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책] WCC, 그 이후(2): <하나님의 선교>와 <하나님 백성의 선교>
하나님의 선교
크리스토퍼 라이트 | IVP | 734쪽 | 33,000원
하나님 백성의 선교
크리스토퍼 라이트 | IVP | 472쪽 | 22,000원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총회 개최를 앞두고, 반대측이 자주 거론한 용어 중 하나는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였다. WCC가 말하는 ‘하나님의 선교’는, 말 그대로 선교가 ‘삼위 하나님 자신의 일’로, 교회에게 부과된 과업이 아니라는 것.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에 따르면 본래 이 용어는 독일 복음주의자 하르텐스타인(K. Hartenstein)이 1952년 제5차 세계선교대회(IMC)에서 사용한 선교 개념으로,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선교의 주체이자 선교사의 파송자임을 설명한 개념이다. 그러나 호켄다이크(J. C. Hoekendijk)는 이를 왜곡, 개종운동을 거부하고 ‘교회의 선교는 하나님의 선교가 아니다’며 하나님의 역사가 샬롬의 역사, 즉 인간화, 사회정의, 해방·인권운동 등 교회는 사회구원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WCC의 선교관에 반대해 나온 것이 1974년 로잔 대회로, 영국의 존 스토트(John Stott)와 미국의 빌리 그래함(Billy Graham)이 주도했다. 여기서 발표된 로잔 언약(Lausanne Covenant)은 영혼구원과 사회구원의 조화를 꾀하면서, ‘하나님의 선교’라는 용어의 바람직한 회귀를 촉구하고 있다.
이 존 스토트의 후계자인 랭햄 파트너십 인터내셔널 국제디렉터 크리스토퍼 라이트(Christopher J. H. Wright)가 30년간 성경과 선교학을 연구해 내놓은 책이 바로 <하나님의 선교(The Mission of God)>이다. 라이트는 이 책을 통해 성경 전체에 대한 ‘선교적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성경 신학을 선교학적으로 해석하고, 그 선교에 대한 하나님 백성의 참여를 성경 전체의 해석 틀로 보는 성경 해석학을 개발하려는 것.
라이트는 ‘선교’를 인간의 선교적 활동이라는 협소한 의미에서 확장시키고, 성경은 하나님의 창조와 구속 사역 모두 하나님 자신의 위대한 선교로 충만해 있다고 묘사하고 그렇게 계시하고 있음을 다양한 설명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특히 보통 선교와 관계없다고 생각하는 구약성경의 많은 인물과 사건들도 ‘하나님의 선교’라는 맥락 안에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렇게 성경을 읽을 경우, 하나님은 선교에 종사하고 계시며 우리는 위대한 ‘하나님의 동역자들(고전 3:9)’이 된다. 선교는 성경의 거대 서사 전체를 여는 열쇠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 어떤 사람이 돼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후속작인 <하나님 백성의 선교(The Mission of God’s People·이상 IVP)>는 이러한 고민에 응답하는 내용으로, “우리는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 여기에 있는가?”라는 ‘인생 최대의 물음’을 던지고 있다. 하나님 백성의 존재 목적과 사명을 성경 전체로부터 다시 규명해, 그리스도인들의 삶 자체의 방향성을 ‘선교’에 맞추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선교가 ‘성취해야 할 ‘사명(mission)’이라기보다, 성경을 통해 자신을 바로 인식한 하나님 백성의 삶의 결과임을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