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문화적 배경을 파악하기 위한 최적의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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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추천도서]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성경 문화배경 사전
가스펠서브 | 생명의말씀사 | 1,744쪽 | 70,000원

1. 성경 문화와 배경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교리적 성경 읽기의 시대

근대 이후 성경은 교리적으로 읽는 것을 정당하게 여겼다. 문자 하나, 단어 하나에서까지 '신학적' 의미를 캐내려 하였고, 이러한 시도는 교회가 교리적으로 풍성한 시대를 맞이하게 했다.

교리적 성경 읽기는 시대의 요청이었다. 종교개혁의 발발이 된 것은 다름 아닌 교리적 성경 읽기다. 중세 가톨릭교회가 가진 교리적 오류들을 바로잡기 위해, 교리적 성경 읽기는 불가피한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들이 바로 '교리서'들이다. 루터, 칼빈, 츠빙글리, 제네바, 하이델베르크, 웨스트민스터 등으로 불려지는 수많은 교리들은, 개신교가 자라는 훌륭한 자양분이 되었다.

하지만 분명 시대의 요청이었고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음에도, 교리적 성경 읽기는 많은 것을 희생시켰다. 그것이 바로 '성경의 서사성'이다.

-성경의 서사성을 상실한 시대

한스 W. 프라이는 <성경의 서사성 상실>에서, 18-19세기 유럽의 성경 해석학 연구를 통해 성경의 서사성이 상실됐고, 이제는 그것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성경 읽기의 방식은 비평학적 관점보다는 문학적 관점으로, 교리적이기보다는 문화적 방법으로 읽기가 시도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여타의 외부적 관점을 벗어나 성경 자체에 집중하려는 시도이다.

성경 자체를 읽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대두되는 문제가 바로 '배경'이다. 수년 전 출간된 김동문의 선교사의 <오감으로 성경 읽기(포이에마)>의 경우는 삶의 맥락 안에서 읽을 때 얼마나 풍성한 성경 읽기가 가능한가를 잘 보여준다. W. 필립 켈러가 저술한 <양과 목자(생명의말씀사)>의 경우는 목자로 직접 살아온 저자의 입장에서 시편 23편을 풀어내고 있다.

-새로운 성경 읽기의 시대

20세기 이후 불어닥친 고등 비평의 종말은 성경을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새로운 과제를 남겼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자유주의 학자들이 난도질한 성경은 성경 자체가 아니라 성경을 거칠게 분해해 놓은 것에 불과하다.

전승비평, 본문비평, 역사비평, 문학비평 등 다양한 성경 비평들은 그동안 획일적으로 보려고 했던 성경을 다양한 관점으로 읽게 했고, 더불어 문화적 배경과 역사를 염두에 두어야 함을 알려줬다.

이제 성경을 정경학적 관점으로 보아야 한다. 성경을 단순히 교리적으로만 보아서는 안 되고, 성경이 원래 가진 특성들을 충분히 고려하며 읽어야 한다. 엄밀하게 성경은 교리적으로 기록되지 않았으며, 삶의 맥락 속에서 계시된 말씀이다. 교리는 반드시 필요하며 신앙생활에 중요한 것이지만, 전부는 아니다.

삶의 맥락과 문화적 배경을 고려하며 읽어야 한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몇 가지에서 서로 통합되고 융합되어야 한다.

먼저 고고학이 필요하다. 고고학은 과거의 역사를 확인하고 녹슨 유물을 확인하는 작업에 머물지 않는다. 당시 언어와 문자, 의류와 신분 등 다양한 정보들을 얻어낼 수 있다.

또 하나의 작업은 사회학과 문학이다. 사회학은 인류학이나 문화적 맥락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반응하는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문학은 당시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유의 표현이다.

어쩌면 성경을 읽는다는 것 자체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성경을 읽어야 한다면, 이러한 부분들이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성경의 역사와 문화적 배경을 충분히 고려한 책이 필요한 것이다.

2. 정경학적 성경 읽기의 필요에 따른 최적의 사전

작년에 출간된 <성경 문화배경 사전>은 이러한 성경 속 배경을 방대하게 잡아준다는 점에서 탁월한 책이다. 제목은 '배경'사전이지만, 상징과 역사를 아우르고 있어 성경 이해에 많은 도움을 준다.

특히 네 가지 측면을 구분하여 우리에게 알려준다. '일상생활, 사회생활, 종교생활, 환경' 등이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첨가되어 있다. 필자는 몇 곳을 골라 이 책의 깊이와 성향을 분석하려 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특성들을 고려하여 어떻게 도움을 받고 활용할 것인지로 마무리할 것이다.

