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 한국교회, 루터 넘어 칼빈으로”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이성희 목사, 예장 합동-통합 2차 공동 심포지엄에서 역설

▲예장 합동 총회장인 김선규 목사(오른쪽)가 예장 통합 총회장인 이성희 목사에게 기념 서적을 선물한 뒤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예장 합동 총회장인 김선규 목사(오른쪽)가 예장 통합 총회장인 이성희 목사에게 기념 서적을 선물한 뒤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예장 합동-통합 측이 공동으로 주최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장로교 심포지엄' 그 두 번째 행사가 합동 측 주관으로 19일 서울 승동교회(담임 박상훈 목사)에서 열렸다. 1차 심포지엄은 지난달 15일 통합 측 주관으로 연동교회(담임 이성희 목사)에서 열렸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한 한국교회의 현실과 나아갈 길'을 주제로 열린 이날 심포지엄은 통합 층 총회장 이성희 목사가 설교한 개회예배에 이어 박용규 교수(총신대)가 발제하고 임희국 교수(장신대)가 논찬한 주제발표 순서로 진행됐다.

'가나안을 향하여 가는 개혁교회'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이성희 목사는 "종교개혁 기념의 해를 맞아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이며 상실한 교회의 거룩성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가나안으로 향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을 통해 교회가 개혁의 의미를 다시 새기고, 거룩한 교회로 거듭나서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나아가는 새로운 힘을 얻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가 개혁의 의미를 다시 새기기 위해 우선 "언약궤를 뒤따라 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가나안을 향해 가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신 첫 번째 준비는 언약궤를 뒤따라 가는 것"이라며 "언약궤는 하나님 말씀의 상징"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기독교 전래는 독특한 면이 있다. 1884년 의사인 알렌이 첫 선교사로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다음 해인 1885년 언더우드와 아펜젤러가 들어와 장로교와 감리교가 세워지기 시작했다"며 "그런데 그 이전인 1882년 이미 한글성경이 들어와 있었다"고 했다.

▲심포지엄 개회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심포지엄 개회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이 목사는 "이렇게 선교사보다 성경이 먼저 들어온 한국교회는 성경적 교회다. 성경을 사랑하고 성경을 열심히 가르치는 한국교회는 세계기독교사에 유례가 없는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이제 한국교회가 다시 성경 본질로 돌아가 성경적 개혁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성결'을 강조했다. 이 목사는 "가나안을 향해 가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신 두 번째 준비는 스스로 성결하게 하는 것"이라며 "성결한 자가 가나안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가나안이 하나님께서 그들의 조상에게 약속한 거룩한 땅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거룩한 교회는 세상의 조직과는 차별돼야 하며 거룩한 그리스도인은 세상 사람들과는 달라야 한다. 그렇기에 교회를 조직이라 하지 않고 유기체라고, 그리스도인을 성도라고 하는 것"이라며 "하나님은 우리에게 거룩하라고 명령하신다. 거룩한 백성이 거룩한 곳에서 거룩한 하나님께 거룩한 제물을 드리라고 하신다. 거룩한 백성이 거룩한 교회를 만든다"고 했다.

이 목사는 특히 "루터의 종교개혁이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원리적인 것이었다면, 칼빈의 종교개혁은 제네바를 중심으로 한 사회개혁으로 실제적이었다"며 "우리시대의 종교개혁은 사회를 변화시켜 나갈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종교개혁 기념의 해를 맞아 한국교회는 루터를 넘어 칼빈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개혁은 교회의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며 과정이다. 교회는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뛰어넘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시대적 힘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사회를 변화시켜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소서'라는 기도를 이루고,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 이루어지이다'라는 기도가 이뤄지게 하는 것이 교회에 주어진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한 한국교회가 가나안으로 들어가는 하나님의 백성들처럼 말씀을 앞세우고, 성결하여 다시 거룩한 교회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실추된 영성과 교회의 권위를 회복하고 민족과 세계의 등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예장 합동-통합 측 임원들이 서로 손을 잡은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예장 합동-통합 측 임원들이 서로 손을 잡은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이후 '한국교회를 향한 한국장로교회(예장 통합과 합동)의 책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제한 박용규 교수는 "예장 통합과 합동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가장 큰 교단들이다. 분명 한국교회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고, 지금도 한국교회를 리드하는 교단으로서 자부심과 자긍심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양 교단은 전체 한국 개신교의 발전과 유익을 위해 앞으로 더욱 더 교단의 높은 벽을 넘어 교파주의를 지양하고 연합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하지만 한 가지 잊어선 안 될 것은, 한국교회의 진정한 개혁은 참된 부흥, 곧 성령의 놀라운 은혜와 임재를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심포지엄 말미 두 교단은 공동기도문을 낭독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이 기도문은 "100회 총회를 지낸 우리 장로교회가 하나님의 은혜로 큰 부흥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하나되지 못하고 분열한 죄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더 큰 부흥을 이어가며 다음세대에 더 좋은 교회를 물려주지 못함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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