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대사 배우 이일화 “크리스천 치유상담 4년 공부… 하나님 섭리 기뻐”
제13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The 13th Seoul International Agape Film Festival, 이하 SIAFF)가 오는 10일 오후 7시 서울 이화여대 ECC 삼성홀(지하4층)에서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15일까지 서울 대신동 필름포럼에서 계속된다.
"경계를 넘어서는 세로운 시선"이라는 모토 아래 '부분 경쟁'을 도입, 비경쟁 국제영화제로 자리매김한 SIAFF는 올해 장·단편 20편씩 총 40편을 상영한다.
올해 영화제 주제는 '위로'다. SIAFF 측은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인간 존중에 대한 가치를 일깨워 위안과 위로를 전달하는 영화들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예년보다 상영작 수가 적은 것은 필름포럼의 보수공사 때문으로, 필름포럼은 5월 중 90석과 60석의 상영관, 카페와 세미나실 등을 구비하여 재개관할 예정이다.
매년 화제가 되고 있는 '홍보대사'에는 배우 이일화 씨가 선정됐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에 3회 모두 '엄마' 역할로 출연한 이일화 씨는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통해 "사실 관객과 시청자를 위로하고 싶은 마음에 '크리스천 치유상담'을 4년간 공부했다"며 "이번에 '위로'를 주제로 한 영화제 홍보대사가 되어, 하나님의 섭리가 신기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이 씨는 "많은 사람들이 영화제에서 좋은 작품들을 많이 감상하고 마음의 치유를 얻어, 다시 새롭게 출발하는 시간들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SIAFF 측은 "이일화 씨는 온화하고 정감 어린 어머니 역할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할 수 있는 배우"라고 취지를 밝혔다.
기자간담회에서 영화제 집행위원장 배혜화 교수(전주대)는 "올해 영화제는 그 규모가 축소된 대신 압축적이고 색깔이 분명한 프로그램으로 구성했고, 담론화·이슈화의 중심에 서 있는 작품들은 그것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스크린 밖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논쟁의 장을 만들려 한다"고 밝혔다.
필름포럼 부대표 성현 목사도 "멀티플렉스가 대세로 자리잡은 영화계에서, 좋은 영화를 소개하려 노력하고 있는 필름포럼이 지금 한 단계 도약하는 과정에 있다"며 "영상 커뮤니케이션과 영상 편집, 씨네토크 등의 강좌를 개설해 관객들과 기독교 문화를 적극적으로 나눌 것"이라고 했다.
개막작은 최근 '가정의 달'을 맞아 재조명되고 있는, '베이비박스'를 다룬 다큐멘터리 <드롭 박스(The Drop Box)>다. 이는 베이비박스를 설치해 버려진 아이들과 미혼모들을 돌봐 온 주사랑공동체 이종락 목사의 이야기다. 이미 미국 50개 주 870여 곳의 극장에서 상영됐으며, 제9회 샌안토니오기독교독립영화제 대상, 제3회 저스티스영화제 '가장 정의로운 영화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필름포럼은 이 영화의 국내 배급을 맡기도 했다.
폐막작은 난치병을 가진 딸의 몸과 마음을 치료하는 가족들을 다룬, 패트리시아 리건 감독의 <미라클 프롬 헤븐(Miracles from Heaven)>이다.
주요 프로그램으로 먼저 영화제 고유 섹션인 '아가페 초이스'에서는 프랑스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프랑스 영화 <파티마(Fatima)>, 선댄스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배드 키즈(The Bad Kids)>, 베를린영화제 에큐메니칼포럼상 수상작 <더 퍼스트, 더 라스트( The First, the Last)> 등 해외 작품들과, 시인 윤동주를 다룬 <동주>처럼 약자에 대한 공감을 끌어내는 영화들을 선정했다.
기독교적 가치와 복음의 비전을 담은 영화들로 구성되는 '미션 초이스' 섹션에서는 인종차별을 극복하고 스포츠 정신과 삶의 가치를 깨닫는 내용의 <우드론(Woodlawn)>, CTSTV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끝나지 않은 사랑의 기적, 장기려> 등 최근 제작된 국내외 기독교 영화들 중 수작들을 방영한다.
올해 주제를 심도 있게 집중한 '스페셜' 섹션에서는, 정서적·실향적 존재로서 도시인들의 삶을 애틋한 시선으로 보여 주는 에릭 쿠 감독의 작품을 재조명하는 '스페셜 1: 어반 오디세이- 에릭 쿠'가 마련된다. 또 보호해 줄 국가가 없는 난민들의 실상을 다룬 영화들을 모은 '스페셜 2: 휴먼 오디세이'를 준비했다.
유일한 경쟁 부문인 '국제 단편 경쟁'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접수된 단편 영화 400여 편 중 선발한 20편을 4개 섹션으로 상영하고, 심사위원들의 심사를 거쳐 폐막식에서 최종 선발해 시상한다. 올해 심사위원은 배창호 감독과 달시 파켓, 오동진 영화평론가가 맡았다. 시상은 아가페상 1편(상금 300만 원), 심사위원상 1편(상금 100만 원), 배우상 1편(상금 50만 원) 등이다.
폐막식에는 이 외에도 영화제 기간 브리핑을 통해 선정된 사전 제작 지원 부문 당선작 1편에 300만 원을, SIAFF기독영화인상 1편에도 상금 100만 원을 각각 수여한다.
특별 행사도 다양하게 진행된다. 11일 오후 7시에는 '최근 미국 기독교 영화의 경향'을 주제로 권용국 감독과 김상철 목사가 참석하는 <우드론> 씨네토크가, 12일 오후 7시에는 '주사랑공동체와 베이비박스'를 주제로 이종락 목사 등이 참석하는 <드롭 박스> GV가 열린다.
또 13일 오후 7시에는 윤동주의 삶과 작품세계를 분석한 「처럼」의 저자 김응교 교수(숙명여대)와 독일에서 본회퍼를 전공한 고재길 교수(장신대 기독교윤리)가 참석한 가운데 '윤동주와 본회퍼'를 주제로 영화 <동주> 씨네토크가 진행된다.
14일에는 오후 2시 故 장기려 박사의 제자인 이건오 박사(평택박애병원장)와 손봉호 교수(장기려기념사업회 이사장) 등이 참석하는 씨네토크, 오후 7시 20분 '<더 퍼스트, 더 라스트> 속의 신학적 미학적 이미지들'을 주제로 최성수 박사가 참석하는 씨네토크가 각각 계획돼 있다.
11일 필름포럼 로비에서는 기타리스트 이수민 씨가 '어쿠스틱 기타 연주로 떠나는 영화 여행', 14일 오후 5시 바이올리니스트 최수현 씨가 '현(絃)음악과 만나는 영화 음악'을 주제로 한 '씨네 콘서트'도 진행한다.
영화제 티켓은 인터파크, 예스24, 맥스무비 등에서 인터넷으로 예매하거나 현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문의: www.siaff.kr, 070-4754-35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