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되지 않은 개혁자 마르틴 루터? 신화와 오류 ‘팩트체크’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해외신간] 호세아 본문주석, 솔로몬 내러티브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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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LHBOTS (JSOTSup) 653: Hosea: A Textual Commentary

저자: Mayer I. Gruber
출판사: Bloomsbury T&T Clark

전통적으로 구약 '12소예언서'의 첫 책인 호세아서(1-14장)는 주전 8세기 중엽 북왕국 이스라엘의 여로보암 2세 때 활약한 브에리의 아들 예언자 호세아의 기록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20세기 초반에 바젤대학교의 비평적 구약학자 베른하르트 둠(B. Duhm)은 호세아서가 후대에 형성되었다는 가설을 내세웠고, 그 중에는 주전 2세기 마카비 항쟁시대 수난당한 유대인들에게 용기를 북돋우기 위한 본문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20세기에 구약 예언서에 대한 비평적 연구는 주로 역사적 예언자들의 '진정한 어록'을 찾는 데 집중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호세아서에 대한 비평적 형성사는 대체로 1950년대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구약교수였던 볼프(H. W. Wolff)의 3단계 가설에 근거한다. 볼프에 의하면 먼저 1-3장에서 역사적 예언자 호세아 자신의 기록은 구체적으로 2:4-17과 3:1-5에 국한되며, 나머지는 그의 제자들이 정리 했다고 설명한다. 4-11장은 호세아의 예언 활동이 끝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후배 추종자들이 문서화 했다고 보며, 12-14장은 북왕국 이스라엘이 722년에 멸망하기 직전 문서화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3단계를 거친 호세아서는 최종적으로 주전 6세기경 남왕국 유다에서 신명기 학파의 영향을 받아 최종 편집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부터는 고전적 '볼프 모델'을 비판하고 호세아의 '진정한 어록'은 약 50절 정도로 보며(호 2:4; 4:4; 5:1-22; 6:8-10; 7:1; 8:8-10; 9:11-13; 10:11; 12:8-9; 13:12-13, 15-14:1 등) 역사적 호세아 예언의 핵심은 심판 예언에 국한하고 그 내용은 에브라임의 불의와 그 마지막 죽음에 대한 예고로 본다(14:1).

역사적 예언자 호세아의 심판예언 자료는 북왕국 레위인들이 북왕국 멸망 이후 남왕국 유다로 이주하면서 가지고 왔고, 이들이 히스기야 때 호세아의 자료를 다시 정리하여 편찬하고, 이어서 신명기 학파의 편집 과정을 거쳐 호세아서가 문서로 정착되었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비평적 자료 분석에 대해서는 각 단계의 자료 간에 문체의 차이나 어휘선택의 차이가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어쨌든 지금까지 비평적 연구에 따르면 호세아서는 주전 722년 사마리아 멸망 직후부터 문서화 과정에 들어섰으며, 마지막 문서화 과정에서 몇 번의 편집단계를 거쳤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역사적 인물인 호세아 예언자를 실제로 포착하기는 어려운 반면, 후대 편집자들의 역할은 보다 주목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21세기에는 다시 호세아서 본문의 통일성과 진정성에 주의를 환기시키려는 학계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번에 블룸스베리 출판사에서 나오는 '성서학 도서관' 총서 기획으로 2017년 출판된 메이어 그루버의 『호세아 본문 주석(LHBOTS/JSOTS 653)』은 이러한 변화를 대변하는 호세아 주석서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메이어 그루버는 유대인 학자로 이스라엘 벤구리온 대학교에서 히브리어 성경과 고고학 및 고대 근동학을 가르치고 은퇴한 교수다. 그루버는 호세아서를 2단계로 구분하는데 ①1-3장은 주전 9세기 후반에 기록된 것으로 ②4-14장은 북왕국 므나헴 왕 때(주전 747-737) 형성된 것으로 본다(3쪽; 특히 7쪽 이하 참조). 이 두 부분에서 95% 정도를 역사적 호세아 예언자가 야훼 하나님의 이름으로 예언한 내용을 당시 역사적 배경과 언어 구사 내용에서 충분히 설명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한 가지 주목되는 주장은 특히 4:14을 중심으로 당시 고대 근동과 가나안 지역과 이스라엘에 만연된 것으로 보는 소위 '성창(temple prostitute)'은 역사적으로 잘못된 가설이라는 주장이다(특히 217쪽). 고대 근동과 가나안에서 '제의적 성창'이 있었다는 그간의 학자들의 설명은 일종의 '학문적 신화'라고 한다(4쪽). 이 문제는 중요한 토론의 과제가 될 것이다.

