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서 대표 “하나님 나라 위해… 희생하면 채워주실 것 믿습니다”
“하나님 나라 위해… 희생하면 채워주실 것 믿습니다”
중고차 거래량은 지난해 기준으로 신차 시장의 2배를 넘어설 정도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불량·허위 매물 문제는 아직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망설이게 한다. 겉은 멀쩡하지만 사고 이력이 있거나 침수 차량인 경우도 있고, 전문가가 아니면 발견할 수 없는 결함이 있을 수도 있다. ‘미끼 상품’들을 내세운 허위 매물 문제도 마찬가지다. 1천만원 가량의 차량을 3백만원에 광고한 후, 찾아온 고객들에게 그 차량 대신 다른 차량들을 시세보다 비싸게 파는 행태가 비일비재하다.
이처럼 싸고 좋은 물량 확보를 위한 ‘전쟁터’ 같은 중고차 시장에서, ‘기독교인’임을 당당하게 내세우고 ‘정직과 신뢰’를 자산 삼아 쭉쭉 뻗어나가는 기업이 있다. ‘기독교 중고차 유통사역’을 슬로건으로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며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밀알중고차가 그 주인공.
‘믿을 수 있는 차량 시세에 맞게’, ‘100% 애프터서비스’
밀알중고차 대표는 중고차 딜러(판매원) 경력 7년차의 유진서 성도(31). “사장은 하나님”이시라며 자신을 ‘대표’가 아닌 ‘팀장’으로 소개한 유 대표는, ‘믿을 수 있는 차량을 시세에 맞게’ 판매한다는 전략 아래 좋은 매물 확보를 위해 회사가 위치한 부천 부근 뿐 아니라 전국을 누비고 있다.
밀알중고차는 고객들을 위해 자동차 등록증과 자동차 제시 신고서, 차량 실사진 등을 방문 전에 미리 보내주고 선택하게 한다. 또 할부계약 시 낮은 금리의 대부업체에 직접 연결해 주고, 중고차 명의이전 등록 비용도 영수증을 제시해 차액을 돌려주는 등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다. 특히 차량을 확보하면 정비업체와 함께 127가지의 검사를 실시해 결함이 없는지 꼼꼼하게 살피고, 출고 전에는 소모품을 교체한다.
유 대표는 중고차 계약에 있어 가장 중요한 ‘팁(tip)’으로 “싸고 좋은 차는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제값에 맞게 산다는 마음으로 임하면, 속지 않고 괜찮은 매물을 만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애프터서비스(A/S)를 중시한다. 유 대표를 비롯한 직원들은 ‘판매한 차량에 문제가 생기면 100% 책임지겠다’는 신념으로 고객들을 대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입니다. 제가 중고차를 샀다면 어떻게 할까, 입장 바꿔 생각하면서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추천한 차량을 사셨다는 건 저를 믿고 오셨다는 이야기인데, 보답을 해 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른 곳에 가면 더 싸게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차량의 성능이나 A/S 만큼은 보장해 드립니다.”
밀알중고차는 성능기록부와 다른 결함이 발견될 경우 ‘무조건 환불하겠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한다. 많은 중고차 업자들이 판매에 ‘올인’하고 A/S를 다소 소홀히 할 때, 밀알중고차는 고객들에게 ‘신뢰’를 팔고 있는 것. 실제로 계속 걸려오는 전화 때문에 인터뷰가 몇 차례 중단될 정도로 그는 ‘신뢰’를 받고 있었다.
블로그와 카페 등에서 중고차 구매 노하우를 알리는 데도 열심이다. 중고차 시장의 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 밀알중고차의 블로그에서는 ‘사기당했을 때 환불받는 방법’, ‘중고차 사고 팔 때 필요한 서류’, ‘자동차 옵션 종류에 대한 정보’, ‘자동차 중고차 가격과 시세’ 등을 안내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같은 업계에서 질시를 당하기도 하지만, 그는 중고차 시장이 투명해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요셉’과 ‘다니엘’의 심정으로 이 일을 감당하는 중이다.
‘사업 아닌 사역’, ‘주일은 쉽니다’
유진서 대표의 이러한 방침은 물론 ‘신앙적 이유’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사업’을 ‘사역’이라 생각한다. “세상 사람들은 부(富)를 축적하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사업을 곧 ‘사역’이라고 말합니다. 제 부를 축적하는 게 아니라, 예수님께서 항상 낮은 자리에서 남을 도우셨던 것처럼 사업을 통해 빛과 소금으로서 세상 사람들을 돕고 싶습니다. 사업은 물질의 통로가 되어야 합니다.”
