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칼럼] 출애굽 연대를 BC 15세기라 하는 이유

오유진 기자  yjoh@chtoday.co.kr   |  
▲출애굽의 증거물. ⓒ크리스찬해피투어
▲출애굽의 증거물. ⓒ크리스찬해피투어

출애굽의 연대 문제는 지나간 1세기 동안 학자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진행된 추측과 논쟁의 대상이다. 19세기 말에 이르기까지는 출애굽 사건의 역사성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성서에 대한 문서비평이 시작되면서 출애굽에 관한 성서의 내용에 의문을 던지기 시작 한다.

이와 같은 회의적 자세에 대해 보수적인 성서학자들은 성서고고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발전시킴으로써, 당시 팽배해 있던 성서회의주의에 정면으로 반론을 제기하여 타개했다. 이들은 고고학 발굴에 의해 제시된, 성서 이외의 여러 자료들을 활용하여 성서의 고대성과 역사성을 나름대로 수호하는 일에 공헌했다. 그러나 고고학 발굴 자료에 대한 논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출애굽에 관한 내용은 오랜 연구와 논쟁이 있었지만 아직까지도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주제로 남아있는 분야 중 하나이다. 출애굽 사건의 역사성과 관련하여 출애굽의 정확한 연대를 결정하기가 어려운 것은 다음 두 가지 점에서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 첫째로 성경 자체가 다른 시대에 비하여 출애굽과 관련된 인물이나 시기에 대하여 정확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 둘째로 출애굽과 관련하여 성경 이외에 다른 명확한 문헌적 자료들이 없다. 출애굽 연대와 관련하여 학자들이 주장한 다양한 견해는 대략적으로 BC 16세기설과 15세기설, 그리고 13세기설 등 세 가지로 나누어 진다.

출애굽의 시기가 BC 16세기라는 주장은 주전 3세기의 이집트 헤리오폴리스 제사장이자 역사가였던 마네토에 의해 처음으로 제기되었다. 그는 반유대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서 고대 이집트의 3000여년 역사를 31개 왕조로 나누어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현재 남아 있지 않고 단지 요세푸스와 같은 후대의 역사가들에 의하여 그에 대한 자료가 인용되어 전할 뿐이다. 요세푸스가 인용한 마네토의 주장에 따르면 이집트 제19왕조 시대에 이스라엘인들은 힉소스와 더불어 이집트에서 축출되었고, 그것은 구약의 출애굽과 연관된다는 것이다. 마네토에 의하면 요셉이 이집트에 도착한 것은 힉소스 왕조 아포피스 제4년이며, 그가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은 아포피스 제17년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마네토의 주장에 따르면 출애굽의 시기는 BC 1550년경이 되어야 한다. 마네토의 BC 16세기설은 그 동안 성서적 자료나 고고학적 증거에 부합되지 못하기 때문에 학자들의 학문적 관심을 끌지 못하였다.

출애굽 연대를 주전 15세기로 보는 입장은 구약성서의 두 구절, 즉 열왕기상 6:1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에서 나온지 사백팔십 년이요 솔로몬이 이스라엘 왕이 된지 사 년 시브 월 곧 둘째 달에 솔로몬이 여호와를 위하여 성전 건축하기를 시작하였더라”와 사사기 11:26 “이스라엘이 헤스본과 그 마을들과 아로엘과 그 마을들과 아르논 강가에 있는 모든 성읍에 거주한지 삼백 년이거늘 그 동안에 너희가 어찌하여 도로 찾지 아니하였느냐.”의 말씀을 비롯하여 관련 고고학적 발굴 결과에 의하여 지지를 받고 있는 학설이다. 열왕기서 성경 저자는 왕상 6:1에 출애굽이 있은 지 480년 만에 솔로몬 성전이 건립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솔로몬이 성전 건축을 BC 966년에 하였으므로 우리는 이 성경 기사에서 출애굽 연대를 BC 1446년으로 볼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후기 출애굽 연대를 견지하는 진보주의자들은 초기 연대를 부정하고 BC 13세기 중반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열왕기상 6:1 본문은 부패된 것으로 간주하고, 또 “480”이란 숫자를 있는 그대로 취하는 대신 재해석하여 이상적인 세대인 40년의 12세대에 대한 숫자로 간주한다. 그래서 당대 한 세대를 25년으로 계산하여 총 12대 동안의 연한을 300년으로 간주하려고 한다. 곧 성전 건축은 출애굽한 지 300년 이후에 시작된 것으로 보아 출애굽 연대를 BC 1266년으로 주장하는 것이다. 많은 진보주의자들은 BC 1260년보다 그 이전에 출애굽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불행하게도 이 주장을 입증할 만한 근거는 없다. 현재로는 성경에 나타난 숫자를 연대기로 보고 문자 그대로 따르든가 혹은 아닌가를 판단할 뿐이다. 

▲

김용규 목사
령천교회 중동 선교사
크리스찬 해피투어 중동 선교사
성지 가이드북 저자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

“‘현장에만 110만’ 10.27 연합예배, 성혁명 맞서는 파도 시작”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가 21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렸다. 지난 10월 27일(주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린 예배는 서울시청 앞 광장을 중심으로 광화문-서울시의회-대한문-숭례문-서울역뿐만 아니라 여의대로…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윤석열 대통령 참석’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공의, 회복, 부흥을”

“오늘날 대한민국과 교회, 세계 이끌 소명 앞에 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며 온전하신 뜻 분별해야” 윤상현 의원 “하나님 공의, 사회에 강물처럼 흐르길” 송기헌 의원 “공직자들, 겸손·헌신적 자세로 섬기길” 제56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가 ‘…

이재강

“이재강 의원 모자보건법 개정안, 엉터리 통계로 LGBT 출산 지원”

저출산 핑계, 사생아 출산 장려? 아이들에겐 건강한 가정 필요해 저출산 원인은 양육 부담, 비혼 출산 지원은 앞뒤 안 맞는 주장 진평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의원 등이 제출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21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

다니엘기도회

다니엘기도회 피날레: 하나님 자랑하는 간증의 주인공 10인

①도대체 무엇이 문제입니까? - 이미재 집사 (오륜교회) ②모든 것이 꿈만 같습니다! - 박광천 목사 (올바른교회) ③어린이다니엘기도회를 기대하라! - 강보윤 사모 (함께하는교회) ④천국열쇠 - 강지은 어린이 (산길교회) ⑤용서가 회복의 시작입니다 - 최현주 집…

예배찬양

“예배찬양 인도자와 담임목사의 바람직한 관계는?”

“담임목사로서 어떤 예배찬양 사역자를 찾고 싶으신가요?” “평신도의 예배찬양 인도에 한계를 느낀 적은 없으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을 음악 정도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가르치고 계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자들이 묻고, 담임목사들이 답했다…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

“학생 담뱃갑서 콘돔 나와도,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훈계 못 해”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세미나가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를 주제로 21일(목) 오후 2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이상원 상임대표는 환영사에서 “학생인권조례는 그 내용이 반생명적 입장을 반영하고 있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사실상 법률…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