2017년 출판된 그루버의 호세아 주석은 앞으로 호세아서 주석을 쓰려는 구약학자나 호세아서와 관련된 학위 논문을 구상하는 성서학도들 뿐 아니라 학구적인 목회자들이 참고해야 할 중요한 문헌이라고 생각한다.

2. Unreformed Martin Luther: A Serious (and Not So Serious) Look at the Man Behind the Myths

저자: Malessa, Andreas
출판사: Kregel Publications

유럽 16세기 '종교개혁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르틴 루터에 대해서는 그동안 수 많은 연구와 저술이 계속됐기 때문에,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말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책의 저자 안드레아스 말레사는 마르틴 루터라는 역사적 인물은 의외로 신화와 전설에 싸여 그 진면목이 가리워져 있다고 본다. 저자는 현재 독일에서 방송과 텔레비전 기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신학자와 저술가로서 이름이 알려져 있다.

책에서는 종교개혁자 루터에 대해 그동안 잘못 알려진 사실들을 점검하고, 전설과 신화를 걷어낸 다음 인간 마르틴 루터의 진면목을 살펴보고 있다. 달리 말하자면 역사적 인물인 마틴 루터에 대한 '팩트체크'를 함으로써 그의 신앙과 위대한 유산을 제대로 평가하고 경험하게 하려는 것이다.

이 책은 본래 독일어로 2015년에 출판됐고, 그 제목은 『여기 내가 서 있습니다, 그것은 완전히 다른 뜻이었다(Hier stehe ich, es war ganz anders)』였다. 올해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운동 500주년 기념으로 영어로 번역 출판됐는데, 제목이 『개혁되지 않은 마틴 루터』로 바뀌었다. 그리고 '신화 뒤에 있는 인물에 대한 진지한(그리고 그렇게 진지하지 않은) 고찰'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위대한 종교개혁자를 공격하거나 폄하하려는 의도로 쓰여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루터의 친구들이나 적대자들에 의해 잘못 전승된 오류들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다. 루터가 맥주를 즐긴 술꾼이라거나, 설교할 때 강단에서도 음식을 가져다 놓고 먹었다는 등의 잘못 알려진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루터가 보름스(Worms) 국정회의를 사회하는 찰스 5세 황제 앞에서 자신의 입장을 변호할 때 마지막으로 한 말로 전승되는 "여기 제가 섰습니다. 저는 달리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는 명언도 그 진위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한다. 루터의 이야기에는 달리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고 그의 63세 일생 동안 '사실들'만이 그의 위대한 역사적 삶의 내용을 전해줄 것이다.

현재 마틴 루터의 '일차 자료(루터의 저작 전집)'은 '바이마르판'에 담겨있는데(D. Martin Luthers Werke: Kritische Gesamtausgabe, Weimarer Ausgabe, 121 vols., 1883-2009), 모두 121권 약 8만 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며, 여기에는 루터 자신이 쓴 편지 2,585개와 루터에게 온 편지 926개도 들어있다(8쪽).