물질의 통로 뿐 아니라, 유 대표는 복음의 ‘통로’가 되는 일도 소망하고 있다. 그래서 고객들을 만나면 교회를 다니는지 묻고, 복음을 전하기도 한다. “고객들이 받아들이는 건 하나님께서 하실 일이지 제 몫이 아니니까, 저는 일단 전합니다. 예수님께서도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먼저 구하라고 말씀하셨잖아요? 영혼 구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누구나 사역자가 될 수 있습니다. 기자님도 마찬가지이고요(웃음).”
목회자 자녀인 유 대표는 사춘기 시절 한때 아버지를 경찰서에 찾아오게 만들 정도로 방황하기도 했지만, 군 전역 후 복음을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사업을 하면서 많이 변화됐다고 한다. 즐기던 술·담배도 멀리하게 됐고 인격과 삶 자체가 달라짐을 느끼면서 하나님을 더욱 붙잡게 됐다. 그래서 기독교 중고차 유통사역을 하게 된 것도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으리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처음 사역을 시작할 때부터 힘든 일이 많았지만,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잘 이끌어 주셨음을 느끼게 됩니다. 이번 달에도 명절이 끼어 있어 쉽지 않았습니다. 믿는다고 하지만, 매출이 안 나오면 조마조마한 것도 사실입니다. 저도 이윤이 남아야 하니까요(웃음). 하지만 어떻게든 하나님께서 채워주심을 여러 번 경험하고 있습니다.”
밀알중고차는 과감하게 주일에는 문을 닫는다. 대부분의 사업이 그렇지만, 주말 고객이 많은 중고차 업계에서는 쉽지 않은 결단. 처음엔 주일에도 영업을 했지만, 그 스스로가 ‘하나님 보시기에 아닌 것 같았다’고 한다. “주일은 쉬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전히 하나님 앞에 드려야 하는 날이니까요.”
‘희생하는 만큼 채워주실 것’, ‘재단 만들어 돕고 싶다’
특히 미자립교회를 돕는 일에 열심이다. 밀알중고차는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에게는 이미 ‘믿을 만한 곳’으로 많이 알려져 있어,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 밀알중고차에서 거래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궁금한 점들을 문의를 접수하고 있다. “여성 목사님들도 전화가 많이 오십니다. 차에 대해 잘 모르시니 알아서 해 달라고 하시는데, 사명감을 느낍니다.”
유 대표는 미자립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해 봤기에, 그들의 고충을 누구 못지 않게 잘 알고 있다. 미자립교회들은 대부분 중고차를 구매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 그러나 돈이 없다는 이유로 목회자들이 중고차 시장에서 무시당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그들을 위해 나서게 됐다. 그래서 대형교회만 찾아다니는 일부 성도들이 안타깝기도 하다. “개척교회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너무 편하게 신앙생활을 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직원들도 그런 유진서 ‘팀장’을 잘 따르고 있다. 정기적으로 예배를 드리고, 회의를 통해 앞으로의 비전을 함께 기도한다. 그의 비전은 ‘희생하는 만큼, 채워 주시리라’는 것. “아까도 말씀드렸듯, 부의 축적만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유업을 쌓는 일이 더 큰 복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수익 대부분을 후원하고, 주님의 영광만을 위해 일하려 합니다. 감사한 것은 다른 곳들보다 판매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희가 잘 한 게 아니라, 다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겠지요.”
그래서 직원들에게 ‘당장 눈앞을 보지 말고, 10년 뒤를 보자’고 이야기한다. 목회자인 부친이 지어준 회사 이름처럼,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지면 많은 열매를 맺을 것을 믿고 사업의 지경을 더 넓히겠다는 소망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만 아시겠지만, 하루 100대 이상 거래하는 규모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러면 재단을 만들어, 회사에서 나오는 이익으로 나눔 사역을 더 활발히 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도 하고 있는 미자립교회 목회자와 선교사들에 대한 후원을 확대하고, 아프리카 지역에 교회를 세워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노인·아동 복지에도 관심이 많아, 그들을 찾아다니며 필요한 곳은 도우면서 복음을 전하겠다는 꿈도 있다.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끝까지 가는 게 중요하겠지요. 사업을 통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순간 순간 느낍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은 믿음 뿐인데,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께 계속 믿음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솔로몬이 1천번제를 드렸듯, 변치 않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문의: 1600-8067, www.milalca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