 주신 귀하고 소중한 생명이다. 고령 출산, 현대 의학이 경고하듯 그렇게 무조건 위험한 일만은 아니다. 더욱이 나날이 발전하는 현대 의학의 도움 아래 순산하는 데 큰 어려움들이 사라지고 있으니 산모들은 평안한 마음을 갖자. 특별히 섭리를 믿는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 이 글은 조덕영 박사의 ‘창조신학연구소’ 홈페이지(www.kictnet.net)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조덕영 박사는

환경화학 공학과 조직신학을 전공한 공학도이자 신학자다. 한국창조과학회 대표간사 겸 창조지 편집인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여러 신학교에서 창조론을 강의하고 있는 창조론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가 소장으로 있는 ‘창조신학연구소’는 창조론과 관련된 방대한 자료들로 구성돼 목회자 및 학자들에게 지식의 보고 역할을 하고 있다. ‘기독교와 과학’ 등 20여 권의 역저서가 있으며, 다방면의 창조론 이슈들을 다루는 ‘창조론 오픈포럼’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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