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장 1, 2, 3절에 내포되어 있는 해석 논쟁은 책으로 쓸 만큼 많다. 실제로 이 부분에 대하여 책으로 내거나 논문으로 낸 신학자들이 많이 있다. 그 가운데 이번에는 크게 두 가지를 논의하고자 한다. 그 하나는 창세기 1장 1절은 창조주간의 첫째 날 창조활동에 대한 서술인가, 아니면 창조활동 전체를 망라하는 제목에 해당하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이다. 다음으로는 1, 2, 3절은 시간적으로 긴 간격이 존재하는가, 아니면 끊임없는 연속적인 상황에 대한 서술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먼저 이에 대한 해석들이 가진 문제를 정의해보면 다음과 같다.
그러므로 이 문제는 하나님의 6일 창조가 무에서부터 시작되었는가와 시간의 문제에 대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제 문제가 정의되었다. 답을 찾아낼 차례다.
다양한 해석들이 다양한 번역본들을 낳았다. 번역성경은 이미 번역자들의 해석이 들어가서 그렇게 번역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번역된 성경으로는 답을 찾아낼 수가 없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에게 전해진 원어성경인 히브리성경 맛소라 텍스트를 통해 답을 찾아야 한다. 창세기 1장 1, 2, 3절을 직역하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 1절의 서술이 실제 '땅'의 창조에 대한 서술이 아니고 단지 제목이라고 한다면, 접속사 '베'(그리고)로 시작되는 2절의 '그 땅'을 설명할 수 없게 된다. 1절이 제목이 되려면 2절은 접속사로 시작되지 말았어야 한다. 그런데 2절이 접속사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1절이 제목이 되려면 2절도 제목에 포함되어야 하는데 이는 전혀 적절하지 못하다. 또한 1절이 단지 제목이면 실제로 하늘과 땅을 창조하신 날이 없어진다. 둘째 날은 이미 존재하는 하늘(솨마임) 가운데 궁창(라키아)을 만드셨고, 셋째 날은 이미 물속에 존재하고 있는 땅(에레쯔)의 일부를 물 밖으로 나오게 하셔서 뭍(야바싸)을 조성하신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출20:11과 31:17에서도 분명히 엿새 동안에 하늘과 땅도 창조하셨음을 하나님께서 직접 말씀하시고 돌판에 직접 기록해주셨다(출31:18). 따라서 1절은 하나님께서 실제로 '하늘'과 '땅'을 창조하신 활동에 대해 서술한 것이며, 2절의 '그 땅'은 바로 1절의 '그 땅'을 지칭한다.
또한 히브리성경 맛소라 텍스트에는 문단구분이 되어있는데, 특히 창세기 1장은 하루단위로 구분되어있다. 그래서 우리말 성경 개역개정에도 이 문단구분을 따라서 하루의 창조활동에 대한 서술이 끝나고 다음 날이 시작될 때 동그라미로 표시해두었다(6, 9, 14, 20, 24절이 시작되는 숫자 옆에 동그라미 표식).
히브리성경의 분명한 구분에 따르면 창세기 1장 1-5절은 창조주간의 맨 처음 하루에 해당한다. 만약 창1:1이 창조활동 전체에 대한 선포적인 제목이었다면 창1:1 뒤에 문단구분 표시를 했을 것이다. 또한 만약 1, 2, 3절 사이에 긴 시간 간격이 존재한다면 2절 뒤에 문단구분 표시를 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창세기 1장 1절은 하나님의 6일 창조의 시작으로서 실제로 하늘과 땅을 창조하신 것을 서술한 것이며, 하나님의 6일 창조는 무에서 시작되었고, 창세기 1장 1, 2, 3절은 그 가운데 긴 시간 간격이 존재하지 않으며 하루 내에서 연속된 창조활동과 상태에 대한 서술이라고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김홍석(한국창조과학회 성경위원장, 구약학 박사)