책의 저자 안드레아스 말레사는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조사하여 마르틴 루터라는 '역사적 인물'을 오늘의 독자들 앞에 재현하고 있다. 책에서 다루는 항목은 모두 25개이며, '루터는 미신을 믿는 인물이었는가'라는 문제 제기로부터 시작해, '루터는 때로 속임수도 쓰고 거짓말도 했는가', '루터는 비밀리에 결혼했나', '루터가 악마에게 잉크병을 던졌는가', '루터는 반 셈족 주의자인가' 등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루터는 비텐베르그 성당문에 95개조를 못 박아 붙였나(132-138쪽)'에서 저자는 "아마 아닐 것이라(Probably not)"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지적하는 사실과 관련된 증거를 각주와 함께 참고문헌선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역사적 실존 인물인 마르틴 루터의 다양한 면모를 재확인하고 그동안 잘 못 알려진 내용을 시정하며 읽는 재미가 있다.

3. LHBOTS (JSOTSup) 638: Solomon Narratives in the Context of the Hebrew Bible, the: Told and Retold

저자: Cook, Sean E.
출판사: Bloomsbury T&T Clark

히브리 성경의 이스라엘 역사에서 두 개의 판본으로 존재하는 '솔로몬 내러티브(Solomon Narrative)' 분석을 통해 두 역사서를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열왕기와 역대기는 동일하게 이스라엘의 왕정 역사를 다룬다는 차원에서 학자들에게 흥미로운 비교 연구대상이었다. 두 책의 비교연구는 구약성경 형성사뿐 아니라 구약성경 안에 존재하는 상이한 신학적 입장을 조망하는데 좋은 예가 되었다.

흔히 역대기는 열왕기보다 후에 쓰여진 책으로서 역사성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그 가치가 떨어진 것으로 평가됐으며, 역대기에 나타난 첨가, 생략, 조화 등의 개정작업에 대한 분석을 통해 역대기의 신학과 특징을 밝혀주는 많은 연구결과들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러한 연구들이 역대기를 '자율적이고 일관성을 가진 문서(an autonomous and coherent document)'로 보는 데는 실패했다고 지적한다. 열왕기와 비교에 집중하는 통시적 연구방법은 최종본문으로서 역대기가 가진 신학적이고 수사학적인 특징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저자는 '솔로몬 내러티브' 사례 연구를 통해 열왕기와 역대기를 각각 '자율적이고 일관성을 가진 문서'로 읽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 저자는 각 본문을 먼저 개별적으로 읽고 나서, 두 본문을 함께 읽는 방식을 택한다. 이를 통해 열왕기와 역대기에 나타난 '솔로몬 내러티브'의 의미와 신학이 고찰되고, 동시에 공통점과 차이점이 드러난다.

저자는 열왕기에 나타난 솔로몬 내러티브 분석을 통해, 솔로몬이 지혜는 많았으나 토라에 순종하는 데는 실패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고 말한다. 역대기에서 솔로몬은 다윗과 함께 부정적 모습을 보여주는 본문이 생략됨으로써 이상화돼 있다고 평가되나, 저자는 역대기의 거시적 맥락 안에서 고찰할 때(특히 대상 1:14-17과 대하 9장의 비교) 여전히 솔로몬도 다윗에 의해 제시된 이상적인 모습(대상 29장)에는 미치지 못하는 인물로 평가된다고 말한다.

그러한 면에서 열왕기와 역대기에 나타난 솔로몬 이야기는 독특성을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일치성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이 책은 구약성서에 존재하는 많은 이중적 진술(예컨대, 므리바 사건이나 십계명)을 분석하는 데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러한 이중적 진술이 단순히 중복이나 불일치로 평가되지 않고, 각 본문의 맥락 속에서 '자율성과 일관성'을 가진 이야기로 읽을 수 있게 하는 길을 제시한다.

저자 Sean E. Cook는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류 대학(the University of St. Andrews)에서 박사학위(Ph.D.)를 받았으며, 현재는 캐나다 캘거리(Calgary, Canada)에서 가르치고 있다.

글: 장로회신학대학교 김중은 교수(1, 2번째 도서) / 장로회신학대학교 구약학 하경택 교수(3번째 도서)
문의: www.labible.co.kr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labible1991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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