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의 이신칭의와 야고보의 신행일치, 상충되지 않는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우남식 목사, 종교개혁 500주년 <야고보서에서 만난 복음> 출간

야고보서에서 만난 복음
우남식 | 지식과감성 | 210쪽 | 12,000원

마르틴 루터가 기치를 들었던 '이신칭의(以信稱義)'가 강조되고 있는 종교개혁 500주년, 자칫 간과하기 쉬운 '신행일치(信行一致)'를 다룬 <야고보서에서 만난 복음>이 출간됐다.

야고보서는 루터가 '지푸라기 서신'이라고 혹평했던 책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바울의 이신칭의와 야고보의 신행일치 교리는 결코 상충되지 않는다"며 "로마서와 갈라디아서는 당시 율법을 지켜야 구원받을 수 있다는 다른 복음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기록했다면, 야고보는 믿음만 있으면 다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도 야고보는 "행함 없는 믿음은 아무 유익이 없고, 믿음이 있다면 실천하라(2:14)"고 권고하고 있다. 저자는 이에 대해 "야고보서는 믿음으로 구원받은 사람들이 '이제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 말하고 있다"며 "믿음의 행함이 온전한 믿음이고, 이것은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을 믿는 믿음의 기초 위에, 그 믿음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고 구체화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야고보서는 믿음으로 구원받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구원의 은혜가 무디어져 믿음이 퇴보한 성도들에게, 훈계와 격려와 도전과 죄에 대한 깨우침과 회개와 거룩한 삶을 살도록 돕는 서신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신앙이 삶 속에서 온전(성숙)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우리 사회 앞에 놓인 각종 문제들과 가정·개인에게 나타나는 여러 위기들을 믿음의 인내와 온전함을 통해 극복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총 5장 108절로 이뤄진 야고보서를 저자는 11장으로 나눠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각 장 끝마다 어울리는 찬송을 기재하고, 두세 개의 질문을 담은 '생각하기'가 있어 적용을 돕는다. 무엇보다 각 장의 주제를 제목으로 삼고, 이를 사자성어로 요약 표현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뇌리에 뚜렷이 각인시킨 부분이 인상적이다.

1장 '시련과 인내(1:1-8)'는 고진감래(苦盡甘來), 2장 '시험을 참는 자와 생명의 면류관(1:9-18)'은 전화위복(轉禍爲福), 3장 '말과 행동(1:19-27)'은 눌언민행(訥言敏行, 말은 더디 하고 행동은 민첩하게 하라), 4장 '외모보다 내면(2:1-13)'은 외화내빈(外華內貧), 5장 '산 믿음과 죽은 믿음(2:14-26)'은 신행일치(信行一致) 등이다.

또 6장 '말에 실수가 없어야 온전한 자(3:1-18)'는 선행기언(先行其言, 자신의 말을 먼저 행하라), 7장 '겸손과 인내(4:1-10)'는 궁신접수(躬身接水, 주전자의 물을 받으려면 잔을 낮춰야 한다), 8장 '비방과 자기 자랑(4:11-17)'은 구화지문(口禍之門, 입은 재앙의 문이다), 9장 '성도의 물질관(5:1-5)'은 빙청옥결(氷淸玉潔, 얼음같이 맑고 옥같이 깨끗하다), 10장 '소망 중에 인내(5:7-12)'는 인지위덕(忍之爲德, 참는 것이 덕이다), 11장 '고난의 때에 기도(5:13-20)'는 상부상조(相扶相助) 등이다.

칭의론과 관련, 현재 일부에서는 '행함 없는 믿음'을 가진 한국교회 현 상황과 관련해 이신칭의를 '구원파적'이라고 비판하는 부류도 생겨나고 있다. 저자는 이와 관련, "한국교회의 위기 요인은 인본주의에 기초한 번영신학의 영향을 받아 구원받은 성도들의 삶을 바르게 인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번영신학은 성경을 백지수표로 여기고 현세적인 복을 강조하는 등 기독교를 '기복종교'로 전락시킨 만큼, 이제 우리는 순수복음 신앙, 십자가와 부활신앙의 기초 위에 개혁신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우리는 시련을 만날 때 하나님과 사회를 원망하거나 불평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보고 좌절하거나 낙심하지 말아야 한다"며 "하나님께서 나를 연단하시는 과정으로 여기고, 어떤 경우에도 믿음으로 역경을 감내해야 한다. 시련과 역경을 온전히 기쁨으로 여겨야 한다. 주님을 믿는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믿음을 포기하거나 자신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권면했다.

▲우남식 목사.

▲우남식 목사.

◈'~에서 만난 복음' 5번째 시리즈

이 책은 창세기, 로마서, 사도행전, 마가복음, 옥중서신(공저) 등 성경 각 권에서 만난 복음 이야기를 '~에서 만난 복음'이라는 제목 아래 펴내고 있는 우남식 목사(대학마을교회)가 6번째로 출간했다.

그 첫 편으로 2011년 출간된 <창세기에서 만난 복음>은 '역사의 시작,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 요셉의 하나님' 등 5부로 나눠 하나님이 누구신지, 그리고 나의 존재 의미와 목적은 무엇인지 탐구하고 있다. 저자는 "신앙이란 이성과 과학으로 다뤄질 게 아니라 인격적인 경배와 믿음으로 심장에 와 닿는 것이고, 삶과 죽음의 갈림길 앞에서 바른 선택을 하도록 실제적인 힘을 주는 존재"라고 말한다.

1년만에 나온 <로마서에서 만난 복음>은 '십자가와 부활'이라는 복음의 핵심과 본질이 담겨 있는 로마서를 통해, 복음의 골격을 튼튼히 하고 칭의와 성화와 영화로 이어지는 성도의 삶에 대해 충실히 묘사하고 있다.

2013년 총 57강을 담아낸 <사도행전에서 만난 복음>은 초대교회를 따르겠다던 한국교회가 물신주의와 신비주의, 은사주의와 신사도운동 등이 성행한 고린도교회와 닮아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사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2015년 나온 53장으로 구성된 <마가복음에서 만난 복음(예수님)>은 '섬김의 리더십'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에 '섬기러 오신 예수님'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올해 초 나온 <옥중서신에서 만난 복음>은 그의 제자들과 함께 옥중서신 4권을 한 권씩 집필한 것으로, 저자에게는 의미가 깊은 작품이다. 에베소서는 김경동 목사(선한목자교회), 골로새서는 황돈연 선교사(러시아), 빌레몬서는 김천석 선교사(루마니아), 빌립보서는 우남식 목사가 각각 맡았다. 우 목사는 "우리는 주님을 만난 후 '성서한국 세계선교'의 비전에 심취해 모든 것을 접은 채 오직 성경 한 권만을 들고 캠퍼스에서 한 세대를 보냈다"고 회고했다.

저자 우남식 목사는 충남대(B.A.)와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M.Div.eq.), 인하대 대학원 교육학 박사(Ph.D.)를 이수했으며, 캠퍼스 선교단체에서 40여년간 사역하며 많은 학생들을 회심시키고 선교사로 파송해 왔다. 국제신대 상담복지과 교수로서 해외부총장을 거쳐 현재 총무처장을 맡고 있으며, 대학선교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에서 만난 복음' 시리즈 외에도 <행복과 긍정심리>, <성 심리>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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