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에도 종교활동 제재… 베트남의 현주소

신태진 기자  tjshin@chtoday.co.kr   |  

교회언론회, 베트남 선교 위해 한국교회 관심과 기도 요청

▲10년 전 베트남에서 수많은 순교자를 낸 곳에 세워진 교회의 헌당 모습. ⓒ한국교회언론회 제공
▲10년 전 베트남에서 수많은 순교자를 낸 곳에 세워진 교회의 헌당 모습. ⓒ한국교회언론회 제공

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가 베트남 정부의 선교 제재로 인한 선교사들의 고난에 대해 알리며, 한국교회가 베트남 선교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기도해 줄 것을 당부했다.

베트남은 인구 9천만명에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 약 1백만명이 조금 넘는, 복음의 불모지이다. 베트남이 1975년 공산화로 통일되면서 기독교는 엄청난 핍박을 받았는데, 당시 약 3백만명의 교인들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하거나 ‘정신교육’이라는 공산주의 정책적 탄압으로 말로 다할 수 없는 죽음과 같은 고통을 당했다. 또한 모든 신학교와 함께 대부분의 교회들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베트남은 1990년대 개방화 정책으로 인하여 외형적으로는 종교의 자유가 있으나 제한적이며, 선교 자체가 불법인 나라이다. 최근 베트남 정부 당국에 의한 기독교 박해는 우려되는 수준으로 가고 있다.

2013년 9월 1일 한국에서 온 선교 방문팀 6명과 한국인 선교사 6명, 그리고 현지인 스태프를 포함한 총 13명이, 주일예배를 드리기 위해 람동성에 위치한 소수부족교회인 “까○ 남○문교회”를 방문했다가 공안당국에 체포됐다. 이날은 국가기념일이자 공휴일임에도 불구하고 공안당국이 종교활동을 제지한 모습은, 베트남의 종교정책이 어떠한가를 보여준 한 단면이다. 연행된 13명은 8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고 일단 귀가 조치되었으나, 남은 선교사들은 추후 소환을 예고받고 있다.

이같은 환경에서도 죽음을 불사하고 선교에 매진하고 있는, 베트남 최초의 한국인 선교사인 장요나 선교사는 20여년 동안 한국교회들과 연계하여 200여 곳에 교회를 세웠다. 2000년도에는 비라카미신학교를 세우고 많은 신학생들과 사역자들을 배출시켜, 이들이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다(비라카미는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를 줄인 말이다).

그런데 지난 9월 15일 비라카미 신학교 제11회 졸업식은 그야말로 비상적인 상황이었다. 이 신학교는 해외 선교사의 도움으로 운영되는 학교이기 때문에, 베트남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 불법 학교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회까지는 어려움은 많았어도 졸업식은 그런대로 거행했었다. 그런데 이번 졸업식은 베트남 정부가 대외에 천명한 개방정책과는 다르게, 매우 억압적으로 나와 졸업식 자체가 무산될 뻔했다.

그리하여 비밀리에 긴급하게 장소와 시간을 변경하여 겨우 졸업식만을 거행할 수밖에 없었다. 모든 순서를 생략하고, 졸업을 위한 기도와 졸업장 수여와 단체사진 촬영까지 15분 이내에 모두 마치고, 도망치듯 현장을 떠나올 수밖에 없었다.

한편 이처럼 종교 활동이 제한적이고 선교 자체가 불법인 나라인 베트남에서, 지난 2013년 9월 15일 빈픅성 ○○○ 지역 ‘○○○ 교회’ 헌당예배가 있었다. 이 교회는 국제사랑의선교회 비라카미 지역 본부장 장요나 선교사를 통하여, 미국 노스케롤라이나 훼잇빌한인장로교회(담임 김윤곤 목사)의 후원으로, 195번째(2013년 9월 현재 204개 교회) 세워진 것인데, 2012년 12월 12일 신축기공예배를 드린 지 약 9개월 만에 헌당에 이른 것이다.

○○○교회(담임 ○○전도사)는 소수부족인 ‘○농족’이 거주하는 빈픅성 고산지대 오지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현지 지역경찰들의 감시와 핍박으로 인해 베트남 현지인들조차 접근하기 힘든 곳으로, 현지 경찰들의 눈을 피하여 김윤곤 목사와 사모 등 7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지 교인들과 함께 짧게 예배를 드리게 된 것이다.

이 헌당예배가 특별한 것은, 지난 2004년 부활절 예배 때에 군과 경찰들의 무단 난입과 무차별 사격으로 450여명의 성도들이 순교한 곳에 다시 세운 교회이기 때문이다. 이 교회는 정부와 경찰의 위협과 끝없는 감시 속에서도 남은 성도들이 꿋꿋하게 신앙생활을 영위하였고, 복음은 매이지 않고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더 큰 비전으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참으로 순교자들의 피가 헛되지 않음을 증언하고 있는 장면이다.

베트남은 기독교 인구가 전체의 2%도 되지 않는 복음의 불모지이며, 54개의 소수부족들이 함께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 현장에서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복음을 전하는, 영적전투의 최전선에 있는 선교사들의 헌신과 충성의 사역을 통해 선교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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