1부는 '일상생활'을 다룬다. 이곳에는 모두 16가지의 작은 주제로 분류돼 있다. 출생과 성장, 결혼, 가족, 노년과 죽음, 신체, 질병과 치료, 교육, 주거지, 여가활동, 여행 등 일상 속에서 일어나고 관계 맺고 필요한 것들을 다룬다. 먼저 1장 출생과 성장 부분으로 들어가 보자.

주제는 가나다 순으로 따른다. 갓난아이 다루는 법, 강보, 낙태, 난산, 모태 등으로 이어진다. 첫 주제인 '갓난아이 다루는 법'은 특이하다. 성경에 나오는 단어가 아니라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성경 속에서 갓난아이는 종종 언급된다. 특히 예수님의 탄생은 직접적 연관을 갖는다. 이곳에서는 갓난아이의 출생과 키우는 방법이 간략하게 소개한다. 에스겔 16장 4절에 아이를 씻은 후 소금을 뿌린다는 표현이 있어 찾아 들어가 보았다.

"네가 난 것을 말하건대 네가 날 때에 네 배꼽 줄을 자르지 아니하였고 너를 물로 씻어 정결하게 하지 아니하였고 네게 소금을 뿌리지 아니하였고 너를 강보로 싸지도 아니하였나니(겔 16:4)".

"소금으로 신생아의 몸을 문지르는 일은 무척 중요한 일로 간주되어 (신체가 튼튼해지는 것은 물론 성품이 온순해지고, 지적으로 총명해지며, 악의 세력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고 믿음) 탈무드에서는 안식일에 실시할 수도 있다고 규정했다(3쪽)."

그동안 에스겔을 몇 번 읽었는데, 단 한 번도 주의하지 않았던 대목이다. 성경에서 자주 언급되는 '산고, 진통'의 주제로 들어가 보자. 산고는 산모가 아이를 낳을 때 겪는 극심한 고통이다. 해산의 고통으로 번역되는 히브리어는 힐(몸부림치다), 차라르(매우 고통스럽다), 기아흐(갑자기 돌발하다), 예기아(애쓰다, 수고하다) 등이 있고, 헬라어로는 오디노(진통하다, 갈 4:27)가 있다.

5장 신체로 가서 '눈'을 살펴보았다. 눈은 사물을 보는 기관이며, 히브리어로 모두 859번, 헬라어로 101회 사용된 범용적인 단어다.

눈은 정보를 수집하는 기관이다.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 중 하나다. 눈은 정신과 연결되어 있는 '몸의 등불(마 6:22)'로 불렸다. 고대 세계에서 포로의 눈을 뽑는 것은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상징이었다(렘 39:7).

사전은 눈에 대해 상당히 자세히 서술한다. 성경 속에서 나타난 갖가지 상징의 의미들을 찾아 나열한다. 눈 화장, 영적인 눈의 의미, 탐하는 눈, 유혹하는 눈, 술에 잠긴 눈, 교만한 눈 등을 제시한다. 반대로 하나님을 보고 사모하는 기능도 한다. 마음의 상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눈에 들다, 눈에 보이는 대로' 등이 그렇다. '눈을 밝게 하다'는 '깨닫게 하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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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문화배경 사전> 내용.

이처럼 이 책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성경을 읽는 가장 긴요한 도구'라 할 수 있다. 날마다 성경을 묵상하고, 글을 기고하면서, 성경이 원래 기록될 당시의 배경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가 궁금했다. 이것은 이 시대 속에서 성경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로 연결된다.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뜻이 있는 반면, 시대 속에서 완전히 다르게 읽히는 것이 있다. '우상'의 경우를 보자. 현대는 고대처럼 보이는 우상을 잘 숭배하지 않는다. 전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의미가 사뭇 다르다. 심지어 인기 연예인을 '우상'이라 부른다. 많은 사람이 우러러보고 좋아한다는 뜻이다. 예전의 우상과는 많이 의미가 다르며 대상도 완전히 달라졌다.

고대의 우상들은 통치자들의 통치 수단이었고, 방법이었다. 바알의 역사를 보아도 시대 속에서 우상을 해석하는 의미가 달라지는 것을 발견한다. 엘을 숭배하다 어느 시대가 되자, 엘은 퇴박당하는 노인 취급당하고 새로운 젊은 우상인 바알이 주인이 되고 자연을 지배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시대 속의 해석은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관점을 살아가느냐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얼마 전 읽게 된 <구약 성경과 신들>에서는 다양한 신들을 소개하지만, 그들이 유일하신 하나님과 얼마나 다른가를 보여준다. 이 책도 방대한 분량을 우상과 신화 속의 신들에 할애한다.

신들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은 신을 공부하라는 뜻이 아니다. 그 신들이 가지는 특성은 곧 인간의 탐욕과 욕망의 발로이며, 유일하신 여호와 하나님은 초월하신 분으로 순종하고 따라야 할 대상으로서의 신으로 드러난다.

