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가 있는 풍경’, ‘하늘과 땅을 잇는 사람 무당’…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논란의 신학춘추, 어떤 기사 실었나?

▲퀴어신학 토크마당 취재 기사. ⓒ독자 제공

▲퀴어신학 토크마당 취재 기사. ⓒ독자 제공

논란이 된 장신대 '신학춘추' 114호(5월 30일자) 신문에는 '퀴어신학 토크마당' 취재 기사와 '무당 인터뷰'가 나와 있다.

해당 신문은 4면에 '무지개가 있는 풍경'이라는 제목으로 '투박하게 시작하는 한국 퀴어신학 운동' 토크 마당 취재 기사를 싣고 있다.

해당 기사는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DAHOT DAY)이었던 지난 17일, 길목협동조합은 이 날과 퀴어성서주석(Queer Bible Commentary, 이하 'QBC') 번역본 출간을 기념하기 위해 '투박하게 시작하는 한국퀴어신학운동' 토크 마당을 열었다"며 관련 행사를 사진과 함께 취재 보도하고 있다.

8면 '엣지(edge) 있는 날' 코너에서는 '어느 멋진 날, 보통의 신혼부부를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와 트랜스젠더 수정(가명) 씨의 신혼집을 방문한 이야기를 담았다.

임보라 목사는 인터뷰에서 "사역의 측면에서 본다면 하나님의 형성을 닮은 하나님의 창조물인 한 사람이 자신의 성적지향과 성정체성으로 인해 자긍심을 잃고 신앙마저 잃는 일이 더 이상 반복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라고 전했다.

또 "저에게 성소수자는 보석입니다. '보석과 같이 반짝반짝 빛난다'는 표현을 제가 즐겨 씁니다. 누구에게나 그런 반짝이는 면들이 있지요. 지난 10년 동안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함께 호흡하면서 보석과 같이 반짝반짝 빛나는 분들을 참 많이 만나왔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무당’ 인터뷰 기사. ⓒ독자 제공

▲‘무당’ 인터뷰 기사. ⓒ독자 제공

7면에서는 '話頭(화두)- 이야기를 시작하다, 하늘과 땅을 잇는 사람 무당 정순덕을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무당'을 소개하는 인터뷰를 게재했다.

이 코너는 "삶의 진지한 질문이 사라져가는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실존을 걸고 질문을 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 질문을 삶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다. 기독교 울타리 밖의 전문가 혹은 타종교 종교인이 보는 기독교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는 취지이다.

정순덕 씨는 "저는 1967년 충남 서안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 처음 무병(巫病)을 앓다가 여덟 살에 내림굿을 받은 무녀입니다. 한반도 굿에는 지역마다 여러 종류가 있는데요. 저는 남한에서는 보기 어려운 황해도 굿을 전수받은 무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정 씨는 자신의 일에 대해 "무당에 대해서 많은 오해가 있을 줄 알아요. 헛소리를 한다든가 사람을 홀리는 잡신이 들린 무당은 미신으로 오해를 받죠. 그러나 원신(原神)을 모시는 무당은 하늘 즉 신의 대리인으로 신도들을 대합니다. 하늘의 문을 열고, 천지신명을 모시고, 복을 열고, 조상을 천도하고, 잡귀를 몰아내고, 원혼을 달래고, 남은 사람들의 한을 풀어주는 것이 올바른 무당의 역할"이라고 했다.

기독교에 대해서는 "보통은 무당은 기독교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렇지 않아요. (웃음) 제가 열두 살 때 제 이웃집에 순복음 교회를 다니는 권사님이 계셨어요. 그 아주머니가 아파서 그 교회 목사님이 안수 기도하러 심방을 오세요. 그때 안수기도를 하는 걸 보고 있는데 제 눈에 병이 아주머니 몸에서 나가는 게 보이는 거예요. 그러한 이야기를 목사님께 하니 목사님이 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셨어요"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장신대 학생에게는 "저는 무녀로서 43년을 살아왔습니다. 그런 제가 감히, 외람되지만 말씀드릴 것이 있어요. 불교이든 천주교이든 개신교이든 자신이 종교인이라면 정직하게 하늘의 하나님한테 메시지를 들었으면 좋겠어요. 과거에는 죽은 사람의 한 맺힌 영혼을 다스리는 사람이 성직자였다면, 이제는 살아있는 영혼을 지켜야 하는 세상이 왔어요. 이런 세상에서 정말 목숨을 걸고 한 사람의 영혼을 위해서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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