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감성지능 연구 선두주자 비피유홀딩스 오상균 대표
최근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의 바둑 대결은 AI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지표였다. 바둑은 논리에 직관을 더한 종합적인 사고가 필요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궁극적인 AI 개발 목표는 인간의 직관적인 결정까지도 따라할 수 있는 감성지능(EI, emotional intelligence)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인간의 감정처럼 규칙을 찾기 힘든 '비정형 데이터'들도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자연 경관을 보며 '아름답다'고 느끼는 인간의 감정마저도 흉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IT개발 기업 (주)비피유홀딩스(오상균 대표)는 감성 분석 엔진 '짐고(Zimgo)'를 개발해 감성지능(EI)을 가진 인공지능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 EI는 인공지능(AI)이 산출한 결과에 이용자의 성격·취향 등 개인 특성 등을 반영해 특화시키는 기술이다. 기독교 신앙을 가진 오상균 대표는 차가운 인공지능이 아닌, 따뜻한 감성을 가진 인공지능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비전을 갖고 회사를 시작했다.
"하나님은 인간을 자신의 형상대로 지으셨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형상이 사랑, 즉 감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시고, 우리 회사는 감성 인공지능을 만든거죠. 앞으로 AI의 한계를 보완한 '감성 인공지능'(EI)이 세상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짐고는 SNS에 게재된 글을 작성한 사용자의 감정과 정서를 분석, 대중과 조직에 실행 가능한 데이터를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전세계에서 사용되는 다섯 개의 SNS 채널의 내용을 분석한 후 자연어처리(NLP) 과정을 하나로 보여줌으로써 사용자는 양질의 정보를 손쉽게 제공받을 수 있다. 각 사람의 성향에 따라 그들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이 나오게 하는 것, 이것이 비피유홀딩스가 펼치고자 하는 서비스의 핵심이다.
비피유홀딩스가 추구하는 사업방향은 '인간화'다. 비피유홀딩스의 짐고는 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나온 것일 뿐, 이들의 궁극적 목표가 아니다. 기계에 인간의 감성을 접목한 EI 기술을 개발하는 것, 이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비피유홀딩스의 직원들은 밤잠도 잊은 채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비피유홀딩스에서 개발하고 있는 EI 프로그램은 놀랍게도 '성경'을 학습시켜 가치 판단을 하도록 프로그램됐다. 이를 통해 AI의 한계에 대항하는 EI를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다. 인공지능은 반드시 바이어스(Bias)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청소 로봇에게는 '세상이 더럽다'라는 바이어스가 필요하다. 하지만 EI는 바이어스가 필요없다. 그저 '보기 좋더라'가 되면 된다는 게 오 대표의 설명이다.
"브레이크가 고장난 인공지능 차가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차를 꺾어서 다른 차를 쳐서 차를 멈출 것인가, 아니면 사람을 칠 것인가 하는 윤리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인공지능은 어떤 판단을 할까요? '옆 차는 벤츠고 사람은 할머니니까, 돈이 덜 드는 사람을 치고 말자.' 이렇게 결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럴 때 EI가 독보적입니다. EI는 차가 부숴지는 한이 있더라도 사람을 살린다는 판단을 할 것입니다. 왜냐구요? 성경을 바탕으로 만들었으니까요."
비피유홀딩스의 BPU는 베풂의 약자다. 기독교의 중요 가르침인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오 대표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실제로 비피유홀딩스의 정관 첫 번째는 '이익금 30%를 사회에 기부하는 것'이다. 지금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기업이 많이 발전했지만, 초창기 비피유홀딩스는 자금난 등으로 우여곡절이 많았다. 하지만 직원들에게 10개월동안 월급을 주지 못하는 배고픈 상황에서도 오 대표는 베풂을 실천해 왔다. 하나님께 서원한 기도를 저버리지 않은 것이다.
"오랜 기간동안 직원들이 월급도 못 받고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노동청에 신고하는 직원 하나 없이 비전만 붙들고 함께 일했습니다. 그러다 한 회사에서 30억 투자를 하겠다는 제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회사가 정관을 바꾸지 않으면 투자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큰 시험거리였죠. 하지만 결국 투자받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오히려 우리에게 더 믿음이 갔는지 투자 기업 대표가 50억으로 금액을 높여서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오 대표는 회사의 최첨단 기술 외에도, 가족같은 분위기의 회사 조직문화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드러냈다. 오 대표가 보여준 회사소개서에는 따뜻한 조직문화를 상징하는 '가족' 이미지컷들이 많았다. 또 비피유홀딩스는 기업을 가족에게 세습하는 형식이 아니라, 직원 중 누구든지 이사가 될 수 있고, 능력에 따라 대표이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장승희 디렉터(26)는 이 회사의 최연소 이사이기도 하다.
누구보다 유능한 가족같은 인재들과 EI를 통해 따뜻한 세상으로의 변화를 꿈꾸는 오상균 대표. 그에게 비피유홀딩스의 미래를 물었더니 다음과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우리 회사에서 개발한 EI는 차가운 이성과 이익만을 추구하는 세상의 AI와 싸워야 합니다. 자신 있습니다. 결국은 사랑이 많은 쪽이 이기니까요. 누가 더 사람을 위하는 기술을 개발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