우리가 우상을 배격해야 하는 이유는 신으로 가장하고 있지만, 그것은 인간의 욕망을 극대화하며 가시적으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3. 이 책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마지막으로 이 책의 활용법을 생각해 보자.

먼저, 교양으로 읽어도 된다. 즉 그냥 읽는 것만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책은 다양한 주제와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고대 역사와 고고학, 문화와 상징 등이 골고루 들어와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있는 그대로 읽는 것만으로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고대 세계에서 적들을 사로잡을 때 몇 가지의 행동 중 하나는 눈을 뽑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적장의 목을 발로 밟는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승리의 표시이며, 상대를 제압하여 굴욕시킨다는 의미다. 성경에 이런 표현들이 종종 나온다. 성경뿐 아니라 일반 사회에서도 이런 표현들은 상대를 제압하거나 무시하는 경우에 사용되기도 한다.

둘째, 성경을 읽을 때 보조교재로 사용할 수 있다.

필자가 앞서 찾아낸 아이에게 소금을 바르는 행위는 뜻밖의 이야기다. 그러나 그곳에는 이스라엘만의 독특한 삶의 이해가 있다. 아마도 모세의 소금 언약의 전통에서 시작된 것인지 모른다. 성경을 읽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이 사전을 곁에 두고 찾아 읽는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셋째, 성경을 주제별로 연구하는데 도움을 준다.

성경에는 수많은 상징들과 영적 교훈이 담겨 있다. 성경을 깊이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주제별로 읽는 것'이다. 읽기는 곧 공부이며 연구로 확장될 수 있다.

4부 '환경'에 들어가 '역사와 지리'를 찾아 읽었다. 그곳에서 '강(river)'을 찾아보니, 성경에 기록된 강의 정보뿐 아니라 경계를 이루고, 식수원, 군사적 요충지로 활용한다고 나온다. 심지어 강은 치료의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하며, 기도의 처소와 선이나 악의 충만한 상태를 은유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성경의 기자들은 강이 갖는 갖가지 상징과 은유를 통해 하나님을 드러내고 찬양했다. 성경 이미지 사전을 찾아보고 주석들도 읽어보니, 강은 경계로서의 의미를 갖게 되면서 배제와 소외, 거룩을 위한 배타적 영역, 생명과 기쁨의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심지어 시편 1편에서는 강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은유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이처럼 이 책은 성경을 깊이 연구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중요한 토대가 되어 준다.

넷째, 성경 묵상에 활용도가 높다.

저의 독특한 성경 읽기 방식이며 묵상법이지만, 성경을 읽을 때 교리적 측면보다는 삶의 이야기를 가능한 많이 고려한다.

왜 산으로 갔을까? 옷을 붙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상을 벧엘과 단에 세울까? 등의 생각을 한다. 이런 고민을 하다 보면 그곳에 내가 알지 못했던 그들의 시대 사람들만 알고 있는 것들이 보인다.

다섯째, 설교에 큰 도움을 받는다.

성경 배경 연구에도 도움이 되지만, 예화로도 사용할 것이 많다. 아이 기르는 법, 우상 숭배하는 습관의 이해, 왜 가이사의 동전을 보였는지 등은 설교에 많은 도움이 된다. 예화 사전을 베끼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예화를 들 수 있다.

4. 결론-나가면서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책이라 단언한다. 책을 읽어 보는 순간 왜 이 책이 '제34회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대상'을 받게 되었는지 알 수 있을 만큼 명저이다.

문화와 역사적 배경만을 다룬다 해도 이 책은 탁월하다. 그러나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성경 속에 나타난 사건들을 인용하고, 그곳에서 교훈과 상징적 의미까지 함께 알려준다.

삽화와 지도 등을 통해 이해하기 쉽도록 만들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장점이다. 만약 글로만 가득 채워져 있었다면, 이렇게 방대한 책은 펼쳐 들기도 어려울 것이다. 필요한 내용에 이해하기 쉽도록 삽화와 그림을 넣어 편안함을 제공한다.

이 책을 기획하고 편집한 '가스펠서브'는 한국 유일의 성경 사전과 스터디 바이블 기획사이다. 필자가 알기로 이 책은 4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러 완성된 책이다. 자료를 수집하고, 주제별로 정리하고, 삽화를 그리고 편집하는 과정은 뼈를 깎는 수고가 아니면 해낼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외국 사전을 그대로 번역한 것이 아니라 수십 권의 사전과 책을 살피고 정리하여 단 권으로 만들어낸 걸작이다.

개혁주의 관점에서 풀어낸 성경 문화 배경 사전을 모든 목회자들과 성경을 사랑하는 성도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

정현욱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에레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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